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바라본 명선도와 진하 해수욕장의 고요한 풍경. 어제저녁만 해도 명선도를 건너 다니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이전에 지나왔던 나사 해수욕장과 이곳을 떠나면 울산 지역에서는 온산공단을 비롯한 공업단지가 해변을 차지하고 있고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서 일산 해수욕장으로 가야 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공단 조성을 위해 매립을 하다 보니 그 후유증으로 조류가 바뀌면서 진하 해수욕장의 남쪽은 모래사장이 깎이고 회야강과 만나는 북쪽은 모래가 쌓이는 현상이 일어나서 매년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고운 모래사장에 세워진 해파랑길 표지판과 "명선도와 이덕도" 스토리텔링. 해수욕장 바로 앞에는 있는 명선도는 무인도이기는 하지만 건너 다닐 수도 있고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
이전에는 송정항을 지나서 송정 공원에서 큰길로 나가 도로변을 걷다가 솔개 공원으로 진입했지만 이제는 송정 공원에서 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이 만들어졌다. 아담한 송정 공원에서는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참 사진 촬영에 열중이었다. 햇빛 좋고 인적 드문 한산한 공간을 나름의 스튜디오 삼아 인터넷에 올릴 상품 촬영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들 차지가 된 공간에서 함부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솔숲으로 생긴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새로 생긴 산책로는 크지는 않지만 절경 한가운데를 지나서 간다. 산책로는 중간에 잠시 해변 자갈길과 오솔길을 걷기도 하지만, 대원 수산 뒤편 해안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을 이어간다. 가는 길에는 멀리 진하 해변과 우측으로는 명선교의 윤곽도 보인다. 해변 위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
드디어 간절곶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답게 길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해파랑길 표지판의 내용을 해석한다면, 해안길을 따라 3.5Km를 직진하면 나사 마을 입구에 닿을 수 있고, 반대로 간절곶 해안길을 900미터 정도 직진하면 송정항으로 연결되는 소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간절곶 등대를 보니 십여 년 전 출장길에 찜질방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홀로 이곳에 왔었던 추억과 이후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수많은 카페가 즐비했던 이곳을 방문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간절곶 하면 떠오르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수평선을 따라 아침 조업을 나서는 어선들의 행렬이었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아마도 소망우체국이 아닐까 싶다. 해파랑길을 걷는 사람은 간절곶을 둘러보러 온 사람..
신암항을 떠난 해파랑길은 나사 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해 큰길로 나가서 도로변 길을 걷는다. 신암항에서 서생중학교가 있는 큰길까지 나가는 길은 "당물길"이란 독특한 이름의 길이다. 인근에 당물 공원도 있는데 "당물"이란 선녀가 아이를 낳고 그 탯줄을 묻은 곳을 의미한다고 한다. 신암 방파제 건너편에 길게 뻗어 나온 곳을 가위터라 부르는데 전설에 따르면 선녀가 동해 용왕의 아들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탯줄을 자른 가위를 놓은 자국이 있다고 해서 가위터라 부른다고 하고, "당물길"의 이름은 이 전설과 연관된 것이었다. 서생 중학교 앞에서 나사 해수욕장까지는 해맞이로 큰길의 도로변을 걷는데, 길에 어느덧 나사 해수욕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사마을로 진입하면 앞으로 가야 할 간절곶은 3.3km과 오늘의 목적지인..
봉대산을 넘고 효암천을 따라 내려오면서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우회했던 해파랑길은 신고리 발전소를 만나면서 다시 명산리 내륙 쪽으로 다시 들어가는 방식으로 신고리 발전소를 우회한다. 신고리 원전 교차로에서 도로를 따라가면 빠르게 신리항으로 갈 수 있지만 양쪽에 가드레일이 있고 공사 차량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위험해서 위양천을 따라 올라가는 우회 방법을 택한 듯하다. 효암천을 건너서 위양천으로 가는 길에 만난 들꽃들. 고마리라는 한해살이 풀이다. 한국이 원산지인 풀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물가에서 많이 자라고 있던 기억이 난다. 수질 정화에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많이 저장하는 만큼 소를 살찌우는 풀이라고 한다. 우리는 잡초라고 하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좋은 풀들이 많다. 하얀 꽃을 피..
