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대표 작물하면 저는 "토마토"를 떠올립니다.봄에 모종을 심어 놓으면 초여름을 지나면서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은 줄기 잡는 위치를 조절해 주어야 할만큼 성장이 빨라집니다. 그런데 토마토 줄기 잡아주기를 하면서 꼭 해주어야 하는 것이 "곁순 따기"입니다. 토마토는 열매가 맺히는 위치가 일정한데, 가지와 잎줄기 사이에 곁순이 나오면서 또다른 가지를 뻗어내기 시작하면 토마토 밭은 가지가 서로 뒤엉키고 온통 숲으로 뒤덮여서 열매도 작고 토마토 밭은 지저분해 지고 맙니다. 곁순을 초기에 따주면 멸매도 실하고 관리 측면에서도 효과적이어서 깔끔한 밭 관리가 가능합니다. 곁순 따기 전과 후를 보여주는 사진을 통해서 어떤 것을 따줄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주가지가 무엇인지 헷갈리는 경우에는 열매가 달린 곳을 보면 ..
5월이 끝나고 6월이 시작하는 초여름은 논에는 모내기가 끝나고 밭에는 고추도 심고 한해의 중요한 농사가 시작하는 한창 바쁜 시기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겨울을 이겨낸 식물들이 다음을 기약하면서 자신의 자손을 열심히 생산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보리, 밀, 양파, 마늘을 비롯해서 쪽파와 대파까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작물들이 열매로 알뿌리로 꽃과 씨앗으로 자손을 퍼트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하고 있는 때입니다.올해는 아주 특별한 꽃 손님을 맞았습니다. "달래" 입니다. 대파 끝에 꽃이 피고 그곳에 검은색 씨앗이 맺히듯이 긴 줄기 끝에 꽃이 달렸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으나 처음 만나는 아름다움 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초여름의 바람에 흔들리는 달래 줄기와 꽃의 청취..
올해는 작년 가을 보관해 두었던 토란 종자가 죽지 않고 위의 사진처럼 싹까지 제대로 올라왔습니다. 토란은 주먹만한 모근(어미 뿌리)과 자근(통상 식용으로 먹는) 모두를 씨앗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근과 자근 모두 보관에 성공한 터라 조금 촘촘히 심었는데 내년부터는 보관 요령도 익혔으니 모근만 잘 보관해서 심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토란 보관 요령 가을에 서리가 내리기 이전에 토란을 수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기를 좋아하는 토란은 수확하다 보면 잎의 밑둥에서는 물이 철철흐를 정도로 뿌리는 잔뿌리도 많고 젖어 있어서 흙을 털어내는것도 쉽지 않습니다. 수확하면 모근은 대충 흙을 털어낸 상태에서 양달에서 말리기 시작합니다. 수확시점을 서리 내리기전으로 맞추다 보니 말릴때 저녁에 걷지 않고 그냥 두..
"피의 반란이 시작되는가?" 제목만 보면 무슨 정치 글이나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무협 소설의 냄새가 풍긴다. 그러나 이 글은 한 마지기 논에서 일어나는 끈질긴 생존의 역사일 수 있다. 평범한 한국 사람이 매일 주식으로 먹는 쌀이 식탁에 오르기 까지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그 위대한 생명의 서사시의 귀퉁이를 여는 이야기 일수 있다.요즘은 경지 정리와 함께 기계화된 영농으로 트랙터로 논을 갈고, 이앙기로 모를 심고 제초제가 풀 뽑기를 대신하는 시대지만, 경운기로 논을 갈고 가족이 못줄을 대고 손으로 모를 심은 우리 논에는 가을이면 벼 사이로 삐죽 삐죽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피" 덕분에 아마추어 농부 티를 제대로 내고 만다. 올해 모내기를 한지 3일이 지난 논에는 그 가을의 잔혹사를 준비라도 하듯 벌..
헤르만 헤세와의 인연은 청년으로 "데미안"을 만난 것으로 시작되었다. 삶의 무게와 청춘의 고민으로 버거워 했던 그때에 만난 데미안은 읽지 못한 고전을 하나씩 읽게 했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휠씬 이전이고 PC 통신이 삑하는 모뎀 소리와 함께 삶의 탈출구 역할을 하곤 했으나 명작이 가져다 주는 위안 만큼의 묵직함이 있지는 않았다. 데미안 이후 만난 헤세의 책은 "싯다르타" 였다. 강의 흐름 앞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주인공을 그리는 장면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친구들과 호를 만들어 부를 때 내 이름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얼마전 스승의 날 은사님을 뵈러 가면서 서재에서 고른 책이 바로 헤르만 헤세의 "페터 카멘찐트" 였다. 기차 여행이나 전철에서의 독서 만큼 좋은 독서 환경도 없다...
