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판에서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들에게 돼지 감자 만큼 천덕꾸러기는 없나 봅니다. 천연 인슐린이라고 당뇨에 좋다고 하고 변비나 체지방 분해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하니 한번 심어 볼까해서 가격을 여쭈어 보면 "뭐하러 이런걸 심어!"하는 타박만 듣기 마련입니다. 그러다가 작년 가을 얻어온 돼지 감자를 일부는 채썰어서 말리고 남은것은 나면 좋고 안나면 할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두엄 옆에 묻어 두었는데 근처에 심은 호박 줄기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가 키가 3미터 가량 높이 올라간것 같습니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이 가을에 꽃봉오리를 이쁘게 보여 줍니다.감자도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는 하지만 돼지 감자 만큼은 아닙니다. 국화과의 다년생 식물이니만큼 꽃 또한 국화 비슷합니다. 줄기는 해바라기와 비슷한..
가을이 온것을 눈으로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꽃, 코스모스입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하는 왈츠의 리듬을 타는 듯한 가요가 콧노래로 저절로 흘러 나옵니다.누렇게 고개 숙인 벼에게서 삶의 고뇌와 성숙을 배운다면 코스모스를 만나면 모든 것을 잊고 하늘을 날을것 같은 감상에 젖게 합니다. "우주"라는 코스모스(Cosmos) 꽃의 우리말 이름은 "살사리 꽃"이라 합니다. 해바라기, 토끼풀 처럼 우리말 "살사리꽃"이 있음에도 코스모스라는 외래어가 몸에 익숙해진 현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몸에 감성적인 단어로 배여진 "코스모스"도 좋고 바람에 살랑이는 "살사리꽃"도 좋습니다. 연분홍빛 코스모스 꽃잎과 높고 푸른 가을 하늘 배경 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은 없죠. 세상 삶의 모든 시름을 우주로 날려 보낼..
"저건 무슨 꽃이지?" 거대한 몸체에 비하면 꽃이 그렇게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군락으로 피어난 연분홍빛 꽃 무더기에 대한 호기심에 무작정 셔터를 눌러 보았습니다. 울금 잎도 아니고 저런 잎은 담배가 맞는것 같기는 한데 조금 작은듯 하기도 하고, 잎을 재배하는 담배를 저렇게 잎은 따지 않고 꽃까지 피웠을까?하는 의구심에 여러 사이트를 뒤져 보았지만 꽃은 분명 "담배의 꽃"이었습니다. 1~2미터까지 키가 큰다고 하니 키로도 담배가 아닐 이유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왜 저렇게 방치하고 있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담배 재배 과정을 보면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는 담배는 비닐하우스에서 모종을 키우고 본밭에서도 비닐 피복을 하여 옮겨 심을 뿐만아니라 꽃대가 올라올 즈음이면 순지르기를 해서 꽃이나 열매로 갈 영양분이 잎으..
피부에 느껴지는 온도의 변화, 곧 촉각으로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면 눈안으로 들어오는 색의 변화, 곧 시각으로 계절을 인식할 수 있음도 사람에게는 큰 축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풍"으로 대표되는 가을의 색이 있지만 가을은 "열매"의 계절입니다. 사람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한해의 열매를 위해 힘을 다하는 계절이죠. 식물들에게도 가을은 자신들의 존재를 열매를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내는 시기입니다. 낙상홍 나무 입니다. 감탕나무과의 활엽 관목인 낙상홍은 서리가 내려 잎이 모두 져도 빨간 열매가 남아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노각나무의 열매입니다. 마치 꽃봉우리처럼 보이지만 10월이면 5각형으로 익습니다. "조신하게 피는 노각나무 꽃" 참조. 때죽나무 열매입니다. 때죽나무는 꽃도 이쁘지만 열..