월내 해안로를 걷다가 장안천을 만나면 좌회전하여 장안천을 따라 걷는다. 장안천은 불광산(659m)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흐르는 하천으로 불광산은 달음산과 함께 부산 기장의 2대 명산이라 불리는 곳으로 부산과 울산시, 경남 양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월내 읍내의 큰길을 만나면 월내교로 장안천을 건너고 바로 큰길을 건너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 입구 앞쪽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이 도로 우측으로는 걸을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오르막에서 좌측 마을길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쪽에는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이다. 해파랑길 대부분은 해안길을 걷던가, 산길을 걸으므로 안전하고, 도로변을 걷더라도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나 보행자 전용길을 걷기 때문에 큰 위험성은 없지만 이곳은 조금 위험하다. 덤프트럭들이 씽씽 달리는..
숙소에서 바라본 동해 일출의 모습이다. 조금 있으면 파란색과 남색만 남을 하늘색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무지개로 하늘의 색을 설명할 수 있는데 같은 하늘이지만 사람의 눈에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레일리 산란 현상) 때문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색상 중에서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은 거의 사라진다. 낮에는 남색이나 파란색이 지상에 도달하여 푸른색 하늘이 보이는 것이고, 아침이나 저녁에는 태양이 사선에 위치하여 태양빛이 도달하는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파장이 긴 빨간색이나 주황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별빛도 없는 칠흑 같은 밤에는 검은색이고, 중천에 뜬 태양 빛은 흰색이다. 어제 일찍 도착해서 잘 쉬었던 비치 하임 펜션을 떠나 해파랑길 3코스를 마무리하고 4코스를 이어간다. 숙소 앞 문동 방파제를..
이번 여행은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 감포에서 시작하여 포항 호미곶에 이르는 5개의 해파랑길 코스를 걸을 계획이다. 영덕, 울진으로 올라가면 어떻게 이동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포항까지는 내려가는 경로와 올라오는 경로에서 KTX를 이용하여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상태이다. 12코스와 13코스 절반 이상을 이어서 걸은 다음에, 다음날 13코스 나머지와 14코스를 걷고 마지막 날 15코스와 16코스의 시내 구간 진입 전까지만 걷고 16코스 나머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포항역으로 가면서 돌아보는 계획이다. ■ 12코스 IN, 16코스 OUT 경주 감포항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12코스를 시작하기 위해서 KTX로 신경주역까지 이동해서 시내버스를 환승하여 감포항까지 이동한다. 신경주역에서 50번, 51번, 70번 버스를 ..
이번 여행은 2박 3일이지만 5개의 해파랑길 코스를 걸을 계획이다. 거의 평지만 걷는 낮은 난이도의 7코스와 10코스를 걸은 다음에 8코스와 11코스를 이어서 걷는 계획이다. ■ 7코스 IN, 11코스 OUT 걷기 여행을 위해서 하루 전에 출발지에 도착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는데, 7코스 시작점인 태화강변까지는 KTX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아침 일찍 KTX를 이용하기로 했다. 일찍 출발하는 기차는 할인이 있거나 회원 적립이 있다. 울산(통도사) 역에서 내리면 5001번 급행을 타고 정류장 2개를 지나 무거 복개천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해파랑길 7코스를 시작할 수 있다. 11코스까지 걷기를 끝내고 올라오는 길은 이번에는 조금 어렵다. 감포항이 워낙 시내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버스도 자주 ..
