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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 만세동산과 제주 항일 기념관을 향해 잠시 내륙으로 들어왔던 올레길은 다시 해안을 향해 나가는데 올레 19코스의 등줄기 역할을 하는 길이 바로 "조함해안로"입니다. 조천우체국에서 시작하여 함덕 해변을 망라하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잘 닦여진 농로를 따라 걷다보면 흐린 초여름 날씨와 방치된 듯한 나무들이 이곳이 마치 열대우림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합니다.

지난번 올레길 걷기는 리본과 표지판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표식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길을 헤매었는데 올레길도 두번째라고 이제는 표식이 길동무가 됩니다. 청색 표식은 순방향이고 주황색은 역방향인지도 이번 여행에서야 비로소 "아하!" 했으니 지난 여행은 참 무식한 여행이었구나 싶습니다. 무식하니 용감해서 아무 길로나 걸었던 게지요. 

주요 해수욕장 근처는 카페가 모여 있지만 시끌벅적한 카페도 조금 미안스런 마을길도 아닌 해변을 따라 평화롭게 걷는 올레길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그저 사람 벌걸음에 소르라치게 놀라 도망가는 바다 벌레들만이 올레꾼의 걸음에 반응할 뿐입니다.

"문개항아리"라는 카페 앞쪽에서 바다로 잠시 내려가 해안로를 바라본 그림입니다. 흐린 날에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그것조차도 아름다운 해안입니다.

관곶에는 군인인지 경찰인지 모를 건물과 훈련장을 지나게 되는데 진지를 돌로 쌓은 것이 독특합니다. 군 복무 시절 산중턱에서 곡괭이와 해머와 정으로 바위를 깨며 진지를 구축하고 길을 내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신흥 관곶 등대입니다. 이곳은 제주에서도 파도가 세기로 유명한 곳이니 등대가 있어야 겠죠. 무인등대입니다.

올레길에서 이따금 만나는 해녀상은 비공식 포토존입니다. 건너편 팜비치 리조트는 올레길이 아니지만 뒤로 보이는 신흥해수욕장의 물빛은 정말 이쁩니다. 만형태로 오목하게 생성된 공간이 물놀이에도 딱인 공간일듯 합니다.

신흥리 길을 걷다보면 조금 큰 규모의 양식장을 지나게 되는데 그 길 가운데 만난 로즈마리 길입니다.  화분으로만 키우던 허브 로즈마리가 마치 편백이나 측백나무 같은 관목처럼 키워지고 있으니 처음에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손으로 줄기를 살짝 스다듬어 냄새를 맡아보니 로즈마리가 맞았습니다. 올레길에는 이처럼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이제 신흥리 마을길을 거쳐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함덕 해변을 향해 나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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