"해맞이 해안로"는 김녕 성세기 해변부터 서귀포 성산까지 해변을 따라 조성된 길입니다. 일주도로처럼 큰길은 아니지만 해변을 따라 조성된 길이라서 차를 가지고 제주도를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드라이브하기에 참 좋은 길입니다. 제주 올레길이 대부분은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마을길처럼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을 가지만, 성세기 태역길을 나와 월정리로 가는 올레 20코스중에는 이 해맞이 해안로를 일부 걸어야 합니다.차로를 따라 걷기는 하지만 위의 그림처럼 자전거 및 도보 도로가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해맞이 해안로"라는 이름처럼 일출을 볼 수 있는 해변을 따라 걷는 즐거움입니다. 초여름 날씨였지만 바람이 많아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된 지역이니 만큼 해를 가리기 위한 모자가 바람 때문에 거..
초여름 성세기 태역길은 화려한 들꽃이 한창입니다. 그중에 몇가지를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참나리 입니다. 들꽃이 있어도 한 종류만 군집으로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혹여 봉사자들이 심어 놓았다 하더라도 다른 풀들과 섞여 있어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참나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꽃이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멋이 있습니다. 뿌리는 마치 마늘처럼 생겼습니다. 한방에서는 나리 줄기나 뿌리를 약재로 활용한다고도 하네요. 기침감기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보라색 꽃은 엉겅퀴입니다. 엉겅퀴가 해독이나 부종에도 좋다는 연구가 있지만 지혈 효과도 뛰어난데 엉겅퀴라는 이름은 피를 엉기게 한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잎은 씀바귀 비슷하지만 가시와 털이 있습니다.엉겅퀴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
성세기 태역길은 김녕 성세기 해변을 나와서 해변을 따라 "김녕 덩개 해안"을 걷는 완만한 길입니다. "태역"은 제주 방언으로 "잔디"라는 뜻인데 이곳에 잔디가 많아서 제주올레 측에서 "성세기 태역길"이라 이름을 붙였다 합니다. 많은 이들이 멋진 사진을 찍는 명소이기도 하고 다양한 지질 표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질 트레일" 코스로도 유명합니다.김녕 성세기 해변과 성세기 태역길을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전문가들에게는 다양한 작품이 나올만한 공간입니다. 성세기 태역길의 시작. 시작이니 만큼 잘 정돈된 잔디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올레길을 걷다 보면 길 곳곳이 잘 정돈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길도 누군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풀숲이 우거지고, 그러면 사람들은 이 길을 더이상 찾..
제주도는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는 누구나 반할만한 휴양지입니다. 하긴 사람뿐만 아니라 유네스코(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도 인정한 곳이기는 하지요 생물권 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으로 인증 했으니 말입니다. 함덕 해수욕장도 아름답지만 김녕 성세기 해변도 이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해수욕장이었습니다. 김녕 성세기 해변을 목전에 두고 힘을 내봅니다.김녕 옛 등대는 "김녕리 도대불"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도대불은 고기잡이 배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혔던 장소입니다. 뱃길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는 등대나 도대불이나 매한..
필자의 경우에는 여름 휴가를 사람들이 북적대는 해수욕장이나 계곡에 가기보다는 종종 미술관이나 영화관을 찾습니다. 시원할 뿐만아니라 소란함 속의 고요라 할까요? 작품들에 더 몰입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희노애락의 다양한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초여름에 찾은 올레 20코스, 김녕리는 이러한 고요한 미술관과도 같습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미술관 삼은 수많은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속에 찌든 삶을 벗어나 진정 여행자, 예술인의 세계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금속 공예 벽화 마을 김녕리의 금속 공예 작품들이 설치된 길을 일명 "고장난 길"이라 부르는데 "고장난"의 의미는 망가진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 제주 방언으로 "꽃핀 길"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철구조물에 현무..
올레 20코스를 시작하기 위하여 숙소에서 버스로 "남흘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남흘동 정류장은 올레 19코스의 끝부분이 지나가는 장소로 그림에서 보듯이 버스 정류장에 올레 화살표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주변으로 이름 모를 해초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육지에서 가을 걷이가 끝나면 마을 길마다 벼를 널어 말리는 풍경처럼 검으스름한 색깔의 해초를 약간의 냄새를 풍기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도 아니고 톳이나 김, 파래등등 육지 촌놈이 알고 있는 온갖 이름을 떠올려도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줄기는 가늘고 언뜻 보면 머리카락 뭉텅이를 던져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먹는 음식을 저렇게 길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말려도 되는 건가?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한무..