일광로 차로변과 선바위 공원 소나무 숲 사이의 나무 데크길을 걸었던 해파랑길 3코스는 온정마을에서 다시 해안가로 들어간다. 남향의 마을로 따뜻하고 마을 내에 공동 우물이 있다고 해서 온정 마을이라 불렸다고 한다. 따스한 마을 이름이다. 고리 원전을 조성하면서 고리에 살던 주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마을 길로 들어가는 진입로. 이곳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면 몽돌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온정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선바위 유원지 쪽의 모습. 깊은 물에 몽돌이 어우러져서 나름의 멋을 자아낸다. 맑은 물에서 몰캉몰캉 자갈을 밟으며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본다. 온정 마을 앞 방파제의 모습. 온정 마을 앞 바다는 수심이 깊고 파도가 세다고 한다. 방파제를 설치하면서 작은 항구가 ..
바다 미술제 준비가 한창인 일광 해수욕장을 뒤로하고 강송교를 통해서 일광천을 건너면 이천리 포구로 해파랑길을 이어간다. 일광 해수욕장은 아담하지만 모래사장과 포구도 있고 맑은 하천도 있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일광면의 대표적인 하천인 일광천은 태백산맥 줄기에서 발원하여 동해바다로 흐르는 하천으로 새끼 연어 방류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많지는 않지만 매년 일광천으로 돌아오는 연어들이 있다고 한다. 생명의 신비라는 것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오영수의 단편소설 '갯마을'의 현장이라는 설명과 함께 소설의 일부를 새겨 놓았고 옛집을 하나 만들어 놓았고 바로 바다 쪽으로는 물고기 조형물을 세워 놓았다. "상수도 징용으로 뽑혀가고 말았다. 허전했다. 생각 끝에 해순이는 전 남편의 제삿날 다시 갯마을을 찾았다. ..
봉대산에서 우신 네오빌 아파트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은 다른 등산로와는 다르게 인적이 많지 않다. 그만큼 길도 많이 정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런 곳일수록 해파랑길 리본을 잘 찾으며 내려와야 한다. 중간에 작은 저수지를 하나 만나는데 저수지 둑을 건너지 말고 거의 직진 방향으로 아파트 방향으로 내려간다. 텃밭들 사이를 지나 도로를 만나면 기장군청까지 가서 기장군청 내부를 가로질러가면 기장대로 큰길을 만나서 일광 해수욕장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죽곡지 저수지. 42미터의 제방을 가진 크지 않은 저수지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제방을 통해 저수지를 지나갔는데 가다 보니 이 길이 아닌가 싶었다. 해파랑길 표식도 없고, 그래서 GPS를 켜고 지도를 확인했는데 역시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다시 저수지..
대변항에서 출발하여 봉대산과 일광 해수욕장을 거쳐 임랑 해수욕장에 이르는 해파랑길 3코스를 시작한다. 15Km가 넘는 길을 6시간 이상 걸어야 하지만 오늘도 눈부시게 맑은 햇살로 해파랑길 걷기에 힘을 돋우어 준다. 평화로운 대변항의 아침 모습이다. 오늘도 숙소에서 버너로 밥을 해서 점심 도시락도 챙기고,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다. 버너 바닥에 조금 누른 누룽지에 물을 넣고 끓여 먹는 맛이란! 역시 그냥 밥에 물을 넣고 끓인 것과는 맛에 차이가 있다. 식사 후에 뜨거운 누룽지도 먹었으니 완전한 식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집에서도 누리지 못하는 식사의 완성을 걷기 여행의 매일 아침에 누리고 있는 셈이다. 사실 식사 후 누룽지 끓이기는 코펠을 어렵지 않게 씻기 위한 개인적인 방법이다. 설거지에도 도움이 되고 ..
뒤로 대변항이 보이는 곳에 있는 오랑대. 바위 위에는 지붕에 작은 탑을 만들어 놓은 용왕단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인근 해광사라는 사찰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한다. 오랑대의 유래에 대해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의 설화에 근거한다는 설, 기장에 유배당한 친구를 찾아온 다섯 시랑에 기원한다는 설, 오랑캐가 쳐들어 와서 생긴 이름이란 설 등이 있다. 어떤 유적이 있는 사적지는 아니다. 오랑대 공원은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기도 하지만, 해안을 채운 암석들 만큼 지질 공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장소이다. 멀리 목적지가 보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하는 말도 나오고, 시간의 여유가 보이니 마음도 평안하다. 2Km 남짓 남은 것 같다. 해안 산책로로 잘 정비된 길이니 만큼 길도 좋고, 눈을 즐겁게 하..