소만(小滿)의 해바라기는 벌써 키가 1미터 가까이 되고 굵기도 단단해져서 아무리 세찬 바람이 와도 넘어지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움직인다고 해서 몸 전체의 방향을 트는 것은 아니다. 아침 일찍 보면 해바라기의 꼭대기 부분이 동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가 퇴근 무렵에는 해가 기우는 서쪽으로 꼭대기 부분이 약간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맞다. 덩치가 큰 만큼 아침 일찍과 저녁을 비교해 보면 분명 움직임은 있는 것이다. 분명 살아있지만 유독 움직임이 없는 존재가 있다. 해바라기 입장에서는 깔 맞춤 손님 이랄까 녹음의 색을 입은 청개구리다. 가까이 보면 투명한 눈동자는 가끔 껌벅이면서 자신 또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처럼 이 세상의 한 존재임을 시..
소만(小滿)의 때에 만남 이를 모른 나무의 꽃에 발거음이 멈추고 눈동자가 어찌할바를 모르고 마음은 온통 순백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에 넋을 잃은 사람처럼 고개를 부끄럼없이 쳐들고 있다.때죽나무과의 때죽나무라는 명찰을 차고 아파트 단지 한 귀퉁이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햐얀 동백도 아닌 것이 노오란 꽃술을 달고 벌건 백주에 하얀 등을 매달고 나무 문외한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많은 꽃 들은 벌을 부르려고 하늘을 향해 꽃잎을 여는데 하얀 꽃잎은 땅의 기운을 받으려는지 온통 땅을 향해 아래로만 펼쳐있다. 박쥐도 아닌것이...... 추위와 공해에 강한 특성 때문일까, 꽃술이 동백을 담아서 일까? 동백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기름 성분이 많은 때죽나무 열매의 기름으로 동백나무 기름을 대신 했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골치 아픈 번역이나 분석거리에 매이다 보면 한두시간에 한번씩 자리를 벗어나 사무실 근처를 짧게 산책하는것 만큼 위안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10분 내외로 끝나는 짧은 산택이고 누군가 트루먼 쇼처럼 나를 매일 매일 관찰하고 있다면 마치 재미없는 반려 동물처럼 하던 행동을 다시하는 일상의 반복일 수 있지만 모니터에 집중해 있던 시선을 파란 하늘과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는 나무를 옮기면서 마음에는 뜻하지 않은 평안을 가져오고 하던 작업을 정리해서 다시금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충전해 줍니다. 계절이 입하와 농번기의 절정인 망종 사이에 있는 소만(小滿)의 때에 산책길에 만난 자엽자두의 색은 눈과 마음을 매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잎도 열매도 자주색인 자엽자두 나무는 장미과로 토종 나..
돌아보면 농촌 생활에 있어 닭 사육은 이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이면 나라 전체가 생매장의 홍역을 앓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지만 닭을 키워 파는 것도 아니고 이동시키지도 않는 자가 소비 수준의 닭 사육은 농가에 있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은 개를 통해 처리하거나 퇴비화시키고 음식을 만들기 이전의 야채 찌꺼기나 보리차 잔유물등은 닭의 먹이로 훌륭하게 활용될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밭에 잡초를 뽑거나 가을에 메뚜기나 방아깨비를 잡는 일이 잡초를 없애 버리거나 해충을 없앤다는 짜증 섞인 생각이 아니라 닭의 먹이를 제공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목적을 가진 생산적 활동으로 만들어 줍니다. 벼, 밀, 보리, 콩 탈곡 과정에서 자투리 처리에 시간과 ..