지난해 가을 걷이가 끝난 논을 가로지르는 지방도 양쪽에 채 1미터도 되지 않는 가느다란 묘목을 막대기 하나를 지주대 삼아 심는 장면을 목격한 적인 있습니다. 이 넓은 들판에 저렇게 대충 심어 놓으면 과연 살아날까? 이건 완전히 예산 낭비 아니야? 봄이 되면 농사 짓는 분들이 제초제 뿌려가며 콩을 심을텐데 과연 저 묘목이 살아날 수 있을까? 했습니다. 그렇지만 1년 후의 들판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무궁화 가로수길로 변했습니다. 누렇게 익은 벼와 꼬투리를 꽉꽉 채우고 있는 초록빛 콩밭을 배경으로 지방도를 지나는 운전자에게 나라꽃 무궁화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무궁화 품종이 배달계, 백단심계, 적단심계, 청단심계, 자단심계, 아사달계 등이지만 역시 붉은 빛이 도는 무궁화가 가장 화려합니다. 5장의..
건조하고 약간 시원한 느낌의 가을 바람이 불기시작하면 무성했던 콩 잎은 그야말로 추풍낙엽(秋風落葉)을 실감하게 합니다. 무성했던 잎사귀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면서 여름 내내 키워 왔던 콩 꼬투리를 풍성하게 뽐냅니다.그 대열에 함께하는 존재 중에 하나가 동부콩입니다. 양대, 강두, 장두등으로도 불리는 동부는 1년생 덩굴 식물이기는 하지만 키가 30~40센터 정도 자랄때 까지는 덩굴은 잘 보이지 않고 일반 콩처럼 크다가 덩굴손이 나오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감아올리며 무성한 덩굴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다 한 여름이면 위의 그림과 같은 연보라빛의 꽃을 피우고 기다란 꼬투리를 통해서 열매를 조금씩 맺어 갑니다. 동부콩을 몇년간 심어보니 이른 봄에 심지 않아도 천천히 서너개씩 직파하..
블로그에 구글 광고를 붙인지 1년여가 지나가면서 수익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수익을 수령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평소 접하지 않은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대부분은 생전 처음 하는 일이었죠) 여러가지 시행 착오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는 분들을 위해서 메모를 남겨둡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SC 제일은행(https://www.standardchartered.co.kr/)에서 외화 보통 예금 통장을 개설하고 수익금을 계좌로 받으면 수수료없이 간편하게 수익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타 은행과 달리 SC 제일은행은 외화 소액에(300달러 미만) 대해서는 수수료 없이 외화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환전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월 수..
알면 알수록 이 세상의 수 많은 생명체들은 그저 그런 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 산책길에 몇일동안 "이건뭔가? 이상하다... 저건 병이 든건가? 아니면 무슨 열매인가?"를 생각하다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카메라로 증거를 수집하여 정체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을 뒤지다가 모양은 다르지만 나무의 잎 모양이 비슷한 한 장의 사진을 찾아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아뿔사 정체는 바로 "목련"이었습니다. "목련 열매"로 검색해 보니 보기에 민망한 사진도 한둘이 아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목련의 열매는 한 나무에서도 모양이 모두 제각각으로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여인이 곱게 차려입은 한복과 같은 연분홍빛 열매는 무슨 구름과자 같기도 하고 빵 같기도 하지만 실상 여러 씨앗을 감싸고 있는 종피입니다. 껍..
연일 폭염특보에 푹푹찌는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절은 변함없이 흘러서 가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들판에서는 올해는 해가 좋아서 추석이 아직인데 벼 수확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열대야에 들척이다 선풍기를 부여잡던 새벽도 조금씩 없어지고 깊은 잠을 이루는 날이 제법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홀경의 산책길을 만드는 때죽나무"에서 다루었던 적이 있지만 봄의 절정에 피어나는 때죽나무 꽃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그 꽃이 지고난 자리에 매달린 열매 또한 꽃에 비할바가 아닐만큼 이쁩니다. 앙증맞은 크기의 동그란 열매에는 기다란 꼬리가 달려있어서 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던 펜싱 경기의 펜싱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열매에는 독성이 있어서 물고기가 기절할 정도라 합니다. 죽이지 않고 기절시키는 ..