해파랑길 2코스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걷기를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나는 시점이다 보니 옆지기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다고 내가 생생하다는 말은 아니다. 옆지기의 힘듦을 핑계로 가끔씩 쉬어가고 있는 신세이다. 계단이나 내리막 길을 내려갈 때면 얼굴의 모든 근육이 지렁이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해동 용궁사 입구의 모습인데, 이 근처 인기 관광지 답다고 해야 할까?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주말이라고 상상하니, 억! 소리가 난다.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하는 12 지상이 세워진 입구의 모습이다. 홍콩 어딘가, 마카오 어딘가에서 본모습이다. 중국뿐 아니라 동양권 어디를 가든지 만날 수 있는 모습이다. 하루의 시간대를 나누고, 방향을 지칭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한 십이간지..
우리나라 서핑의 메카 송정 해수욕장을 지나서 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는 죽도 공원으로 향한다. 송정 공원이라고도 불리는 죽도 공원은,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대나무가 많던 장소라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현재는 대나무 대신 울창한 소나무가 공원을 채우고 있다. 소나무 숲 사이로 곳곳에 벤치와 평상이 설치되어 있어서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다. 물론 해안가로 조성된 산책길도 한 바퀴 돌기 좋은 곳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계단으로 진입한다. 조금 전 송정 해수욕장 구입했던 사과. 옆지기가 사과를 먹고 싶다고 하니 어떻게든 사과를 구입해야겠는데, 해안가에는 큰 마트는 없고 편의점만 몇 개 있을 뿐이었다. 한 편의점에 들어가 "혹시, 사과도 팝니까?"하고 물어보니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퉁명스럽게 없다고 한다...
산아래로 보이는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지금 한창 확장 공사 중이다. 철로변 산책길을 선택하면 청사포 다릿돌 스카이워크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지만 숲 속 길로 가는 원래의 해파랑길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도 청사포 다릿돌 전망을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청사포라는 포구의 이름도 예쁘고, 다릿돌이란 단어도 참 예쁘다. 다릿돌은 징검다리의 돌을 의미하는데 전망대 부근에서 해상 등대까지 가지런히 놓인 암초들이 징검다리 같아서 이곳 사람들이 다릿돌이라 했다 한다. 청사포란 단어를 듣고 처음 상상한 것은 푸른 모래가 있어서 그런가 했다. 그러나, 실상은 푸른색 구렁이에 관한 전설로 생겨난 이름인데 나중에 뱀 사(蛇) 자를 모래 사(沙)로 바꾼 것이라 한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내를 보고 용왕..
이른 아침 해파랑길 2코스를 걷기 전에 숙소를 나와 바라본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습. 한여름의 인파도, 늦은 밤의 행락객들도 없는 고요함 그 자체이다. 평일에다 이른 아침이니 이곳 미포항에서 저 멀리 동백섬까지 사람의 그림자도 없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오늘 2코스 걷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올려준다. 해파랑길 2코스는 미포항을 출발하여 엘시티 옆길 오르막을 통해서 미포 교차로를 향해 나아간다.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우측으로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을 이용한 해운대 블루 라인 파크를 만날 수 있다. 미포에서 송정 해수욕장까지 운행하는 해변 열차와 철길 옆으로 높게 레일을 설치해서 미포에서 청사포까지 운행하는 스카이 캡슐을 탈 수 있다. 예전에 가족 여행을 위해 해운대 전통시장 안에 있는 펜션을 예약해 놓고 기..