흐린날에 동복리 숲길을 혼자 걷는 것은 정말 무서우리 만큼 고요함 그 자체 입니다. 그 길에 만난 "동복리 마을운동장"입니다. 보통 읍 단위 체육 대회를 해도 고등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해야하는데 마을 운동장이 이렇게 좋다니! 감탄을 연발하면서 길을 걷습니다. 관중석에 앉아 잠시 신발을 벗고 발을 쉬어도 좋습니다. 군 연병장에나 있을 법한 큰 스피커가 이채롭습니다. 운동장 끝 부분에는 정자가 있어서 올레꾼들의 쉼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때마침 마을 청년들이 모여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있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비상 식량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허기진 상태였는데 입에 고이는 침을 참으며 길을 재촉합니다. 북촌에서 김녕까지의 숲길에서는 상점이나 식당을 만날 수 없으므로 미리 식사를 넉넉히 하고 길을 나서던..
고요함 속에 동복리 올레길을 걷다보면 깊은 숲속에서 숲 향기와 약간은 어두운 숲의 조명에 잠길 수 밖에 없지만 가끔 만나는 공터는 숲길로 이어지는 올레길이 지루하지 않게 해 줍니다.수백년 물과 바람에 풍화 되어 토양화된 현무암도 많겠지만 위의 그림처럼 커다란 암석이 지표에 드러난 채로 그 존재를 뽐내는 곳도 있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곳곳에 작은 웅덩이들이 있어 이곳이 마친 습지대가 아닌가 싶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군데군데 바위 사이로 하얀 꽃들이 보입니다.햐얀 꽃잎이 5장에 노란 꽃술을 가지고 있는 나무로 가지에는 가시가 선명합니다. 잎에 톱니가 있는 것도 특성입니다.이런 꽃을 피우는 것으로 찔레나무가 있는데 찔레나무의 종류 중에 털찔레, 좀찔레등과 함께 "제주 찔레"라는 품종도 있다고..
너븐숭이 4.3 기념관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던 올레꾼을 반겨주는 것은 북촌리의 바다와 해녀상이었습니다.이 땅의 온갖의 어려움을 온 몸으로 견디어 왔을 할머니,어머니들...... 해녀상 앞에서 숙연해 지는 것은 4.3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 않은 까닭일까요?북촌 포구 한쪽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서 길을 재촉합니다.빨래터로 사용했음직한 용천수입니다. 올레길에서 자주 만나는 광경이지만 상하수도가 깔리기 이전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겠지요? 북촌을 빠져 나온 올레길은 해변을 벗어나 원시림과 같은 숲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북촌동 교차로부터 난시빌레까지 큰 차도를 따라 걷지만 별도의 보행로가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난시빌레의 난시는 "냉이"라는 의미로 난시빌레는 "냉이밭" 정도로..
서우봉에서 북촌 포구까지 가는 올레길은 북촌리의 마을 길을 조심스럽게 따라갑니다. 토박이로 여러 세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온 집도 있고, 이주해 와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신 분들도 있겠지요? 가끔은 골목길에서 마음씨 좋은 주인장이 가꾸고 있을 법한 꽃길을 만나곤 합니다.언뜻 봐서는 로즈마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지만 제세히 보니 자주 만나지 못했던 꽃입니다. 잎이 소나무를 연상시키지만 두툼한 다육 식물입니다. 다육식물은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하여 잎, 줄기등에 수분을 가지고 있는 선인장, 알로에, 돌나물과 같은 식물을 이릅니다. 카메라를 가까이 해서 살펴보니 잎이 더욱 도톰하게 보입니다. 이 꽃의 이름은 바로 송엽국이라 합니다. "소나무 잎을 닮은 국화"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탤런트 이름과 비..
서우봉을 내려온 올레길은 북촌 초입에서 해변을 벗어나 잠시 내륙 쪽으로 길을 바꿉니다. 북촌의 초입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작은 포구가 있는 이곳의 길 이름은 "북촌 1길" 입니다. 마을 골목을 거쳐 내륙으로 잠시 들어온 이유는 바로 "너븐숭이 4.3 기념관" 때문입니다. 올레 19코스를 걷는 분들은 꼭 방문하시길을 강추합니다. 입장료도 없습니다. 올레 19길은 아름다운 경치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너븐숭이는 "넓은 쉼터"라는 의미로 우리 역사의 비극의 현장입니다. 무덥고 흐린 날씨에 단 두명이 입장했음에도 안내하시는 분께서 불을 끄고 다큐멘터리를 틀어 주셨습니다. 이틀만에 삼백명 이상이 죽은 북촌 학살을 비롯하여 너무도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에..