일년중 가장 뜨거운 7월부터 약 백일간 붉은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습니다. "배롱나무", "백일홍 나무"를 빠르게 읽으면 "배롱나무"라 발음 되는것 같네요. 화려한 봄꽃들이 모두 지고 진한 녹음이 한창인 계절에 붉은 꽃을 백일 동안이나 보여준다니 참 고마운 나무입니다. 그렇지만 꽃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연하고 작은 꽃들이 원추형으로 모여 있어서 각각의 꽃이 백일 동안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꽃 하나 하나는 쉽게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직 열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차례로 꽃을 피우기 때문에 백일동안 꽃이 있는것 처럼 보이는게지요. 평소 많이 들었던 "백일홍"은 나무가 아니라 화초를 지칭하고 배롱나무는 작은 교목입니다. 어떤 꽃은 지고 있고 어떤 꽃은 활짝 한창이고 어떤 ..
찌는 듯한 폭염이 한창인 8월, 봄에 핀다는 죽단화(Kerria japonica)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온통 노란색 겹꽃이 풍성한 죽단화는 더운 나라에서나 볼법한 이국적 자태로 온세상을 뒤덮은 무더위를 잊게 합니다. 톱니 모양의 잎을 가진 죽단화는 줄기와 잎 모양으로는 황매화(黃梅花)와 다를바 없고 꽃의 색깔도 노란색이어서 사람들간에 혼동이 있기는 하지만 황매화는 노란 매화라는 이름 처럼 꽃잎이 5장이고 죽단화는 풍성한 겹꽃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란색 꽃외에도 황매화와 죽단화는 장미과의 관목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겹황매화, 죽도화라고도 부르는 죽단화는 이름은 한자에서 온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죽단화를 지칭하는 한자는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특이한 꽃 만큼이나 이름에도 사연이 있어 보입니..
작년 시장에서 2천원에 한두포기 사다가 빗물받이 통에 넣어둔 부레옥잠에게서 선물같은 꽃을 본것 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겨울나기였습니다. 한겨울 빗물받이통은 이삼십센티까지 얼기 때문에 부레옥잠이 겨울을 무사히 날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얼지 않도록 베란다로 가져온것 까지 좋았는데 겨울을 끝냈다 싶은 2월쯤 되니 양분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온도 관리가 문제 였는지 하나둘씩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리가 끝났다 싶을 무렵에는 줄기가 대부분 누렇게 죽어버리고 초록 빛을 띈 부분은 줄기 밑둥 조금이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빗물받이 통에 넣어 두었는데 몇주 지나보니 누렇게 변한 줄기 에서 아주 작은 싹이 돋아 나왔습니다.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 작은 싹 하나가 위의 그림처럼 새끼를 쳐서 빗물받..
아파트 단지의 조경은 양지와 음지, 넓은 화단이나 울타리를 막론하고 곳곳에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습니다. 큰 나무가 있어 그늘진 곳에는 흙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런 그늘진 곳에 심어진 식물이 있습니다. 겨울에도 푸른 잎이 있어 이건 무슨 조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식물인데 8월 한여름 꽃을 피우니 그 정체를 새롭게 알게 되네요.올망 졸망한 보라색 꽃을 피운 식물의 정체는 바로 "맥문동(麥門冬)"입니다. 맥이 보리 맥(麥)자로 뿌리가 보리류와 유사하고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가지고 있는 여러해살이 풀이라는데서 맥문동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백합과의 식물로 뿌리를 한약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햇빛에 비추인 맥문동의 꽃 빛깔은 "영롱하다"가 가장 적절할것 같습니다. 구석 공간, 그늘진 곳에서 조용히 ..