한여름 호박 넝쿨만큼 그 생명력을 견줄 식물이 또 있을까? 늦가을이나 이른 봄 똥거름이라도 한 바가지 묻어놓은 곳이라면 넝쿨은 가지마다 손을 뻗어내느라 제정신이 아닐겁니다. 주인은 호박을 심었는지 버렸는지 잊어버릴 쯤 되어 작대기 하나 들고 호박 덩쿨을 헤집다 보면 엉겁결에 발견하는 호박덩이는 먹지않아도 이미 포만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마력을 지녔습니다.농촌에 내려야 빼먹지 않고 심은 작물이 호박인데 두종류를 심어 왔습니다. 하나는 단호박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 호박입니다. 두가지 호박을 같은 시기에 심어도 단호박은 조선 호박보다는 수확시기가 빨라서 이모작이 가능할까 하고 몇번 시도해 보았는데 아직 성공은 하지 못했습니다. 조선 호박은 애호박 시절에는 3~4일만 지나도 크기가 엄청 커지고 속에는 씨도 ..
어쩌다 사과꽃에 봄처녀를 비유하게 되었는지......사과꽃이 피기전에는 마치 장미꽃처럼 정열적인 붉은 색을 내뿜습니다. 그러다가 꽃잎이 열리면 순백의 마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모습처럼 순결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삼사십대 여인의 성숙한 아름다움이 장미라면 이십대의 아름다움은 사과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히 범적할 수 없는 순결한 아름다움......꽃이 지면 또 한해를 이 벌레 저 벌레와 싸우며 견뎌야 하는 사과나무이지만 부디 꼭 살아서 내년에도 꽃을 피우고 너의 생명력을 벗삼아 그 다음 한해도 힘차게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렴!겉 모양은 세상 파도에 휘둘려 낡아가지만 속 마음만은 이십대의 열정과 패기로 살아갈 수 있기를 ......살을 에이는 겨울을 지낸 사과 나무가 열정과 순결의 꽃을 피우듯 한..
해바라기는 해를 따라 움직이는 식물입니다. 아침 일찍 해가 나올 때면 동쪽을 향해 있다가 해를 따라 줄기와 잎 끝 부분, 녹색 꽃봉오리는 천천히 서쪽으로 움직입니다. 햇빛을 최대한 받기 위한 해바라기의 특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른봄 심어 놓은 해바라기를 저녁 퇴근후에 살펴 보면 지는 태양이 아쉬운지 잎의 방향을 서쪽으로 향해 서있습니다.해바라기가 꽃을 피운 다음에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남쪽을 향해 멈추어 서서 노란 꽃을 피워 수많은 벌들을 모으고 수많은 씨앗을 키워내는 것이지요. 해바라기의 주목할 만한 특성이 또하나 있는데 그것은 뿌리에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자신이 떠나온 땅을 기름지게 하는 대표적인 작물입니다. 해바라기를 키운 땅에는 VA균근이 활성화되어 다음에 심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
요즘 시장에 가면 어렵지 않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재배용 딸기의 역사가 20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자료를 보고는 우리집 화단 귀퉁이에 몇년째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는 딸기는 그야말로 "재배용 딸기의 야생화"가 된것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야산에 자라던 산딸기와도 다르고 복분자와는 더더욱 차이가 있는 재배용 딸기는 남미 칠레의 야생 딸기와 북미 야생 딸기를 교배해서 얻은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화단 귀퉁이에서 자라고 있는 딸기는 겨울에도 죽지않고 살아 남아서 봄이되면 아래의 사진처럼 꽃을 피우고 조금 더 있으면 빨간 열매를 선사한다. 덩굴 식물 처럼 가지를 길게 내어 자손을 번식시키는데 올해 우리 화단에는 생명력 강한 쑥과 딸기가 영역 전쟁을 한판 벌일것 같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올..
이슬은 대기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생기는 것으로 바람이 불지 않는 이른 새벽 풀잎이나 거미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응결된 수증기는 물이니까 물의 표면 장력이 있을 것이고 서로 모여서 동글 동글 맺히게 되죠. 자욱하게 안개라도 낀 아침이면 곳곳에서 다양한 이슬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솜털 같은 미세한 이슬부터 조금만 더 있으면 땅으로 떨어질것 같은 그야말로 닭똥같은 이슬까지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이슬 전시장입니다. 잠시 감상해 보죠...... 그런데, 이슬이 아름다운 것은 이슬이 맺히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허공에 그 존재를 더욱 또렷하게 보여주는 거미줄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힘차게 푸른 잎을 길러내는 보리새벽부터 밭을 돌보는 농부의 눈썹 바람이 많이 불거나 습도가 낮은..
