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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9코스는 조천 만세 동산에서 엄숙함으로 시작합니다. 

제주의 3대 항일운동은 "법정사 항일운동", "조천만세운동", "해녀 항일운동"을 지칭하는데 그 가운데 조천 만세 운동은 육지의 3.1 운동을 이어받아 지식인들이 많이 살았던 조천을 중심을 일어난 만세 운동을 말합니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3.1 운동 보다 5개월 앞서 일어난 종교계의 무장 항일 운동이었고 해녀 항일운동은 3.1 운동 10여년 이후 일제의 수탈에 맞선 어민들의 항일운동 이었습니다.

우측의 "3.1 운동 기념비"를 바라보면 거대하게 쌓여진 두개의 석축 사이로 길을 이어갑니다.

장소의 엄숙함과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가로등에 걸린 올레 리본이 마음을 곧추 세웁니다. 올레길이란 무작정 목표를 향해 걷는 노동도 아니오, 세속에 찌든 때를 벗기 위한 몸부림도 아니오, 제주의 땅과 하늘과 함께 호흡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며,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의 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미술관의 작품을 만났었지만 이곳의 두 작품 만큼이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하게 하는 작품이 있었나 싶습니다. "절규와 함성"으로 선열을 추모하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작품입니다. 위의 그림은 가슴을 저미는듯한 "절규(絶叫)상"입니다. "있는 힘을 다하여 절절하고 애타게 부르짖음"이라는 절규의 단어 의미가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함성상입니다. 만세로의 표지석에 적힌 "같이죽자 만만세"라는 결기가 느껴지는 조각상입니다. 백마디 말보다 선명하게 다가오는 그때의 함성입니다.

한국어와 함께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적어 놓은 "절규와 함성"에 대한 설명이 이곳을 찾은 외국인에게도 그대로 느껴지겠지요?

올레길은 "제주 항일 기념관"의 우측으로 돌아서 뒤쪽으로 빠집니다. 멋진 바다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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