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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20코스를 시작하기 위하여 숙소에서 버스로 "남흘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남흘동 정류장은 올레 19코스의 끝부분이 지나가는 장소로 그림에서 보듯이 버스 정류장에 올레 화살표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주변으로 이름 모를 해초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육지에서 가을 걷이가 끝나면 마을 길마다 벼를 널어 말리는 풍경처럼 검으스름한 색깔의 해초를 약간의 냄새를 풍기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도 아니고 톳이나 김, 파래등등 육지 촌놈이 알고 있는 온갖 이름을 떠올려도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줄기는 가늘고 언뜻 보면 머리카락 뭉텅이를 던져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먹는 음식을 저렇게 길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말려도 되는 건가?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한무리의 동네 꾸러기들이 방금 수영을 한듯한 젖은 머리로 다가 오길래 "혹시 길바닥에서 말리고 있는 해초의 이름이 뭐니?"하니 들려오는 대답 "우미!" "우미?" 우미는 또 뭔가?하는 혼란가운데 떠오르는 해초 이름이 있었으니 바로 우뭇가사리! 동네 아이들이 말하는 우미는 바로 우뭇가사리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뭇가사리를 말리고 삶는 과정을 3~5회하면 색이 빠지면서 맑은 묵의 형태인 한천이 되어 식용으로도 기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해녀의 채취 작업으로 시작되어 직접 식용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건조후 가공 과정이 있기 때문에 길에서 말려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개는 제주올레의 후원회원들을 의미하는데 날개 달린 간세 들팡은 후원회원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정원입니다. 인위적이긴 했지만 올레길을 최대한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입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 이렇게 즐거운 올레길을 걸을 수 있었겠죠!

드디어 올레 20코스를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손때 묻은 스탬프 함이 여기를 지나갔을 수많은 이들의 설레는 마음을 전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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