"회화나무와 아카시나무 구분하기"를 포스팅할 무렵에는 봄이었는데 드디어 아카시와 비슷하지만 아카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회화나무의 존재감을 제대로 느낄수 있는 계절이 돌아 왔습니다. 매일 폭염 주의보가 쏟아지는 8월, 한 여름입니다. 약간 노르스름한 색이 도는 하얀 꽃무더기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굵은 비라도 내리면 길 바닥은 떨어진 꽃잎 천지입니다. 이 꽃이 지면 나무에는 울퉁 불퉁한 콩깍지처럼 생긴 열매를 매달겠지요.아카시 만큼 꽃 향기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한여름의 회화나무는 풍성한 초록잎과 큰 키 때문에 시원한 나무 그늘로는 최고입니다. 회화 나무의 꽃은 괴화, 열매는 괴실이라해서 약용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괴화, 괴실, 괴자수 등에 쓰이는 한자 槐(괴)자는 괴물이나 괴수등에 쓰이는 ..
푹푹찌는 찜통더위와 폭염, 진득한 비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여름입니다. 코를 간질이며 눈을 즐겁게 하던 봄꽃들도 모두 지나간 자리에 그 누구도 심지 않은 것 같은 길가에서 눈길을 휘어잡는 나무가 있습니다. 부채 둘레에 분홍색 깃털을 장식한 부채를 들고 부채춤을 추는 듯 화려한 꽃을 피운 나무입니다. 암컷의 선택을 받기위해 화려한 깃털을 꾸미는 새처럼 온 나무를 장식한 꽃은 정말로 독특합니다. 잎을 보면 아카시의 축소판처럼 보이는데 아카시나 회화나무처럼 콩과 식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름은 자귀나무인데 아카시나 회화나무의 경우에는 잎이 마주나다가 맨끝에는 잎이 하나만 있는 것에 반해 자귀나무는 맨끝까지 짝을 이룹니다. 이 잎들이 낮에는 햇빛을 잘 받기 위해 펴있지만 밤에는 접히기 때문에 "합환목,..
7월초 산책길에서 만난 아주 작은꽃. 정체가 무엇일까 궁금해서 사진을 찍고 구글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관목", "잎끝이 뾰족함", "타원형이고 톱니 모양의 잎", "마주나기", "보라색 꽃" 등의 단서와 사진 이미지 파일을 가지고 이런 저런 방법을 총동원했지만 찾지 못하다가 드디어 비슷한 꽃모양의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작살나무".이름은 "작살나무"로 험악하지만 가지가 원가지에서 마주보기로 나면서 삼지창 같은 작살모양을 이루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학명은 Callicarpa japonica이고 영어 이름은 Beauty Berry라 하는데 동글동글한 예쁜 열매가 달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열매가 달렸다면 나무의 정체가 분명하겠지만 산책로 한 귀통이에 아주 작게 핀 작살나무 ..
출근길에 노르스름한 작은 꽃들이 나무를 화사하게 수놓고 있는 나무가 있길래 오늘 점심에는 저곳으로 꼭 산책을 나가야지! 하고 결심을 했더랍니다. 물론 결심대로 산책을 했고, 몇장의 사진을 담아와서 구글 이미지 검색과 나무잎의 특성과 꽃의 특성을 이용해서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는 나무의 정체 앞에서 그냥 포기할까! 하는 찰나 비슷한 꽃모양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곧장 이미지가 있는 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꽃도 맞고, 잎도 맞고 이름은 바로 모감주나무(Koelreuteria paniculata) 였습니다. 나무 열매로 스님들의 염주를 만든다고 해서 염주 나무라 불리기도 한답니다. 무환자(無患子) 나무과로 단풍나무나 칠엽수등이 속해 있습니다. 꽈리 모양의 열매속에 검고 윤기나는 동그란 3..
