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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산에서 내려온 해파랑길은 주전 해변을 걷는다. 주전 해변을 지나면 울산 동구 주전동에서 북구 어물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봉대산을 내려오면 만나는 것은 주전 가족 휴양지 캠핑장이다. 캠핑에는 겨울이 없는 모양이다.

 

캠핑장 앞으로는 작지만 해수욕이 가능한 작은 몽돌 해안이 있다.  해안 중앙으로는 주천천이 내려온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바람맞으며 동해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분들이 부러워지곤 한다. 딴생각 없이 낚시를 던지고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는 맛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동네 분들이 시리 바위라 부르는 곳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시루 모양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조형물은 제를 지내던 제당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제당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조형물을 세운 것이라 한다.

 

주전항으로 가는 길에는 방파제와 함께 있는 미니 포구를 연속해서 만날 수 있다. 물론 작은 포구 뒤로 자연산 횟집들이 있는 것을 보면 횟집 전용 포구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주전항 직전에 있는 포구는 작지만 큰불항이라 이름도 있다.

 

처음에는 무슨 중개사 사무실이 아닌가 싶었다. 매물처럼 보였던 것은 가까이 가서 보니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며느리인 작가가 치매를 앓으시는 시어머니를 모시며 사신다고 한다. 

 

주전항에 도착했다. 주전 마을의 주전(朱田)은 땅이 붉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빨간 삼층 석탑 모양의 등대가 이채롭다. 주전항의 벽화에는 이곳의 특산물인 돌미역 모양이 새겨져 있다.

 

멍하니 낚시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때마침 한 마리 낚아 올리는 모습을 보니 와우!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주전 몽돌 해변에 도착했다. 1.5Km에 이르는 해안으로 오밀조밀한 몽돌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는 환상적인 해수욕장이다. 지금까지 여러 해수욕장을 다녀보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 아닌가 싶다. 오후 3시가 넘어가는 시간임에도 해가 뉘엿뉘엿 지는지 서늘해 보인다.

 

주전 몽돌 해안의 또 다른 특색은 선돌바위, 노랑바위, 가는 골 바위 등 중간중간에 개성 있는 바위들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로 오밀조밀 예쁜 몽돌이다. 몽돌은 오랜 세월 파도에 이리저리 밀리며 둥글둥글한 모양이 되었을 텐데, 생각해 보면 마치 우리네 인생과 같다. 때로는 폭풍우가 몰아치며 큰 바위가 깨지는 큰 아픔도 있고,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파도가 돌을 이리저리 굴려내듯 매일의 삶의 무게는 나를 이리저리 굴려댄다. 그렇지만 파도가 몽돌을 스치고 지나가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하면서도 환상적인 소리를 만들어 내듯 우리네 삶도 희로애락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작은 몽돌이 모래가 되듯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먼지와 같은 흔적만을 남기고 떠나고 싶다.

 

몽돌 해수욕장이지만 돌이 커서 자갈밭의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니라 아주 고운 몽돌이라 알이 큰 모래밭을 걷는 오묘한 느낌이다.

 

몽돌도 예쁘지만 몽돌 해안의 매력은 소리다. 파도가 들어오고 나가면서 돌이 구르는 소리, 돌 사이로 물이 지나가면 내는 소리들이 어우러져 장소마다 독특한 소리가 난다.

 

멀리 당사항과 오늘 고비가 될 우가산이 눈에 들어온다.

 

노랑바위 주위로는 몽돌의 크기가 큰 것들이 많다. 몽돌 해변에 텐트를 치고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길 쪽으로는 무료 공영 주차장도 넉넉해서 자동차로 유랑을 와도 좋겠다 싶었다.

 

주전 해변이 끝나는 지점에서 해파랑길은 잠시 도로변으로 나와서 운곡천을 건너는 작은 다리를 지나 구암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까지 도로변을 걸어야 한다. 2019년에 울산 북구에서는 이곳 구암 마을부터 당사 마을까지 1.3Km에 이르는 해안 산책길을 조성했는데 표지석에서 해안으로 나가 잘 포장된 산책길을 걷는다. 이름하여 강동 누리길이다. 운곡천을 경계선으로 울산 동구 주전동과 북구 어물동이 나뉜다.

 

산책길 초입에 있는 소라 벤치. 수많은 사람들의 포토존이었을 것이다.

 

"몽돌 소리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해안 마을길. 파도가 세찬지 몽돌이 중간중간 불규칙하게 모여 있다. 그만큼 소리 또한 독특하다.

 

몽돌 소리길 곳곳에는 바다로 내려가 직접 몽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밀려왔다가 돌아 나가는 파도가 몽돌을 만나서는 하얗게 부서지면 노래를 부른다. 촤라락, 촤라락! 그 어떤 언어로 이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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