드디어, 해파랑길 1코스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요트 경기장을 지나고 해운대 해변로를 거쳐서 동백섬에 이르면 마지막으로 해운대 해변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미포항에 도착한다. 길은 부산 요트 경기장을 가로질러 간다. 88 서울 올림픽 당시 대부분의 경기가 수도권에서 열렸지만, 부산에서 열린 경기도 있는데 바로 수영만 요트 경기장에서 열린 요트 경기와 축구 일부 경기였다. 요트 경기장을 횡으로 가로질러 가는데, 전면의 마린시티를 보면서 걷는 느낌이 요트와 마천루가 언뜻 어울리는 풍경이 아닌가 싶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만났던 마천루와 요트의 조합이었다. "요트"도 "마천루"도 모두 "부"한 느낌, 럭셔리한 느낌이기 때문이 아닐까? 요트 경기장이라 하면 요트 경기를 위한 특별한 시설이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삼익 비치 아파트 옆쪽에는 남천동 공영자전거 무료대여소가 있어서 아파트 앞쪽의 널찍한 공간을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달릴 수 있다. 광안리 해변 쪽으로는 갈 수 없고 빌린 자전거는 2시간 내에 반납해야 한다.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빌릴 수 있는데, 자전거를 빌려주시는 아저씨께 혹시 광안리 해변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서 반납하는 방법은 없냐고 물으니,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천근만근 같은 몸을 조금이나마 쉬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해서 잔머리를 굴려 보았는데, 에휴! 그저 걷는 방법밖에 없다. 삼익비치 수변공원 근처로는 광안리 해양 레포츠 센터가 있어서 웬만한 해양 스포츠는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패들 보드가 1시간에 1만 원 내외의 가격이었는데 해변에서 이것저것 ..
이기대 출렁다리에 들어섰다. 히말라야 깊은 계곡에 설치되어 당나귀와 사람이 다니는 출렁다리와는 높이도 긴장감도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보기 드문 지질 지대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지나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소위 "돌"에 대해서 조금의 지식이 있다면 더 흥미롭겠지만 수십 년 전 지구과학 수업 때 들었던 내용은 가물가물하고 화성암, 안산암, 화산쇄설암 등 암석 이름을 들어도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돌" 문외한이니 출렁다리에서 느끼는 것은 바다 가까이에서 파도가 자갈을 씻고 물러가는 생생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후루룩 몰려왔다가 쏴라락 빠져나가는 자갈밭 파도 소리는 비슷한 듯 다른 나름의 독특한 소리가 있었다. 글을 쓰며 사진을 다시 보니 이기대 출렁다리와 광안대교가 마치 하나로 이어진..
오륙도를 뒤로하고 해안 산책로를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우측으로는 바다를 좌측으로 산을 함께하며 걷는 길이다. 지도에서 보듯 바다를 따라가는 해안 산책로는 장산봉 줄기가 용호동 시가지를 벽으로 막고 있고 수많은 갈래의 산책길들이 이리저리로 이어져 있다. 때마침 대체휴일이라 산책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대부분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로 보였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높지 않지만 산길을 걷는 사람은 거의 우리가 유일했다. 산책로로 이어지는 수많은 길이 있으니 목적지는 알 수 없지만 같은 방향으로 혹은 반대 방향으로 아침 먹고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을 계속 만나야 했다. 지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용호동은 동쪽으로는 장산봉이, 서쪽으로는 비룡산이, 남쪽으로는 용마산 줄기 감싸고 있는 이른바 분지라 할 수 있는데, ..
우리 동네도 그렇고, 요즘 걷기 여행을 하다 보면 자주 만나는 것이 사진과 같은 국가 지점 번호라는 표지판이다. 한글 두 자리와 숫자 8자리로 이루어진 위치 정보인데 위도와 경도로 나타내는 GPS 좌표라면 간단하기는 하겠지만 지구를 원형으로 하여 위도와 경도로 좌표를 나타내는 방식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구를 평면 형태로 하여 좌표를 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한반도를 이어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95km가량 떨어진 지점을 기준점, 즉 "가가 0000 0000"으로 하여 동쪽 및 북쪽으로 100km의 정사각형으로 된 격자 모양으로 나누고 가부터 차례로 기호를 붙인 것을 UTM-K라는 한국형 UTM 좌표계라 하고 이것을 국가 지점 번호라고 지칭한다고 한다. 10미터의 정밀도를 가지..
