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중간 지점인 칭티엔강(擎天崗)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양명산 버스 터미널을 거쳐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양명산 버스 터미널에서는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이런저런 과일들을 팔고 계셨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금귤이라 부르는 작은 귤모양의 과일을 한 봉지 구입해서 이틀간 맛있는 간식으로 먹었다. 이곳에서는 진짜오(金棗)라고 부른다는데 설탕 절임한 모양을 보니 중동의 말린 대추야자를 보는 것 같았다. 아무튼 긴 시간 버스를 타고 스린 야시장이 있는 MRT 진티안역 앞에서 하차하니 독특한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臺北表演藝術中心)의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낮에 보니 더욱 특이하다. 스린 야시장의 낮 풍경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대충 골목을 돌아다녀 보았는데 오후 3시를 바라보는 시간이니 문을 연 ..
칠성산을 내려온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는 렁수이컹(冷水坑)을 거쳐서 칭티엔강(擎天崗)으로 향한다.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길이다. 몽환호(夢幻湖) 갈림길에서 렁수이컹(冷水坑) 쪽으로 이동하면 바로 칠성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전망대(七星山登山口觀景台)를 만날 수 있다. 이곳도 전망이 참 좋은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구름 속에 있어서 도통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칠성산 입구 전망대를 지나서 150여 미터 내리막 계단을 내려가면 렁수이컹 방문자 센터(冷水坑, Lengshuikeng Visitor Center)에 닿는다. 이제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에 발걸음이 가볍다. 렁수이컹 계곡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지만 역시 구름 속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산 허리를 감싸고 내려간다. ..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는 칠성산(七星山, 1,120m) 주봉을 넘어서 렁수이컹(冷水坑)을 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칠성산 주봉이 1,100 미터가 넘는 높이이지만 샤오유컹(小油坑) 주차장이 고도 9백 미터 정도 이므로 아주 힘든 코스는 아니다. 샤오유컹(小油坑) 주차장을 떠나서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시작점인 칠성산 오르기를 시작한다. 주위는 구름 속에 있는 것처럼 안개가 자욱하지만 어차피 숲길을 걸어가므로 습기 가득 머금은 숲 속 계단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산행을 시작하는 지역에는 희한하게 조릿대 숲이 많은 편인데 이곳도 키 큰 조릿대 숲이 산행을 시작하는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준다. 국립공원 지역답게 길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표지판도 잘 마련되어 있다. 샤오유컹(小油坑) 주차장..
아들과 떠난 지난 대만 1차 여행의 시작은 때마침 내린 폭설 때문에 공항 접근조차 어려웠지만 여행 내내 화창한 날씨는 한국 출발의 어려움과 차가운 날씨를 잊게 했다. 그리고 3일 이상 대만을 여행하는 자유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숙박바우처에 당첨이 된다면 한번 더 대만에 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2025년 1월 이제 그것을 실현하러 간다.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서 숙소는 후보만 알아두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 시작도 눈발이 날리기는 했지만 지난번 여행의 폭설은 아니었고 여행을 환송하는 하늘의 축하와도 같았다. 지난번 여행 때는 타이거 에어를 이용했으나 시간을 조금 당겨서 이번에는 스쿠트에어를 이용한다. 타이베이에 들렀다가 싱가포르까지 가는 특이한 항공편이었다. 물론 싱가포르까지 가는 승객들은 타이베이..
대만 1차 여행의 마지막날 마지막 여정인 주말 꽃시장과 옥시장으로 진입한다. 타이베이 시내를 남북으로 가르는 고가도로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규모가 엄청나다. 향긋한 꽃 향기도 좋지만 각양각색의 꽃과 다육이, 모종, 화분 등을 보는 눈 호강도 좋다. 엄청난 규모의 꽃시장인 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북적이는 야시장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사실 이곳은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공간이다. 주차 요금 정산기가 이곳의 원래 용도가 주차장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상부를 지나는 고속도로 이름이 건국고가교이기 때문에 이곳 꽃시장의 이름도 건국 주말 꽃시장(建國假日花市)이다. 기본적으로 농가나 묘목 생산자가 이곳에서 장사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계절은 12월인데 이곳은 우리나라 봄 재래시장 분위기이다..
