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해외 걷기 여행은 코로나가 막 창궐하기 시작한 2020년 봄, 인도 첸나이 여행이었다. 당시에 한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에 에어아시아 항공편이 취소되는 황당한 일이 있었는데 에어아시아는 항공사 자체가 파산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거치면서 취소한 항공편의 현금 환불은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항공권 금액만큼 포인트로 적립해서 추후 항공편 이용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여행 바우처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에 제한이 있다는 것인데 모든 항공편에 사용할 수는 없고 인천과 쿠알라룸푸르를 오가는 D7으로 시작하는 항공편에만 사용할 수 있다. 에어아시아의 바우처를 활용해야겠는데, 어디를 다녀올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코타키나발루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보르..
원래의 계획은 도구 해수욕장까지만 걷고 시내로 빠져서 포항역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약해 놓은 기차 시간까지 시간 여유도 있었고 무엇보다 Go/Stop의 결정권을 가진 옆지기가 "Go"를 외친 덕택에 해파랑길이 본격적으로 시내 구간을 걷는 부분까지 더 걷기로 했다. "해병대 BOQ" 버스 정류장까지 걸었는데 저녁 시간이었지만 청림동 길을 걷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했다. 이후 송도 해수욕장까지 걷는 16코스 나머지 시내 걷기 부분은 생략했다. 도구 해수욕장 이후에는 모래 언덕 위에 조성된 데크길을 통해 길을 이어간다. 해병대 상륙훈련장 방향으로 길을 이어간다. 해병대 상륙훈련장 방면으로 가는 산책로는 늦은 시간이나 훈련이 있을 경우에는 폐쇄된다. 이런 경우에는 시내 길을 통해 돌아가야 하는데 다행..
하선대 선바우길을 지난 해파랑길 16코스는 입암리를 떠나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쳐 해병대 훈련장이 있는 도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사실감과 입체감을 극대화시킨 바다거북 벽화가 놀랍다. 입암리 방파제 가로등 위에서는 갈매기가 일광욕 중이다. 선바우를 한자로 쓰면 입암이고 그것이 입암리이다. 흥환리, 마산리, 입암리를 거치며 걸어온 선바우길의 주인공인 해변의 커다란 선바우가 이 동네 이름인 것이다. 입암리 어항 끝에서 해안 산책길로 길을 이어간다. 파도가 아주 센 것은 아니지만 바다 위 데크길 위로 튀어 오르는 파도는 걷는 길에 스릴을 더해준다. 입암리 포구를 지나면 929번 호미로로 올라가서 도로변 길을 걷는다. 많이 걸었는지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영일만 해변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은 공장 실루엣이다..
흥환리를 떠난 해파랑길 16코스는 마산리를 거쳐서 하선대 선바우길을 지나 입암리에 도착한다. 둘레길 왕짜장에서 든든하게 점심을 먹은 우리는 흥환교를 건너서 해파랑길 16코스를 시작한다. 만약 마트나 식당을 들리지 않고 15코스에 이어서 16코스를 이어간다면 해안 쪽으로 놓인 인도교를 통해서 길을 이어가도 된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해파랑길 도장을 찍을 수 없다. 스탬프 함은 흥환교 근처에 있는 해파랑 가게인 흥환 마트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흥환리 보건 진료소 앞을 지나서 해안으로 나오면 개천을 건너는 인도교 앞에서 좌회전하여 데크길을 통해 길을 시작할 수 있다. 흥환 간이 해수욕장. 바깥쪽으로는 모래와 몽돌이 섞인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간이 해수욕장이라고는 하지만 흥환 해수욕장은 해안도로 바로 옆으..
