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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와 역사, 울창한 산림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올레 19코스는 조천(朝天)에서 시작합니다. 

아침 조(朝), 하늘 천(天)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 찾아보니 육지로 나가기 위해서 순한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조선과 같은 의미라는 주장도 있지만 올레 걷기를 시작한 아침에 맞는 조천이라는 이름 그대로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만세로" 표지석 뒤에 있는 "대한 독립 만세 같이 죽자 만만세" 문구가 처음에는 장난 스럽게 눈에 들어왔지만, 조천 출신의 김장환이 독립선언서를 숨겨 들어오면서 만세 운동이 점화되었다는  설명을 읽어 내려가자 이내 장난기는 사라지고 엄숙한 결기만이 남습니다. 육지에서 3월 1일부터 약 3개월간 이루어 졌던 3. 1운동이 20일이 지나기 전에 제주도에서도 일어났던 것입니다.


만세로를 지나 19코스 시작 지점으로 향합니다.


만세로에서 19코스 시작 지점으로 가는 길에는 특이한 가로수들이 식재되어 있었습니다. 수피가 갈라지지 않고 잎이 맨들맨들 한 것이 육지 가로수로는 만날 수 없던 것입니다. 제주도에서는 나름의 특색이 있도록 가로수로 왕벚나무와 함께 육지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녹나무, 후박나무, 먼나무등을 가로수로 심는다고 합니다.


회백색의 수피를 가지고 있고 잎모양으로 보아서는 녹나무나 후박나무가 아닌가 싶기도 해서 폴털을 뒤지기 시작 합니다.


겨울이었다면 빨간 열매 때문에 "저건, 먼나무 맞아!"하고 금방 결론을 내렸겠지만 이제 꽃망울을 매달고 있는 초여름에 나무를 구별하기란 초보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나무를 만나며 시작하는 올레 걷기는 마음에 풍성함을 가득하게 해줍니다. 먼나무는 제주에서 "저건 뭔나무여?" 하면 "이건 먼나무여!"하면서 말장난에 자주 등장하는 나무이지만 4계절 푸른 잎과 겨울이면 빨간 열매를 주는 귀중한 나무입니다.


전날 까지만 해도 비예보가 있었고 당일 아침에도 보슬비가 조금은 내렸지만 땡볕도 없고, 장대비도 없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6월말의 올레길은 행운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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