초여름의 서우봉 올레길에서 자주 목격되는 꽃이 하나 있었습니다. 파꽃이나 달래 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덩치가 있으니 아니고, 당근 꽃일까 싶기도 했지만 형태가 조금 다른것 같고 올레길에서 자주 발견되는 식물이니 만큼 호기심을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키가 커서 왠만한 어른키에 이르고 줄기는 굵고 적갈색입니다. 잎은 타원형에 톱니가 있습니다. 톱니 모양이지만 쑥처럼 많이 갈라지지 않은 것도 구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일것 같습니다. 꽃은 흰색으로 마치 파꽃이 꽃대에 여러개 달려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미나리나 파꽃 처럼 꽃대에서 방사형으로 여러 가지가 나와서 꽃이 피는 것을 산형화서라 하는데 꽃 한무더기만 보면 진짜 파꽃이나 달래꽃처럼 보입니다. 위의 그림과 같은 꽃차례는 복산형화서라 합니다.검색끝에 찾은 후보는..
올레길을 걷다보면 제주는 밭과 밭사이에도 돌로 담이 쌓여져 있고, 집 울타리도 현무암으로 쌓여진 것을 보면 대체 어디서 이 많은 돌이 왔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올레길 19코스에서 서우봉을 내려와 아름다운 해변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우연히 만난 공사 현장에서 제주도의 속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주에는 왜 이렇게 돌이 많을까? 하는 의문도 조금 풀렸구요. 돌이 많은 이유는 단순하게 위의 사진처럼 땅을 파면 돌이 나오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런 땅을 일구면서 살아온 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토양은 화산재등이 쌓여서 생긴 토양인 화산회토(火山灰土)와 현무암이 깎여서 생긴 현무암 풍화토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검은 색의 흙입니다. ..
친구 가족이 함덕에 다녀왔는데 "너무 좋더라"라는 이야기부터, 여행 프로그램의 함덕 소개까지 전해들은 이야기와 TV를 통해서만으로 접하며 기대에 설레었던 함덕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올레 19코스를 걸으면서 과연 "내가 기대했던 그런 해변일까?"하는 기대가 몸을 이끌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드디어 눈에 들어온 함덕 해변과 그 뒤로 보이는 서우봉입니다. 야자수와 햐얀 모레, 바다 물빛이 어울려서 보는것 만으로도 그림입니다. 여름 휴가철에는 사람들로 더욱 더 북적이겠지만 그나마 6월의 여유가 아름다운 함덕의 모습을 눈에 담고 갈 수 있게 한 행운인것 같습니다. 크기로는 해운대 백사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 않지만 서우봉을 배경으로 현무암 바위, 에머랄드빛 바다색, 깨끗한 바다와 모레는 정말 일품입니다...
조천 만세동산과 제주 항일 기념관을 향해 잠시 내륙으로 들어왔던 올레길은 다시 해안을 향해 나가는데 올레 19코스의 등줄기 역할을 하는 길이 바로 "조함해안로"입니다. 조천우체국에서 시작하여 함덕 해변을 망라하는 아름다운 길입니다.잘 닦여진 농로를 따라 걷다보면 흐린 초여름 날씨와 방치된 듯한 나무들이 이곳이 마치 열대우림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합니다.지난번 올레길 걷기는 리본과 표지판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표식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길을 헤매었는데 올레길도 두번째라고 이제는 표식이 길동무가 됩니다. 청색 표식은 순방향이고 주황색은 역방향인지도 이번 여행에서야 비로소 "아하!" 했으니 지난 여행은 참 무식한 여행이었구나 싶습니다. 무식하니 용감해서 아무 길로나 걸었던 게지요. 주요 해수욕..
