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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18코스에서 사라봉을 내려와 열심히 걷다보면 만나는 특이한 길 하나, 돌다리 건너기입니다.
위의 보이는 하천은 "화북천"인데 한라산에서 발원한 여러 지천들이 합류하여 바다를 향해 흘러가다가 바다와 만나는 지점입니다. 하천 건너편에 이곳이 올레길임을 표시하는 리본이 나부낍니다. 돌다리로 건너는 길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건너지 못하니까 이럴때는 "화북 비석거리"로 우회해서 길을 계속 가면 됩니다. 그런데 딱 이 지점에서 발길을 멈추게 하는 아픈 역사의 흔적이 있습니다.
곤을동 4.3 유적지입니다. 남아 있는 것은 집터의 돌담뿐이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양민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4.3 사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주4·3사건"이라 함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일제 해방이후 부터 휴전 협정때까지 긴 시간 고통 당했던 제주 양민들의 마음을 어찌 위로할지......
지금까지도 이념 진영에 따라 "4.3 사건"을 다르게 바라보는 갈등이 있지만 마을 전체가 나를 지켜줄 나라에 의해 초토화 되었다는 슬픈 역사가 참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데.......
곤을동의 슬픈 역사를 뒤로하고 화북천을 건너는 길,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이 온갖 사연을 품은듯 합니다.
여수 오동도의 동백, 부산 동백섬의 동백, 통영 충렬사의 동백은 모두 붉지만 제주 올레길에 만난 하얀 동백입니다. 하얀 동백의 꽃말이 "비밀스런 사랑"이라는데 붉은 동백과는 다른 풍모를 가지고 있네요.
현무암 담벼락을 옆에 두고 걷는 올레길, 절경도 좋지만 이런 길이 올레길의 참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제주도의 장례 문화는 화장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제주의 무덤은 자꾸 보아도 참 독특합니다.
화북포구에 있는 용천수 빨래터. 제주에서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용천수를 가두어 놓아 식수나 빨래용수로 사용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상수도가 있는 요즘은 물놀이터가 된 모양입니다. "밤 10시이후 물놀이금지" 표지에 미소가 품어지네요. 화북포구는 조선시대 조천 포구와 더불어 제주의 관문 역할을 하던 곳으로 관에서 처음으로 축조한 포구라 합니다. 수많은 유배자와 관원이 거쳐간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화북포구를 지나 조금 더 걸으면 만날 수 있는 별도(別刀) 연대입니다. 작은 나무가지에 걸린 리본이 줄에 매여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조랑말과 어울려 운치를 자아냅니다.
줄 하나에 매여있는 조랑말이 왜 이곳에 있는지 알수 없었지만 이 또한 올레길의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 뒤로 보이는 것이 환해장성으로 고려때 관군이 삼별초를 막기를 위해서 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삼별초의 진도 진영이 무너지고 마지막 1년을 버틴 삼별초 때문에 시작한 성이라 하니 그 사연이 깊은 장소입니다.
환해장성에서 바라본 앞으로 걸어갈 삼양동의 모습입니다.
연대는 불빛과 연기로 소식을 전하는 봉수대와 같은 성격의 것으로 봉수대가 높은 봉우리에 설치되었다면 연대는 해변이나 구릉에 설치된 차이점이 있습니다. 환해장성과 별도연대 모두 복원된 유적이라 합니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올레길 표지가 아닌 것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불교단체에서 만든것도 있고 위의 사진처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만든 "해안누리길"같은 기관이 만든 길도 있습니다. 길을 걷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 처럼 길 이름 또는 길의 정체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정리하고 넘어가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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