대동배리의 명소인 구룡소를 지난 해파랑길 15코스는 발산리의 기암괴석 해변과 발산항을 지나 15코스의 종점인 흥환리에 이른다. 낙석 주의 안내판 위로 바위 절벽 꼭대기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자리를 잡았다. 암석 지대라 뿌리를 내릴 토양도 거의 없었을 텐데, 생명의 신비란...... 호미곶면 대동배리를 지나면 동해면 발산리로 접어든다. 우렁찬 파도 소리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잘 정비된 해안길을 걷는다. 커다란 바위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린 식물이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지층은 억겁의 시간을 말하지만 그에 비해 찰나의 시간을 살다가는 인생은 생각할수록 초라하다. 발산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와 병아리 꽃나무 군락지가 있는 마을이다. 모감주나무는 검은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
구만리를 벗어나 대동배리에 들어선 해파랑길은 원래는 안전을 위해서 산길을 통해서 대동배 2리에서 대동배 1리로 넘어가지만 자동차 길을 따라가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편한 길로 가기로 했다. 세찬 파도와 바람이 불어대던 해안길을 걸어서인지 대동배리에 들어서니 평온함에 따스함까지 밀려온다. 세찬 바람은 포구 안쪽도 그냥 두지 않는다. 대동배 2리의 포구도 세찬 물결에 출렁거린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대동배 2리에서 산길을 통해 대동배 1리로 간다. 그 대신에 우리가 택한 편한 방법은 929번 호미로를 따라 걷는 것인데 이 도로는 노란 경계석 옆으로는 바로 바위 투성이 해변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조금은 위험한 경로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어찌하랴, 저질 체력을! 이른 평일 오전 시간이라 차도 거의..
해파랑길 14코스를 끝낸 우리는 15코스 초반에 위치한 숙소까지 3.5Km 정도를 더 걸어야 했다. 이전의 해파랑길이라면 대보 저수지를 거쳐서 내륙으로 걸어야 했겠지만 이제는 해안으로만 걷는 길이다. 스탬프 함을 만나서 잠시 도장을 찍고 가는 것은 코스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코스를 제대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해파랑길 안내판에는 산을 타는 이전의 15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바뀐 코스는 화살표 스티커가 대신한다. 조금 늦었지만 14코스에 이어서 15코스를 걷는다. 한 시간 정도를 더 걸으면 따뜻한 숙소에 들어갈 수 있다! 호미곶 등대가 먼바다를 향해서 빛을 내뿜고 있다. 12초에 한 번씩 불을 밝힌다고 한다. 190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유인 등대이..
다무포 고래 마을을 떠난 해파랑길 14코스는 강사리와 대보리 해안길을 거쳐서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 도착한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시간, 15코스 일부를 더 걸어야 도착하는 숙소까지 가려면 마음이 급하다. 강사리 해안은 온통 바위 투성이로 휴일 늦은 시간까지 낚시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바위 해변으로 바싹 붙어서 조성된 해안길은 호미곶까지 쭉 이어진다. 이곳 갯바위에서는 벵에돔과 감성돔을 잡는 다고 한다. 뒤를 돌아 바라본 다무포 고래 마을의 풍경. "다무포 하얀 마을"이라는 별칭답게 멀리서 보아도 하얀 마을이 유독 눈에 뜨인다. 푸른 하늘을 흘러가는 깃털 구름 뭉치들은 마치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는 것처럼 보인다. 강사리 축양장을 지나니 아주 멀리 호미곶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자동차로는..
구룡포읍 석병리를 떠난 해파랑길은 호미곶면 강사리로 넘어간다. 해파랑길 14코스의 종점인 호미곶이 면의 이름인 동네로 들어간다. 신동재라는 작은 솔숲 고개를 넘어서면 강사 1교를 지나서 호미곶면 강사리로 들어갈 수 있다. 강사 1교 위로는 강사교가 있고 강사교 바로 위쪽으로는 강사 저수지라는 조금은 규모가 있는 저수지가 위치하고 있다. 다리를 지나서 우회전하여 해안길로 들어간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우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원래는 해안의 바위 위로 조성된 데크길로 가는 길이지만 수리가 필요한 모양이다. 마을길로 돌아서 우회한다. 강사리 해안선은 오목하게 내륙으로 들어와 있어 평온하고 잔잔함 그 자체였다. 마을 초입에 세워진 "고래마을호, 빨간 하늘 고래, 고래 우편함" 고래 우편함 설명이 없었다면 고..
삼정항을 떠난 해파랑길은 해안길을 따라 계속 걸어서 다무포 고래마을에 도착한다. 포스코 구룡포 수련원 근처에는 포항시 지속 가능 발전 협의회에서 조성했다는 해국 단지가 있었다. 5년이 넘었지만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안내판 속의 "지속 가능 발전"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Sustainable Development"라는 영어를 번역했기 때문에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고 조금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대에도 나에게도 좋은 착한 개발"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현재 세대를 위한 개발이 후대가 누릴 환경, 사회, 자원, 경제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우리도 좋고 후대도 좋은 개발을 하자는 이야기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성을 높이며, 나무를 심고..