초여름에 제주 올레 19코스를 걸어본 사람이라면 "올레 19코스의 초여름은 수국의 계절"이라는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어떤 수국은 집주인의 '의도'에 따라 심기웠을 것이고 어떤 수국은 설마 저런곳에 누가 심지는 않았겠지 하는 공간에서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분명 화려하긴 하지만, 뭔가 소란스러운듯한, 그래서 마음 깊이 아름다움이 공감되지는 않는 다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옆지기는 자신이 결혼식 부케를 받은 듯한 기쁨에 너무도 수국에 푹 빠져 있습니다.동북아 3국(한중일)이 원산지로 수국(水菊)이라는 이름의 수가 물수(水)자로 물을 좋아하고 6월에서 7월사이에 꽃을 피웁니다. 흰색, 청보라색, 자색, 분홍색, , 빨간색등 다양한 색상을 보이는데 재미있는 것은 토양의 산성에 따라 꽃의..
제주 올레 19코스는 조천 만세 동산에서 엄숙함으로 시작합니다. 제주의 3대 항일운동은 "법정사 항일운동", "조천만세운동", "해녀 항일운동"을 지칭하는데 그 가운데 조천 만세 운동은 육지의 3.1 운동을 이어받아 지식인들이 많이 살았던 조천을 중심을 일어난 만세 운동을 말합니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3.1 운동 보다 5개월 앞서 일어난 종교계의 무장 항일 운동이었고 해녀 항일운동은 3.1 운동 10여년 이후 일제의 수탈에 맞선 어민들의 항일운동 이었습니다.우측의 "3.1 운동 기념비"를 바라보면 거대하게 쌓여진 두개의 석축 사이로 길을 이어갑니다.장소의 엄숙함과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가로등에 걸린 올레 리본이 마음을 곧추 세웁니다. 올레길이란 무작정 목표를 향해 걷는 노동도 아니오, 세속에 찌든 때를 ..
올레 여행을 가볍게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좋은 숙소일 것입니다. 제주 시외 버스 커미널 근처의 모텔을 이용하면 저렴하고 이동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식으로 식사를 해결 해야하고 약간의 불쾌감이 있다는 것이 단점일 것입니다. 그래도 지난 올레에서 묶었던 모텔은 주인 어른께서 친절하셔서 나름 좋은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번 올레길에는 조천 지역의 펜션을 이용했는데 아고다에서 조천지역으로 숙소를 검색하다보니 저렴한 펜션이 두서너 군데 있더군요.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취사가 가능하고 이동 지역 근처라는 장점이 있어서 예약을 했습니다. 콘도나 펜션을 이용하기 때문에 쌀을 가져와서 아침과 저녁은 직접 해결하고 점심은 가는 길에 눈에 들어 오는 것으로 외식하자는 계획이었습니다.저녁 시간에 사진을 잘못 찍어 ..
제주 공항에서 버스타고 "조천리" 정류장에 내리면 눈에 들어오는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제주 수제 어묵 고로케"! "재료 소진시 조기마감 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왠지 맛집으로 인기가 높을 것 같은 마력을 내뿜습니다. 이전 대구 여행중에 안지랑역 근처에서 만났던 반월당 고로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입맛이 돌았는지 옆지기는 거침없이 어묵고로케 가게를 향해 돌진합니다.사실 이번 여행은 조천에 있는 펜션에 숙소를 잡고 버스로 이동하며 19코스, 20코스를 걸었는데 조천에 도착한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옆지기는 참새가 방앗간을 다니듯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어묵 고로케를 가게 이름으로 내걸고 있지만 떡볶이도 팔고 있기 때문에 저녁에는 하교하는 여학생들로 북적이는 그야말로 동네 사랑방 느낌이었습니다.두껍지 않게 ..
아름다운 바다와 역사, 울창한 산림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올레 19코스는 조천(朝天)에서 시작합니다. 아침 조(朝), 하늘 천(天)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 찾아보니 육지로 나가기 위해서 순한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조선과 같은 의미라는 주장도 있지만 올레 걷기를 시작한 아침에 맞는 조천이라는 이름 그대로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만세로" 표지석 뒤에 있는 "대한 독립 만세 같이 죽자 만만세" 문구가 처음에는 장난 스럽게 눈에 들어왔지만, 조천 출신의 김장환이 독립선언서를 숨겨 들어오면서 만세 운동이 점화되었다는 설명을 읽어 내려가자 이내 장난기는 사라지고 엄숙한 결기만이 남습니다. 육지에서 3월 1일부터 약 3개월간 이루어 졌던 3. 1운동이 20일이 지나기 전에 제주도에서도 일어났던 것입..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 말라는 말은 개가 무슨 풀을 뜯어 먹냐? 말도 않되는 소리하지 말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렇지만 개를 집 밖에서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잡식 동물인 개가 풀 뜯어먹는 것이 아주 헛소리는 아닙니다. 개집 주변에 까마죽이라도 날라치면 마치 사람이 채소를 키우듯 열매가 익기를 기다려 낼름 낼름 검게 익은 열매를 따먹는 모습을 이따금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풀의 열매를 먹기도 한답니다. 바로 "괭이밥"입니다. 신맛이 나는 풀을 고양이가 먹는 모습에서 괭이밥이라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고양이 같은 육식동물이 풀을 먹는 것은 풀을 먹는다기 보다는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장을 자극하거나 토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괭이밥은 여러해살이풀..