글을 하나 써볼까 하다가 1년전 CBS 음악 FM의 전파를 탔던 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CBS 음악 FM 라디오 방송을 인터넷으로 들으며 일을 하는데 생전 처음 내 이야기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나올 때는 혼자 듣고 있었지만 정말 얼굴이 후끈해 지더군요. 오전에는 클래식과 영화음악, 오후에는 좋은 대중 가요와 팝송으로 DJ의 말은 적고 음악이 많은 그야말로 추천할 만한 음악 채널입니다. 아래는 방송을 탔던 이야기 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magesource.com/ 어제 저녁에는 이제 고딩에 올라가는 딸내미랑 한바탕 했습니다.중3을 지나고 있는 한참 사춘기 소녀랑 한바탕하는 아빠라고 써놓고 보니나도 참 간 큰 아빠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와의 갈등 가운데 아이도, 저 스스로도 성..
깊은 새벽 조용히 내린 눈이 세상을 뒤덮은 겨울 아침의 들판은 황량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가슴을 넓게 열어 힘차게 새로운 도전을 하는 여행자의 걸음 처럼 하루의 시작을 위해 마음을 추스르게 합니다. 도시에서는 눈 길이 지저분하고 출근길 짜증의 원천 이었는데, 하얀 들판과 함께 출근하는 농촌의 아침은 눈길 마저 아이처럼 설레게 합니다. 붉은 물감을 들판에 뿌리는 태양은 차마 이 찬란한 광경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이의 심정을 보듬기라도 하듯 제 갈길을 갑니다.
나도 모르게 격하게 기쁨을 표현하는 순간을 돌아보면아이가 스스로 걸음마를 시작했을때국가대표 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는 순간예능 프로그램에서 예상외의 웃음을 주는 경우힘들게 산 정상에 도달했을때......그리고 올해 봄, 가만히 다가온 큰 기쁨을 추억해 봅니다.오랜 기다림과 거의 포기 수준의 기다림 끝에 만난 결과물이니 그 얼마나 기쁘지 않겠습니까? 그건 다름아닌 표고 버섯이었습니다.넉넉하게 표고를 재배하시거나 산촌에서야 표고 재배가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허허 벌판 논 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표고를 재배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멀리 경상도에서 두어 박스 분량의 표고목을 구입해서 가끔 물도 주면서 기다렸지만표고는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무도 작고 "사기 당한 것 아니야"하는 ..
지금까지 유토피아라 하면 인간들이 가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 뿐이었는데,책을 읽고 나니 "이상 세계"라 불리는 UTOPIA는 더이상 모든 인간이 꿈꾸는 이상 세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데올로기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좌파적 시각에서는 교과서와 같지만,우파적 시각에서는 금서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진 사람은 끝없이 가지려고 하고, 없는 사람은 힘들게 일해도 결국 손에 쥐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시대가 변해도 수많은 위대한 지도자와 혁명이 있었어도 변하지 않는 현실, 이런 현실 앞에서 저자는 "유토피아"라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서 사회 변혁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풀어본 것이 아닐까 싶다. 영어 단어 뒤에 -pia를 붙인 수..
오랜만에 기차 여행을 떠나면서 무겁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Killing-time의 성격이 아닌 책을 읽어 보자는 생각으로 책꽂이를 살펴보다가 이지성 님이 쓰신 "12살에 시작한 진짜 공부"라는 책을 고르게 되었다. 책 제목에서도 쉽게 감지 할 수 있듯이 아이들 또는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렇지만 공부라는 것에 노이로제가 걸려서 공부의 "공"자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물론 책을 쓴 저자의 의도가 어떠하든 읽는 독자의 해석과 적용에 따라 인생의 귀중한 지침서가 될 수 도 있다. "꿈보다 해몽"이라지 않은가. 주인공 초등학생의 삶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투영해 본다면 불혹의 나이에도 이 책을 통해서 힘을 얻고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다는 고백에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다시 20대 청년으로 돌아 가는 느낌이다.젊은 시절 나의 짝사랑을 대변하는 것만 같아던 책이후로 여러번의 만남도 마치 베르테르 인양 상대에게 온 마음을 쏟게한 책밤새워 격랑과 같은 마음을 시로 풀어 내려 몸부림 치게 했던 내 청춘의 동반자와 같은 책이다. 불혹의 나이에 다시 잡은 이 책은 그 떄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나는 체험하지 않은 것은 한줄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줄의 문장도 체험한 것 그대로 쓰지는 않았다. 는 괴테의 고백 처럼 행간에 있는 괴테의 마음을 더욱 깊이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직 불같은 사랑을 하지 못하고 20대, 30대를 넘기고 있는 청년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삶의 무게, 먹고 사는 일 이 모든 것..
