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푹푹찌는 찜통더위와 폭염, 진득한 비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여름입니다. 코를 간질이며 눈을 즐겁게 하던 봄꽃들도 모두 지나간 자리에 그 누구도 심지 않은 것 같은 길가에서 눈길을 휘어잡는 나무가 있습니다.
부채 둘레에 분홍색 깃털을 장식한 부채를 들고 부채춤을 추는 듯 화려한 꽃을 피운 나무입니다. 암컷의 선택을 받기위해 화려한 깃털을 꾸미는 새처럼 온 나무를 장식한 꽃은 정말로 독특합니다.
잎을 보면 아카시의 축소판처럼 보이는데 아카시나 회화나무처럼 콩과 식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름은 자귀나무인데 아카시나 회화나무의 경우에는 잎이 마주나다가 맨끝에는 잎이 하나만 있는 것에 반해 자귀나무는 맨끝까지 짝을 이룹니다. 이 잎들이 낮에는 햇빛을 잘 받기 위해 펴있지만 밤에는 접히기 때문에 "합환목, 합혼수, 야합수, 유정수"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영어 이름을 Persian silk tree, Pink silk tree나무라 하는 것처럼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뿐만아니라 이란까지 이릅니다. 소가 콩과 식물을 모두 좋아하는 것처럼 자귀나무도 소가 좋아하기 때문에 "소쌀밥나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나뭇잎을 접고 귀신 처럼 잔다해서 "자귀나무"라 부른다는 설도 있지만 꽃이 화려한 부채 모양이니 "부채꽃"이라 부르는 것이 더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화려한 꽃과 함께 있는 아직 피지 않은 꽃봉우리는 이 꽃이 약 100일간 지속되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것 같습니다.
콩과 식물이니만큼 가을이 되면 콩 꼬투리 같이 생긴 열매를 맺습니다. 나무 껍질이나 꽃은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말린 꽃을 베개에 넣고 향긋한 향기와 함께 달콤한 꿈을 꾸는 그런 단잠을 자는 여름밤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는 이야기 > 사람과 자연(自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문동의 새로운 발견 (1) | 2016.08.05 |
---|---|
8월은 회화나무의 계절 (0) | 2016.08.04 |
드디어 찾았다. 작살나무 (0) | 2016.07.08 |
작지만 화려한 모감주나무(염주나무)를 만나다. (0) | 2016.06.28 |
조신하게 피는 노각나무 꽃 (0) | 2016.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