제주 공항에 내리면 쉽게 만날 수 있는 광경 중에 하나는 여행객 마다 렌트카를 찾는 풍경입니다. 공항 주변으로 빼곡하게 들어선 텐트카 차고지와 수많은 업체들 덕택에 가격도 많이 내려가기는 했지만 올레를 걷는 뚜벅이에게는 시내버스만큼 유용한 수단이 없습니다. 실제로 올레길의 시작점 및 종료점에는 항상 시내버스 정류장이 근처에 있습니다. 제주도의 북동쪽인 올레 19코스, 20코스 방면으로 가려면 조천이나 함덕으로 이동하면 되는데 여행을 계획하던 시점에는 혹시 공항을 지나쳐 반대방면으로 가면 어떻게 하는 염려가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보니 조천, 함덕으로 가는 시내 버스 정류장은 입국장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GATE 1이나 GATE 2로 나오면 정류장을 바로 만날 수 ..
올해 결혼기념일에는 애들도 어느 정도 컸겠다 싶어 애들은 집에 두고 부부가 둘이서만 제주도 올레 길을 걷기로 작정했습니다. 처음에는 백패킹으로 함덕 해수욕장 야영장과 김녕 해수욕장 야영장에서 야영하며 올레길 19코스와 20코스를 걸을까도 생각했는데 평소 캠핑을 자주해서 백패킹의 노하우가 충분한 것도 아니고, 젊음이 넘쳐 힘이 분출하는 것도 아니니 백패킹에 대한 도전은 접고 겸허하게 비싸지 않은 숙소를 잡고 숙소를 거점 삼아 올레길을 걷는 것으로 선회했습니다.■ 항공권과 숙소 예약집에서 청주공항이 가까우니 이스타 항공(http://www.eastarjet.com/)을 통해서 출발 2개월전에 항공원을 구매했습니다. 목요일 저녁 18:00에 청주를 출발해서 일요일 아침 08:00에 제주를 떠나는 일정으로 티켓..
별도 연대를 빠져 나온 올레길 18코스는 벌랑포구를 향하여 마을을 가로지르며 길을 냅니다.마을 길을 걸으면서 아직도 초가 지붕을 덮고 있는 집. 아주머니가 사다리 위에서 남성을 대신해서 사다리에 올라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집. 정성스레 정원을 가꾸어 놓아 올레꾼의 눈길을 사로 잡는 집등 제주 사람들의 생활상을 만날 수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육지와는 다른 농사 풍경인데 육지 같으면 초봄 날씨에 비닐 하우스에서 한창 열매를 내고 있을 딸기가 제주에서는 노지에서 크고 있는 것입니다. 비닐하우스의 보호 없이 올곧이 햇빛을 받아 자란 제주 딸기의 맛은 어떨까요?수많은 용천수 중의 하나 "새각시물". 표지석이 재미있습니다. "엣 사람이 여자의 몸매를 닮았다고 하여 새각시물이라 이름 ..
올레길 18코스에서 사라봉을 내려와 열심히 걷다보면 만나는 특이한 길 하나, 돌다리 건너기입니다. 위의 보이는 하천은 "화북천"인데 한라산에서 발원한 여러 지천들이 합류하여 바다를 향해 흘러가다가 바다와 만나는 지점입니다. 하천 건너편에 이곳이 올레길임을 표시하는 리본이 나부낍니다. 돌다리로 건너는 길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건너지 못하니까 이럴때는 "화북 비석거리"로 우회해서 길을 계속 가면 됩니다. 그런데 딱 이 지점에서 발길을 멈추게 하는 아픈 역사의 흔적이 있습니다.곤을동 4.3 유적지입니다. 남아 있는 것은 집터의 돌담뿐이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양민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4.3 사건을 다음과 같..