제인 오스틴이란 작가의 대해 잘 모르던 상태에서 이책 제목을 보았을 때 머리에 스친 생각은"설득하는 요령", "상대를 설득하기위해 필요한 것들", "설득의 기술"과 같은 부류의 책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책 표지를 열고 1775년에 8남매중 일곱째 따로 태어났으며 12살때 부터 습작을 시작하여 20대초반 많이 들어보았던 "오만과 편견"을 썼고 "설득"은 40대 초반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작가 소개를 보는 순간부터 또 한명의 위대한 작가와 만나게 되는구나하는 기대가 밀려왔다. 드라마 다음 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주인공 앤 엘리엇과 그녀의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그 다음 사건 전개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이순신이나 김유신의 스펙타클한 활약에 흥미진진해 하는 남성들..
톰 소여의 모험하면 어린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고 어른들과는 왠지 거리가 있다 생각했는데,회사 도서관에 꽂혀 있던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난 이후의 느낌은 "한대 얻어 맞은 느낌!" "어릴적 장난꾸러기 시절을 떠올리게하는,,, 이건 중년을 위한 책이야!" "영어로 쓴 책을 번역에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언어 유희를 느낄 수 있는 문학의 교과서와도 같은 책이다!"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때면 로빈슨쿠루소와 더불어 톰소여의 모험은 내 입에서 계속적으로 언급될 것 같다. 많은 중년들이 비슷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슴아래 잠자고 있던 수많은 추억들이 책의 한 장면 한장면을 통해 수면 위로 들려올려진 시간이었다. 이모와 함께 살던 톰 형제, 벌로 페인트 칠하기, 인디오 조를 추적하던 장면, ..
지난해 친구들과의 송년회때 "예전에 읽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요즘 백범일지를 읽고 있는데, 근현대사를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체감하듯 참 재미있게 읽고 있다!" 했더니 친구들의 반응은 넌 어릴적 읽었었냐? 교과서에서도 본적이 없는것 같았는데....한다.나만 늦었다 싶었는데 TV 프로그램 방영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백범일지를 만난 사람이 적다는 것에 의아해 했다. 백범일지를 시작하면서 한방 얻어 맞은것은 그의 호인 백범의 한자가 하얀 호랑이의 의미가 아니라 소나 돼지를 잡는 백정(白丁)의 백과 평범한 사람을 뜻하는 범인(凡人)의 범이었던 것이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정부의 문지기를 해도 좋다는 그의 참 겸손이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구라는 이름 또한 예명으로 본명은 김창수..
2012년 우연히 한국감정원에서 주최하는 "2012 국토사랑 공모전" 참여하게 되었는데 우수상을 받게되었다. 상금은 크지 않았지만 심사하신 분의 심사평이 너무 큰 칭찬이어서 첫 수필에 상금보다 더 큰 격려가 되었다. 칭찬은 이렇게 하는구나! 칭찬이 이렇게 사람을 격려하는 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아래에 그 전문을 옮겨본다. 심사평 : 제목 : 땅도 살고 나도 살고 “하진아! 닭장 다녀왔니? 알은 몇 개나 나았어? 채소 찌꺼기하고 보리차 끓였던 것 가져다주었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주문처럼 아들놈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3년 전 이었던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한 끝에 떠 올린 건 병아리다.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삐악삐악 거리며 올망졸망 새 주인을 기다리던 노..
40대 이후에 왠 공부냐?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모의 입장에서, 그리고 중년이후에 공부 하지 않고는 살아 갈수 없다는 암목적인 동의 아래 회사 도서관에 있는 "선인들의 공부법"이라는 책을 고르게 되었다.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판했고 박희병 님이 편역(번역이 아니라 편집해서 번역했다라는 사전적 의미인데, 책을 읽어 보면 나름의 해석과 나름의 선택 기준에 의해 뽑아져 있는 글임을 알수 있다)했다. 책의 내용은 동양 철학의 흐름을 따라 주요 인물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공부법 또는 학문하는 자세와 관련한 것들을 골라서 정리해 놓은 것이다. 공자부터 시작하여 조선 실학까지 역사의 흐름을 타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책이다. 구체적인 과학적 증명이 없던 선인들의 시대 임에도 불구하고 나..