구룡포항에서 든든하게 점심 식사를 챙겨 먹은 우리는 해파랑길 14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다섯 시간이 넘는 길이므로 호미곶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면 잘 걸은 것이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를 출발하여 사라말 등대, 구룡포 해수욕장, 구룡포 주상절리를 거쳐서 삼정항에 이른다. 14코스의 종점은 호미곶이고 가는 길에 구룡포 해수욕장도 지나지만, "해파랑길"이라 쓰인 도로 표지판을 따라 직진한다. 도로 표지판에 "해파랑길"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 본다. 표지판에 있는 구룡포생활문화센터 아라 예술촌은 포항 문화 재단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주말이면 다양한 예술 강의와 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아라 예술촌 인근의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 또한 각종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
하정리를 지나면 해파랑길 13코스는 구룡포항에서 그 길을 마무리한다. 하정리 방파제를 지나면 마을길을 통해서 구룡포 읍내로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언덕을 넘어 구룡포 읍내로 가는 길에는 풀빌라들이 줄지어 있다. 말 그대로 객실마다 개인 풀(Pool)이 있는 숙박시설이다. 해파랑길이 지나온 울산, 경주, 포항 해변에도 풀 빌라들은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에 특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싼 가격에 우리 같은 중년 부부가 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포항 하면 과메기이고 말리면서 부패할 염려가 적은 11월부터 1월까지가 과메기 제철이라고 한다. 본고장답게 대나무에 걸어놓은 과메기가 해안가로 천지다. 과메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매년 생일을 찾아 먹듯이 날씨가 추워지면 멀리에서도 과메기를 주문해서 직..
구평리에서 31번 국도로 나온 해파랑길은 장길리에서 해안으로 들어가서 장길리 복합 낚시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온다. 낚시 공원 이후에는 다시 국도변 길을 걷다가 하정리까지 해안길로 접어든다. 상정천을 건너는 구평교를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상정천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포항 블루 밸리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되어 한참 개발 중이다. 임야를 깎아내며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산업단지의 영향을 오롯이 받는 하천이다. 구평리에는 포항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45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있다. 가지가 주위로 넓게 퍼져서 여름이면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느티나무. 정자나무로 많이 심던 나무다. 동네 어르신들의 수다 삼매경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잘 큰다면 수명이 1천 년에 이르기도 한다. 은행나무, 소나무와 ..
대진리를 떠난 해파랑길은 모포항을 거쳐서 구평리에 이른다. 13코스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12, 13 코스를 이어서 걸은 우리는 구평리에 예약한 숙소에서 쉬었다가 길을 이어간다. 대진 해수욕장 한쪽 구석에 넘어진 해파랑길 표지판. 땅바닥에 널브러진 표지판이지만 갈 방향은 잘 알려 주고 있다. 대진 해수욕장 끝에서 대화천을 건너야 하는데 수량이 많지 않은 하천이기 때문에 하류는 모래사장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모양이다. 대화천 하류의 모래사장을 통해서 대화천을 지난 다음 돌아서서 바라본 대진 해수욕장의 모습이다. 작은 해변이 아니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표지판에서 13코스의 종점인 구룡포항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방호벽 위로 멀리 모포항이 눈에 들어온다. 모포항으로 가는 길은 포장된 길을 걷지만, 모포항..
신창리 해안 둘레길을 지나온 해파랑길 13코스는 영암 갓바위 둘레길을 넘어서 영암리에 도착하고 계속 해안길을 따라 걸어서 영암 방파제를 지나 와 대진리를 지나 모포리 해안에 이른다. 신창리에서 영암리로 이어지는 약 1.3Km에 이르는 영암 갓바위 둘레길을 걷는다. 영암이라는 마을 이름 또한 마을에 있는 갓처럼 생긴 갓바위로 인해 생긴 것이라 한다. 이름 그대로 영험한 바위라는 의미이다. F1 경기장이 있는 전라남도 영암군도 이 마을의 한자와 동일하다. 이름 유래도 비슷하다. 아무튼 바다를 바라보는 해안 숲길을 걷는다. 너른 바닷가 바위지대를 조망하며 걷는 숲길. 훌륭하다. 바다 풍경도 솔숲 풍경도 호사를 누리는 갓바위 둘레길이다. 12월에 산속에서 홀로 꽃을 피운 진달래. 이쁘기는 한데 너무 외로워 보인..