동문 시장부터 시작하는 올레길 18코스를 벗어나 제주 국립 박물관을 다녀왔지만 이제 다시 사라봉으로 돌아가서 원래의 올레길 18코스로 들어섭니다.제주 국립 박물관에서 사라봉 공원으로 가는길은 우람한 야자수로 인해서 여름이면 이곳이 동남아인가?하는 착각이 들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제주시 청소년 수련관과 우당 도서관을 지나 깔끔한 사라봉 공원 산책길을 걸어 올라갑니다.공원 가는길에 만난 보림사 대웅전의 모습입니다. 사찰에 서있는 야자수가 이곳이 한국인가? 베트남인가?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베트남 여행중 영응사를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는 필자에게는 더더욱 이런 느낌이 강했습니다.보림사 입구의 개나리 꽃이 맑게 개인 날씨를 증명이라도 하듯 싱그럽습니다.드디어 다시 만난 올레길 표지판. 표지판에 "거상 김..
올레길 18코스는 원래 동문 시장에서 시작해서 제주항을 거쳐 사라봉을 오르는 길입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 눈에 들어오는 한 장소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립 제주 박물관". 국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지역 곳곳에 국립 박물관이 있는데 성장한 국력만큼이나 예산 지원이 좋아서 그런지 내용도 충실하고 시설도 쾌적한 편이어서 왠만하면 꼭 들르는 편입니다. 특히 지역에 있는 박물관은 그 지역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루기 때문에 여행의 보람? 또는 흔적?을 제대로 남길 수 있는 장소입니다. 게다가 무료이니 얼마나 좋습니까?동문 시장을 나서면서 올레길 18코스대로 길을 잡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국립 제주 박물관"을 놓치면 너무도 아쉬울것 같아서 위의 그림처럼 제주항을 거치는 원래의 올레길을 무시하고 동문로를 따라..
걷기 여행의 큰 재미 중에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시장"입니다. 올레길 17코스가 동문 시장에서 끝나고 18코스가 동문시장 앞의 동문로타리의 산지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동문시장은 올레길 17, 18코스의 분기점입니다. 동문 재래 시장은 현지인에게도 유용하겠지만 수많은 관광객과 올레꾼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와 선물 거리로 넘쳐나는 곳입니다.산지천 마당에서 바라본 동문 재래 시장의 입구 모습입니다. 올레길 17코스의 종료 지점입니다. 입구와 출구가 여러곳이라 시장을 둘러볼 요량이라면 일단 올레길 코스와 관계없이 쭉 둘러보는 것이 마음 편한 방법일 것입니다.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필자의 경우에는 군것질하면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다음 코스도 얼뚱한 길로 빠지긴 했습니다. "제주"하면 떠오르는 먹거리들 한라봉,..
글 제목을 "내 맘대로 걷는 올레 17코스"라 적고 보니 첫 올레길 도전부터 헤맨 추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다음 올레길 부터는 지도를 제대로 준비하고 올레 표지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세밀한 지도 보다는 큰 지도만 가지고 있었고 올레길 표지도 리본만 찾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주택가 골목길에서 꺾어지는 부분에 리본이 아니라 전봇대에 화살표가 있었더군요. 아무튼 첫 올레길 도전은 이렇게 허점 투성이로 시작되었습니다. 제주목관아를 놓치기는 했지만 해변을 따라서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횟집거리를 거쳐 김만덕 기념관을 지나 동문 시장에 도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끝부분에서는 18코스를 거꾸로 거슬러 온 격이 되었습니다.제주를 여러번 다녀왔지만 사람 많은 곳은 질색이라며 용두암은 간적이..
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제일 고민되는 것은 역시 숙소입니다. 5성급 호텔을 부담없이 예약하는 수준이라면 고민이랄 것도 없지만 여행 비용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숙박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적정수준의 숙박은 필수 요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싼걸로 치자면 찜질방이나 게스트하우스(1인 침대, 도미토리)도 후보에 오를 수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인다는 찜질방은 자도 잔것 같지 않을것 같아 제외하고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에는 2인이면 일반 모텔값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의 모텔을 찾았습니다. 다음에는 백패킹으로 올레 걷기도 시도해 볼까 합니다.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오프라인 지도 앱("오프라인 지도, 여행용 지도로는 MAPS.ME(MapsWithMe)" 참조)에 숙소의 위치를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