대한민국의 축구 선구 중에 누굴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박지성"을 말할것 같다.박지성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나의 경우, 그가 그라운드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물론 그도 인간이기에 때로는 플레이가 자연스럽지 못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뛴다. 군 시절 아침먹고 한 게임, 점심 먹고 두게임씩 뛰던 동네 축구에서도,발 재간 믿고 혼자 뛰는 선수의 모습을 보는 것 만큼 짜증나는 일은 없다.소리 쳐가며 수비에서 곧장 내달려 공받기 위해 최전방까지 뛰어 내려갔지만 정작 공이 나에게 오지 않더라도 수비 진영을 휘둘렀다는 쾌감은 뛰어 본 사람만이 느끼는 축구의 묘미중 하나다.아무튼 박지성이 성실하게 최선을 ..
얼마전 광복절에 와이프가 상가집에 가야 한다고 해서 빗길에 와이프 혼자 운전해서 다녀오라고 하기에는 불안해서기사도 해주고 와이프 문상중에 아이들과는 영화를 한편 보기로 했다.평택역 AK플라자 위에 있는 영화관인데, 상영 시간 까지는 시간이 남아 아래층에 있는 서점에서 아이쇼핑이라도 하자는 딸내미에 이끌려 서점을 다녀왔다. 딸아이는 소설,나와 아들은 논픽션 그렇게 책들을 살펴보다가 손에 잡힌책 "아버지니까"이다.작가는 송동선님으로 지은이 약력을 보다가 정치판에 발을 담근 이력에 그만 책을 놓을까 하다가옆에 있는 아들 때문이었을까, "아버지니까"라는 타이틀에 머리말을 읽고최악의 상황에서도 아버지로써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만나보자 하는 생각으로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기자 출신의 작가이고 자신의 이야기이므로 ..
제초제, 벼농사....농민에게만 연관이 있을것만 같은 이 단어들이 내 일생에 들어온지도 어언 3년이 지나간다. 도시에 살다가 농촌에서 작은 논과 밭을 벗삼아 함께 잡초, 벌레들과 싸워온지 3년이 지나가고 있으니,나름 이제 농사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 만도 하지만 여전히 싹이 잘 나올까, 이삭은 잘 패일까를 염려하는 초보 농사꾼이다. 물론 본업은 프로그래머인 관계로 서울에 세미나 참석차 올라갔을때 사둔 책이다.시선이 프로그램 코드에만 있다고 끝내주는 작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듯내삶을 둘러싼 다른 부분을 바라보다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농촌에서 수행되고 있는 농법의 태반이 일본에서 물 건너온것이다. 농약, 기계를 비롯한 수많은 방법들....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했던 것이,..
상대성 이론이 무엇인가?나와는 그렇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구의 탄생과 소멸, 세상의 모든 존재를 물질적인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열쇠라는 점에 동의하게 되었다.아주 작은 미물에 불가한 인간의 입장에서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현상들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그런 점에서 아인슈타인의 명성에 대하여 공감이 되었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머리속에 입력된 다양한 지식과 의문들, 궁금증 들이 질서를 잡아가며 정리된 느낌이다.E=mc2 배경 아래, 탄소 동위원소 연대추정, 블랙홀, 원자력발전등이 이해되었다는 것은여러가지 에피소드의 나열보다 나을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머슴아에게 읽혀보았는데, 나와 같은 느낌은 아닌 모양이다... 평소에 호기심 많고, 탐구하려는 생활 태..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나 박혁거세신화, 주몽신화 처럼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하여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한 책인것 같다. 미궁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도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모든 일이 그러하듯 선입견과 편견을 깨지 않고는 아무것도 내게는 무의미할 터인데,마음을 열도록 미궁(미로)과 신화를 비교하여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신화를 대하는 태도로 "의미를 읽으려고 애씀"을 취하도록 화두를 던지고 있다. 사실 "신화는 신화일 뿐이다"라며 터부시해왔던 경향이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난 다음 서구 문화 기저에 깔려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군 시절 의무부대 심볼 마크에 왜 뱀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