꽃을 찾아 나무의 이름을 알아가던 지금까지의 행태에서 수피(나무 껍질)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나무를 만난 것은 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변화를 가져올 듯 합니다. 남성이 여성의 얼굴만을 바라보는 어리석음에서 벗어 났다고나 할까요? 나무도 사람처럼 꽃, 잎, 수피, 열매, 자라는 모양 등등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노각나무는 무엇보다 수피로 자신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나무 껍질이 거칠게 갈라진 다른 나무와 비교해 보면 매끈한 나 무 껍질 때문에 "비단 나무"라 불리기도 한것이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이 노각나무의 껍질이나 잔가지, 뿌리를 달여 먹거나 고로쇠처럼 수액을 받아 먹으면 혈액 순환에 효험이 있다며 약용으로 이용하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노각나무를 만나게 해준 향기로..
절기가 일이 계속 이어져 일을 끝을 잊는다는 망종을 지나서 하지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지 감자를 캐고 콩을 파종하고, 마늘을 캐고 나면 소소하게 일은 있겠지만 추수때까지 잠시 여유가 있겠지요? 논농사도 모내기를 하고 나면 추수때까지 한시름 놓습니다. 모내기를 끝내고 밀과 보리 탈곡이 끝나면 한가지 해줄 일이 있습니다. 탈곡후 남은 밀짚과 보리짚을 썰어서 논에 넣어주는 것입니다.밀짚과 보리짚은 볏짚 만큼 부들부들하지 않아서 마을 분들을 보면 그냥 태워 버리거나 활용을 잘 해도 멀칭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모작 논농사에서 탈곡후 남은 밀짚과 보리짚을 썰어서 논에 넣어주면 잡초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물을 깊이 대고 가벼워서 둥둥뜨는 밀짚과 보리짚이 햇빛을 가려주니까 잡초가 발아할 환경이 최소화..
봄꽃의 향연이 모두 끝나고 아카시 꽃 향기도 떠나고 밤꽃도 마무리 되어 가는 계절, 매일 매일 내리쬐는 뙤약볕은 이제 뜨껍기만한 여름을 지내야 하는가? 하는 한숨을 자아냅니다.모든 향기가 떠난 줄로만 알았습니다. 이름모를 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작고 노르스름하면서도 하얀 꽃이 나무를 덮었습니다. 향기는 정말 좋습니다. 그러니 벌도 모여들겠지요.잎에 톱니 모양이 있고 비슷한 모양의 꽃을 피우는 나무로 피나무, 뽕잎피나무, 염주나무등이 있었는데 가장 근접한 것을 찾아보니 뽕잎피나무로 보입니다. 모두 피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들로 피나무속(Tilia)에 속하는 나무들로는 피나무, 털피나무, 섬피나무, 뽕잎피나무, 연밥피나무, 찰피나무, 웅기피나무, 염주나무, 개염주나무, 보리자나무등이 있다고 합니다.피나무는 위로 ..
지방 출장길에 읽을 책을 하나 골랐다. 기독교 서적은 저자들의 주관적인 시각이 성경에 비해 너무 식상하고, 건강 관련 책을 읽자니 사전식이라 지루하고 약간 미신적인 면이 없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기술 서적에 머리를 파 묻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얼마전 옆지기가 아름다운가게에서 구입한 "나를 훔쳐라"가 눈에 들어 왔다. 저자 박성원을 알고 있을 정도의 문학에 조예가 깊은 수준이 아니었지만 "나를 훔쳐라"는 강렬한 제목이 여행길의 동반자로 삼기에 충분했다."나를 훔쳐라"는 소설의 제목은 아니고 여러 소설을 하나로 묶은 소설집이다. "댈러웨이의 창, 중심성맥락망막염, 이상한 가역 반응, 실마리, 런어웨이 프로세스, 호라지좆, 왈가닥 류씨"의 소설들로 구성했는데, 모두 "나"를 돌아보게 하..