해파랑길 12코스를 걸은 우리는 13코스 중간까지를 이어서 걷기로 했다. 너무 일찍 일정을 끝내기도 아깝고, 3일간 5개의 코스를 걸어야 하니 오늘 조금 더 걷고 내일마저 걸어서 13코스를 마무리하고 14코스를 이어서 걷기 위함이다. 숙소도 중간 지점에 예약해 두었다. 양포를 떠나 신창 해안을 지나서 영암리에 이르는 해안길을 걷는다. 양포항의 깔끔하게 정비된 데크 산책길로 해파랑길 13코스를 시작한다. 1971년 일치감치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었던 양포항. 누가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라에서 관리하는 규모 있는 어항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포항의 미항 양포라고 부를 법한 전경이다. 미항이라는 말은 통상 뱃사람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항구라고 부르는 것이 미항인데 세계 3대 미항 중의 하나인 이탈리아 나폴리..
계원리에 도착한 해파랑길 12코스는 조금 더 걸어서 12코스 종점인 양포항에 도착한다. 계원리 해변에는 소봉대라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예전에 작은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라 불리던 이름이다. 그 앞에는 조선 시대 대표적인 문인인 이언적 선생이 이곳에 와서 지은 시비가 세워져 있다. 설총, 최치원, 조광조, 이황, 이이 등 신라부터 조선까지의 대표적인 유학자 18인을 동방 18현이라 부르는데 그들 중의 한분이다. 그 정도로 소봉대라는 곳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해안을 둘러싼 방벽과 바로 옆으로 이어진 방파제 때문에 그 멋이 반감되어 보이기는 한다. 계원리 해안 마을에 들어서면서 모래사장을 통과하는 과정에 신발 속에 들어간 모래 알갱이를 빼느라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신발에 들..
오류 고아라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 12코스는 경주시 감포읍 오류리를 마지막으로 포항시 남구 장기면으로 넘어간다. 장기면의 두원리를 지나 계원리에 이른다. 31번 국도변을 자주 걷는 길이다. 국도변 길은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이므로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오류 고아라 해변 끝, 솔숲으로는 텐트들이 많으므로 줄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가야 한다. 차박이나 오토캠핑하는 사람들이야 텐트와 모든 집기를 다시 가져가지만 울산이나 경주 쪽 해변에는 도시가 멀지 않다 보니 장기로 텐트를 쳐놓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소위 알박기로 텐트를 쳐놓고, 쳐 놓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는 그야말로 별장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텐트가 없어지더라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오류 고아라 해변의 넓은 백사장이 ..
이번 여행은 지난번 7~11코스를 3일 동안 걸은 것처럼 이번에도 12~16코스를 3일 동안 걸을 예정이다. 저질 체력에게는 조금은 힘든 여정이지만 호미곶을 지나고 예전 군 시절 추억이 스며 있는 곳을 지날 생각에 기대가 있다. 12코스 시작은 신경주역에서 시작하고 16코스가 끝나면 포항역에서 집으로 돌아간다. 철도의 중심지인 신경주역에서 50번, 51번, 70번 버스를 타고 "경주 중앙 시장" 정류장 내려서 그 자리에서 100번이나 100-1번 버스에 환승하여 "감포시장, 감포항"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해파랑길 12코스를 시작할 수 있다. 감포항에서 12코스를 출발하여 해안길을 따라 무난하게 길을 이어갈 수 있다. 척사항을 거쳐서 오류 고아라 해변에 이른다. "감포시장, 감포항" 정류장에 내려서 바라본 ..
나정 마을을 떠난 해파랑길 11코스는 나정 해수욕장과 전촌항을 거쳐 감포항에 이르는 것으로 걷기를 마친다. 나정 해변에 도착했다. 멀리 우리가 가야 할 전촌항이 보인다. 전촌항의 뒷산을 넘어야 한다. 오늘의 마지막 고비이다. 오후 5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다 보니 흐린 날씨에 벌써 어둑해지고 있다. 나정 해변은 한창 정비가 진행 중이었다. 나정 해수욕장에서 나정항 쪽으로 바라본 모습. 나정 고운 모래 해변이라는 이름답게 모래가 곱다. 나정 해수욕장과 전촌 솔밭의 트레킹 코스를 이어주는 인도교가 생겨서 우회로 갔다가 돌아올 필요가 없어졌다. 다리가 놓인 개천을 경계선으로 감포읍 나정리에서 감포읍 전촌리로 넘어간다. 전촌리 해변길도 깔끔하게 정비된 산책로를 통해서 길을 이어갈 수 있었다. 조용한 어촌 마을인 전..
