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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을 할 때면 항상 출발 직전에 하는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책을 읽을까?" 서재 앞에 서서 내 기억에 읽은 기억이 나지 않으면서도 여행에서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습니다. 누군가(아마도 내 옆지기이겠지요) 삼분의 일 쯤 읽다가 겉 표지로 읽은 부분을 접어서 표시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공저자인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번역자인 시인 류시화는 좋은 사람들의 좋은 이야기를 위한 안내자의 역할이기 때문에 책을 읽은 다음에 그들에 대한 이렇다할 인상은 남지 않습니다. 좋은 이야기들을 전해준 고마움 정도일까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사랑을 위한 수프,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수프, 배움과 가르침을 위한 수프, 가정과 가족을 위한 수프"라는 4가지 주제로 묶었지만 하나의 에피소드가 긴 호흡이 아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이 가끔은 눈물을 훔치며 깊은 공감을 하고 결단을 하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닭을 푹 우려낸 국물은 미국에서도 몸의 회복을 위한 보양식인 모양입니다. "복날"에 삼계탕을 들이키는 우리나라의 풍습 때문인지 몰라도 영혼의 보양식이 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의도에 많은 공감이 있었습니다. 비싼 인삼이나 숙지황을 넣지 않더라도 마늘을 넉넉히 넣고 푹 끓인 닭국물은 생각만 해도 힘이 나는것 같습니다. 환자를 위한 다양한 약죽의 기본 베이스가 닭뼈 우린 물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사춘기의 한복판을 지나 이제 독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아이들을 키우고 함께 중년의 절정을 지나 보내고 있는 옆지기를 바라보면서 나는 참으로 "사랑한다"라는 말에 인색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나의 진정한 마음을 입술로 고백하는 실천을 해야 겠구나 하는 결심을 했습니다. 실제로 문자 답장이나 식사 인사, 출퇴근 인사 때의 좋은 기회도 그냥 날려 버리지 않고 격려의 말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유명 강사의 강연에서 예화로 등장 했을 법한, 설교의 예화로 등장 했을 법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읽다보면 가볍게 그저 그런 이야기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결단의 다이빙대로 걸어가게 하는 그런 책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에 고마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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