드디어 한해 농사의 절정과도 같은 모내기입니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주식인 벼가 논에 심기우는 일이니 만큼 노동의 강도나 시간과는 무관하게 모내기를 앞두고는 항상 긴장감이 높아 집니다. 주변의 논들은 모두들 산파로 이앙기가 심지만 이모작 논 한마지기는 농사 초보 4인 가족이 천천히 모를 심어도 3~4시간이면 충분합니다.손 모내기를 위한 준비물입니다. 하얀 노끈에 빨간색 노끈으로 심을 위치를 표시한 못줄과 못줄을 띄울 간격을 조정할 대나무자입니다. 못줄은 땅에 박고 빼기 쉽도록 쇠기둥에 나무 조각을 덧 입혀서 줄을 감았습니다. 대나무자는 손가락 굵기의 대나무를 자른 것으로 중간에 공기가 있어서 간격을 띄울때 물에 떠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논에 못줄을 드리운 상태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위치에 모를 심으면서 ..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도 전에 연일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30도가 오르내리는 온도 때문에 아스팔트나 콘트리트 위에 조금이라도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히며 견디기 어려워 하지만 논 한마지기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는 마음에 여유를 주는 기분 좋은 일 입니다. 논에 심어 놓은 밀과 보리가 잘 익어가고, 모판에서 키우는 모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물론 마늘, 양파, 강낭콩, 고추, 해바라기등 심어 놓은 모든 작물에게도 좋은 일이지요.밀과 보리의 수확 시점이 곧 모내기 시점과 연결되기 때문에 밀/보리와 벼를 이모작하기 위해서는 가을에 밀/보리를 일찍 심어서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로 겨울을 나고 초여름 밀/보리가 잘 익어야 합니다. 올해는 해가 좋아서 잘 여물었습니다. 줄기가 노래지고 ..
기차 여행을 할 때면 항상 출발 직전에 하는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책을 읽을까?" 서재 앞에 서서 내 기억에 읽은 기억이 나지 않으면서도 여행에서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습니다. 누군가(아마도 내 옆지기이겠지요) 삼분의 일 쯤 읽다가 겉 표지로 읽은 부분을 접어서 표시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공저자인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번역자인 시인 류시화는 좋은 사람들의 좋은 이야기를 위한 안내자의 역할이기 때문에 책을 읽은 다음에 그들에 대한 이렇다할 인상은 남지 않습니다. 좋은 이야기들을 전해준 고마움 정도일까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사랑을 위한 수프,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수프, 배움과 가르침을 위한 수프, 가정과 가족을 위한 수프"라는 4가지..
인공 부화한지 일주일된 병아리들입니다.동네 어른으로부터 유정란 한판을 얻어서 기르던 닭이 낳았던 알과 함께 인공부화를 했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 받아온 달걀이 오골계 였다는 말씀......그동안 그 명성을 익히 들어 어렵더라도 한번 키우고 싶었는데 .....오호! 왠 횡재냐 싶었습니다.높이에 맞게 물통을 조절해 주었더니 너무도 잘 먹습니다. 백열등은 일단 어느 정도 클때까지 계속 켜줄 계획입니다. 5월말인데 새벽이면 오들 오들합니다.처음 시도한 자동 먹이 급여기도 그럭 저럭 그 쓸모를 하고 있습니다.잘 커야 할텐데.....처음에는 겁나 하더니 이제는 "이건 모야?"하며 가까이서 빤히 쳐다보기도 합니다.
자연은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참으로 무궁무궁하고 신기한 것이 많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만난 산딸나무는 일상에 무뎌진 몸의 감각을 시각 하나로 일 순간에 일깨웁니다. 누군가가 새벽에 인위적으로 매달아 놓은 것과 같은 바람개비들이 나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가운데에 동그란 압침을 박아 놓은듯한 하얀 바람개비들이 굵은 입맥을 가진 초록잎과 대비되어 그 모습이 더욱 또렷합니다.긴 꽃대를 올리기는 했지만 꽃과 같은 네장의 잎은 꽃은 아니고 꽃을 받쳐주는 꽃턱잎 또는 꽃받침이라 하네요. 이런것을 두고 "배보다 배꼽이 더크다"라고 하는 것인가요? 아무튼 진짜 꽃잎은 아니어도 이 바람개비를 타고 하늘을 나는 동화의 주인공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층층나무과로 가지가 옆으로 가지런하게 층..