대본 3리를 떠난 해파랑길 11코스는 해안길을 걷다가 31번 국도변을 걷다가를 반복하면서 가곡항과 나정항을 지나 나정 마을에 이른다. 대본 3리에 있는 작은 어항에서 어항 끝까지 걸어가면 길을 찾을 수 없다. 해파랑길 표식을 찾으며 걷더라도 때로는 그 위치를 놓치기도 한다. 아니나 다를까 어항 끝에 있는 횟집 앞으로는 길이 없었다. 횟집 주인장이 길을 알려주었는데 길 안내가 능숙한 모양이 우리처럼 길을 묻는 이들이 많았다 보다. 길은 어항 끝에 있는 횟집으로 가기 전 골목에서 좌회전하여 마을 골목길을 걷는다. 동네 강아지들의 인사를 받으며 한동안 대본리 마을길을 걷는다. 대본리 앞바다 바위들 사이에 만들어 놓은 초미니 항구. 배가 조금만 커도 이곳은 출입이 불가능하니, 이곳 주인장의 전용 주차장이 아니겠..
해파랑길 11코스는 나아 해변에서 마을길을 따라 "나아, 원자력발전소 후문"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봉길 해변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아 해변에서 좌회전하여 마을길을 따라 올라간다. 31번 국도를 만날 때까지 올라가서 31번 국도를 만나면 길을 건너지 않고 좌회전하면 "나아리, 원자력발전소 후문" 버스 정류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150번, 150-1번, 160번을 타고 10여분 이동하여 터널을 지나서 "봉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가 30분여의 간격으로 도착하므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정류장에서 덜덜 떨 수 있었는데 위의 사진처럼 "추위를 피해 가세요~"하는 안내처럼 바람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의자에 앉으면 열기가 나오는 고마운 정류장이었다. 나..
해파랑길 10코스는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와 읍천항을 지나 나아 해수욕장에서 경로를 끝낸다. 10코스의 종점이자 11코스의 시작점인 나아 해수욕장에서는 경주 시내버스로 월성 원자력 발전소를 우회하여 문무대왕릉에서 오후 걷기를 다시 시작한다. 규모가 큰 조형물이나 유적은 하늘에서 보아야 제맛이므로 주상절리 전망대에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무료입장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꼭대기 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정말 좋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읍천항 쪽으로 모습.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산책로도 보인다. 양남 주상절리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전망대 바로 앞에 있는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가 아닌가 싶다. 저것 또한 아래에서 보다는 전망대 위에서 감상을 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저 주상절리는 과연 파도에 ..
수렴 마을을 지난 해파랑길은 하서 해안과 양남 시장을 지나 하서항을 지나고 양남 주상 절리에 이른다. 해변 공원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우측으로는 몽돌과 모래가 섞인 해변이 길게 펼쳐져 있고 좌측으로는 솔밭에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남면의 원래 이름이 서촌이었는데 서촌의 아래쪽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하서리라고 불렸다는 유래가 있다. 양남면 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는 양남면의 중심지이다. 하서 해안 공원에 세워진 6.25 참전 유공자 명예 선양비. 경주 및 포항 지역 곳곳에 선양비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세운 것들이 많은데, 선양비가 무슨 뜻일까 했다. 선양(宣揚)이란 말의 뜻은 "널리 떨치게 하는 것"이란 정의를 보니 국위 선양에 쓰이던 그 선양이구나 하며 이해가 되었다. 하서 해변을 쭉 이어서..
경상북도 경주시로 접어든 해파랑길은 관성 솔밭 해변을 지나 수렴항으로 향한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라는 의미의 지경항에서 길은 사유지로 인해 더 이상 해안길로 가지 못하고 31번 국도를 따라 도로변 산책길을 걸어야 한다. 바로 앞의 관성 솔밭 해변 안내판과 함께 5km 앞의 양남 주상 절리 안내판도 길가에 커다랗게 세워 놓았다. 대기업 휴양소가 자리 잡고 있는 해변도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도로변 길이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바로 다시 올라가는데, 그 샛길 중간에 놓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이다. 흠칫 혹시 나는 생각 없이 몸이 가는 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사작인데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숲 속에서 생각 중인 사람을 떠올린다면 작품을 이곳에 가져다 놓은 사람의 의도는 충분히..