타이난에 있는 국립 역사박물관을 국립 대만 박물관 바우처로 잘못 구입한 덕분에 국립 대만 박물관과 타이베이 국립 역사박물관을 차례로 방문했던 우리는 인근을 지나다가 우연히 발견한 타이베이 식물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이다. 오전 일정 중에 제일 좋았다. 그것도 무료입장이었다. 입구에 놓인 안내서를 집어 들고 박물관을 다니며 쉬지 못한 목을 축이기 위해 자판기에서 음료수 2개를 20 NTD에 구입해서 우거진 숲길로 들어간다. 12월 첫날 화창한 가을 날씨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타이베이 식물원을 걸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숲 속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양한 생강 품종들을 키우고 있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식물원의 규모가 작지 않고 식물원은 계획한 여정도 아니므로..
1차 대만 여행의 마지막 날 여정은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이다. 국립 대만 박물관 티켓으로 한국에서 구입한 바우처가 국립 대만 박물관 것이 아니라 국립 역사박물관 바우처이어서 현금으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갔는데 지금 향하고 있는 국립 역사박물관도 그 바우처의 대상이 아닌 것을 모르고 그냥 걷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여행의 재미는 예상치 못한 것에서 큰 것이 나오는 법, 국립 역사박물관을 찾아가는 길에서도 다양한 이야기와 만남이 있었다. 대만의 총통부 건물을 지난다. 일제강점기 대만 총독부로 지어진 건물이다. 우리나라에도 조선총독부 건물로 이용하던 중앙청 건물이 있었다. 5.16 쿠데타나 12.12 군사반란 때만 해도 무장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던 바로 그 자리이다. 한국 전쟁 때는 서울 수복의 상징적..
1차 대만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대만 여행을 준비하며 비가 많이 온다는 이야기에 우산도 준비하고 판초 우의도 가져왔지만 한 번도 사용한 일이었을 정도로 여행 내내 화창한 날이 이어졌다. 대만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도 화창한 날씨에 마음이 상쾌하다. 오늘 조식은 숙소에서 첫 일정인 국립대만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노채수전포(老蔡水煎包 漢口店)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멀리 국립대만박물관도 보이고 일요일 아침인데도 가게 앞은 만두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만두 세 종류를 두 개씩 시키고 밀크 티 두 개를 시켜서 160 NTD를 지불했다. 매장 안에서 먹어도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방식이 특이했다. 위에는 촉촉한 찐만두 모양인데 만두 바닥은 오븐이나 화덕에 구워낸 모양새다...
내일이면 12월로 넘어가는 대만 타이베이 11월의 마지막 밤 풍경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이다. 루이팡을 거쳐서 지우펀과 황금 박물관을 다녀온 대만 3일 차 밤에도 야시장행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닝샤 야시장(寧夏夜市)으로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므로 타이베이 시내를 활보하며 야시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많이 사용하는 타이베이 메인역의 M3, M4 출구 반대편으로 오니 메인역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유동인구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차역인 서울역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많다. MRT 뿐만 아니라 일반 기차도 모두 지하화 했으니 이곳은 거대한 지하 도시 맞다. 직진하면 닝샤 야시장이라는 표식도 등장했다. 타이베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가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길을 이어간다. 화..
그야말로 다이내믹했던 황금 폭포 트레킹을 마치고 이제 인양하이 해변으로 나간다. 이 근처로 다양한 산행 경로가 있다 보니 우리가 걸을 때는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산행족도 만날 수 있었다. 황금 폭포를 내려온 물은 세찬 물줄기로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데 하천 전체가 노랗다. 예전에 톡 쏘는 탄산과 철분 맛이 독특한 설악산 오색약수터 인근 하천이 철분으로 색이 달랐던 것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곳에 비할바가 아니다. 황금 하천이라고 이름 붙여도 누구 하나 시비걸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다리를 통해 계곡을 건너는데 색이 장난이 아니다. 황금 계곡이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다. 황금 계곡의 그림을 동영상으로 남겨본다. 어찌 보면 평범했을 황금 폭포와 황금 계곡 걷기는 옛 카이블카 철로길을 내려오면서 전혀 예상치..
황금 박물관 관람을 끝낸 우리는 원래는 박물관을 다시 나가서 도로를 따라 황금 폭포로 가는 계획이었지만 지도앱을 보니 산책길을 포함하여 조금 더 짧은 경로를 통해서 황금 폭포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는 없었지만 모험을 해보기로 한다. 황금 박물관 끝자락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특이하게 생긴 바위 봉우리가 있는데 이름하여 차주전자산(茶壺山, Teapot Mountain)이다. 신기할 정도로 차주전자와 닮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물관 관람을 끝내면 왔던 길을 되돌아서 나가지만 우리는 박물관 끝자락에서 이어진 산책로를 통해서 황금 폭포를 찾아 나선다. 황금박물관 내부의 전시관을 들어가지 않는 다면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주변 관람은 무료로 가능하다. 실제로 전시관에 들어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