향긋한 아카시 나무의 꽃 향기가 한참인 5월에 저희 동네에는 잎은 아카시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이 없는 나무들이 가로수로 쭉 늘어서 있습니다. 바로 회화(槐花)나무입니다. 좌측이 아카시 나무, 우측이 회화(槐花)나무입니다. 이런 잎 모양을 가진 나무로 선화삼이라고도 부르는 다릅나무와 주엽나무도 있지만 병충해가 적어 가로수로도 많이 식재하는 것은 회화 나무이므로 아카시와 회화나무를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대충 보아서는 어떤 나무인지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잎의 개수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두 나무의 잎을 따보았더니 회화나무는 11개, 아카시는 17개로 차이가 크게 나서 이것이 구별하는 방법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잎의 개수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회화나무는 7~17장, 아카시..
작년 병아리 부화가 실패하면서 닭의 대 이어가기는 실패하고 작년에 새로 들여온 병아리중에서도 일부만이 살아남고 그중에서도 암닭은 한마리 뿐이라 올해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재작년 만들어 놓은 부화기를 손 보아서 다시 인공부화를 시도하기로 했습니다.병아리 인공부화의 성공조건의 첫번째는 뭐니뭐니해도 좋은 유정란 확보입니다. 작년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면 암닭이 여러마리가 있었고 수닭이 한마리라 대부분 유정란이겠지! 했는데 의외로 무정란이 많았습니다. 닭을 잡을때 건강 상태를 보니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 닭을 키울때의 수닭은 주인을 쪼아댈 정도로 사나워서 그랬는지 암닭이 알을 품도록 하고 알도 100%부화 했는데, 순한 수닭으로 인한 실패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키우고 있는..
장미같기는 한데 꽃 모양도 다르고 잎도 장미처럼 두껍거나 반들반들하지 않아 이건 뭐지? 하며 카메라를 들이 대려는 찰나에 한마리 벌이 꽃에 날아들었습니다. 꽃이 워낙 커서 그런지 벌이 꽃에 푹 잠긴듯한 그림입니다.꽃을 찾아보니 말로만 듯던 해당화(海棠花)였습니다. 영어권에서는 Rosa rugosa나 wild Rugose Rose라고 합니다. 벌을 비롯한 온갖 곤충들이 날아들 정도로 해당화의 꽃은 향기가 좋아 향수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해당화를 연상하면 보통은 붉은색을 떠올리지만 위의 그림처럼 흰색도 있습니다. 해당화는 알고 보니 참 유용한 식물이었습니다. 잎은 차로 마시면 당뇨 예방 효과가 있고 뿌리는 치통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해당화를 매괴화(玫瑰花)라고도 부르면서 매괴근, 매괴로등의..
입하(立夏)가 지난지 일주일, 지금 들판은 거대한 호수로 바뀌었다가 초록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계절입니다.겨우내 잠자던 논에 물을 대고 트랙터 로터리로 흙을 잘게 부수어 모내기 준비를 하는 논에는 트랙터의 우렁찬 소리와 함께 관찰할 수 있는 특이한 모습이 하나 있습니다.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를 지키는 '새'들입니다. 트택터가 지나갈 길을 알고나 있는 것처럼 트랙터 근처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앉아 있다가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에서 무언가를 잡아 먹습니다.손가락 두께만한 미꾸라지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지난해 가을, 겨울이 오기전에 논 깊숙이 들어가 동면을 하던 미꾸라지들이 물이 차고 트랙터가 땅을 휘저으니 놀라 움직이는 것을 잽싸게 잡아먹는 것이지요. 물없는 논에서 한 겨울의 혹한을 이겨내는 미꾸라지의 생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