이번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해파랑길 10코스와 11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11코스 초반부는 원자력 발전소 지역을 우회하기 위해서 버스로 터널을 통과하여 문무 대왕릉 해변에서 11코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10코스 13.7Km 중에서 어제 조금 걸었던 1.5Km 정도를 빼고, 11코스 17.1Km 중에서 버스 이동 구간 5km 정도를 빼더라도 24km가 넘는 긴 여정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정자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은 신명 해변을 거쳐 울산시를 넘어 경주시 지경리에 이른다. 계속 해변을 걷는 길이다. 어제는 저녁에 해가 진후에 도착해서 화려한 건물들의 불빛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평화롭고 화창한 날씨가 먼길을 떠날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듯하다. 어제 걸었던 강동 누리길, 강동 사..
우가산 정상을 지나면 강동 사랑길의 부부 사랑길을 따라 제전항으로 내려가서 정자항에서 9코스를 마무리한다. "해양남과 육양녀"라는 이름의 장소. 보통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해풍이 불고,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육풍이 부는데, 산 능선인 이곳에서 자연스레 바다 바람과 육지 바람이 만나는 곳이란 이야기를 만들어 낸 모양이다. 이곳은 강동 사랑길 중의 4구간인 부부의 길과 3구간인 연인의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옥녀봉으로 가면 3구간, 강동 축구장 쪽으로 가면 4구간이다. 중간 아래로 내려가면 3구간과 4구간이 같이 가는 길이다. 이름하여 옹녀로와 강쇠로. 해파랑길은 이 길을 따라 내려간다. 19금 영화에서나 나왔던 주인공의 이름으로 길이름을 붙이다니, 옹녀로, 강쇠로 뭐야! 지자체가 짓궂은가? 하..
울산시 동구에서 북구로 진입한 해파랑길은 어물항, 당사항을 거쳐서 우가산을 오른다. 9코스의 마지막 고비이다. 우가산을 오르는 길에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터키 팀의 훈련장이었던 강동 축구장도 지난다. 구암 마을에서 당사 마을까지 이어진 강동 누리길 산책로를 걷는 시간은 발아래로 몽돌 해변의 환상적인 소리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물고기 모양의 등대를 설치한 어물항의 모습이다. 이곳의 지명인 어물(於勿)동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두식 표기라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훨씬 이전부터 어물이라 불린 모양이다. 어물동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물고기 모양 등대가 상징하듯 "어물", 즉 물고기가 많이 잡혀서 그런 모양이다고 상상을 했지만 알고 보니 마을 서쪽의 산세가 길게 늘어져 있는 모..
봉대산에서 내려온 해파랑길은 주전 해변을 걷는다. 주전 해변을 지나면 울산 동구 주전동에서 북구 어물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봉대산을 내려오면 만나는 것은 주전 가족 휴양지 캠핑장이다. 캠핑에는 겨울이 없는 모양이다. 캠핑장 앞으로는 작지만 해수욕이 가능한 작은 몽돌 해안이 있다. 해안 중앙으로는 주천천이 내려온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바람맞으며 동해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분들이 부러워지곤 한다. 딴생각 없이 낚시를 던지고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는 맛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동네 분들이 시리 바위라 부르는 곳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시루 모양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조형물은 제를 지내던 제당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제당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조형물을 세운 것이라 한다. 주전항으로 가는 길에..
해파랑길 9코스는 남목 생활 공원 끝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해 봉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남목마성 근처를 지난 다음부터는 능선을 타고 완만한 길을 걷다가 내리막 길을 통해 주전 해변으로 내려간다. 봉대산 정산까지는 가지 않는다. 남목 생활 공원 끝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해 봉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주전 몽돌 해변까지 5.3Km를 가면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의 절반 정도에 이른다. 남목 역사 누리길의 남목마성 표지판. 제주 올레길의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간세 표지판과 많이 닮았다. 색상과 함께 머리를 뒤로 하고 꼬리를 붙인 정도의 차이점이 있다. 처음에는 쾌적한 계단 산책길을 통해서 급격히 고도를 높인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레 몸에 땀이 베인다. 오르막 길을 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