나의 첫 가상 머신은 VMWare였지만 얼마 전부터 가상 머신으로 버추얼박스(VirtualBox)를 사용하고 있다. 성능도 안전성도 불편함이 없다. 무엇보다 미리 설치된 상태로 배포하는 이미지들이 많다 보니 필요에 따라 적절한 이미지를 다운로드하여 사용되니 참 편하기도 하다. 그런데, 오랜 시간 사용하던 리눅스 가상 머신의 실제 용량에 비해서 가상 머신 이미지의 용량이 상당히 컸다. 이것을 정리해서 줄여 보기로 했다. 117GB까지 늘어난 가상머신 이미지 파일이다. 그러나, 리눅스 내부의 용량은 10GB에 이를 뿐이고, 여러 가지 도구가 깔려있지만 이 정도가 맞다. ■ 리눅스 자체 파일 시스템 정리하기 일단 리눅스 자체에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삭..
개발자에게 좋은 성능의 컴퓨터에서 작업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지만 고성능의 CPU와 그래픽 카드, 대용량의 메모리를 누구나, 언제든지 장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성능 개선 요소를 찾아 적용하는 것은 마땅해 시도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필자의 경우 리눅스 시스템을 가상 머신으로 돌리고 호스트 시스템에서 웹 브라우저로 검색이라도 할라치면 페이지가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메모리가 넉넉하다면 해소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웹검색 과정에서 페이지가 버벅 거리는 상황의 하드디스크의 사용량을 보면 거의 100%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생각해 보면 크롬 웹 브라우저가 페이지 캐시를 하면서 하드 디스크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을 하기 때..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조직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체계적이어서 QA 조직까지 있으면 나름 프로그램 품질 관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은 갖추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QA 조직에서 공격적이면서도 꼼꼼한 다양한 테스트 케이스 작성과 테스트 자동화를 운용하고 있을 때 이런 이야기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조직도 없고, 풍성한 테스트 케이스에 기반한 자동 테스트 시스템도 없다면 어떻게 프로그램의 품질을 놓일 수 있을까? 유닛 테스트(Unit Test)로 미처 개발자가 감안하지 못한 오류를 검출하거나 잘못된 프로그램 수정으로 인한 오류를 예방할 수도 있고 테스트 커버리지(Coverage)를 극대화한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 구축도 검토해 볼만하고, 성능 프로파일링(Performance Profi..
오랜 기간? 따져보면 얼마 되지 않는 장기간 걷기 여행의 공백을 떨쳐 내면서 5박 6일에 걸친 장기간 걷기 여행을 떠난다. 이른 새벽, 거의 첫차에 가까운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시간을 절약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이 시간대의 기차는 예매 시 할인이 있다. 가벼운 배낭으로 허약한 체력을 보완하면 좋으련만, 두 사람의 배낭은 짐으로 꽉 차서 두툼하다 못해 뚱뚱하다. 배낭을 메고, 벗을 때마다 으싸! 아이고! 하는 감탄사, 아니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해외 트레킹이라면 출국, 입국 수속 때마다 꺼내야 하는 불편함도 그렇고 망가질까 하는 걱정 때문에 노트북은 지참 목록에서 제외했는데, 국내 여행이라는 안이함 때문일까, 하루 일정을 끝내면 숙소에서 조금의 일이라도 해보겠다는 호기로 큼지막한 노트북도 챙겼다. ..
매일 동네 길을 걷다가 오래간만에 동네를 벗어난 걷기에 나서기로 했다. 해외 걷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직은 코로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므로 국내로 눈을 돌렸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처럼 명품 길이면서도 금방 훅 끝낼 수 없는, 긴 호흡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해파랑길, 동해로 떠오르는 "해", 동해의 파란 바다색 "파", 함께를 의미하는 "랑"을 합친 예쁜 이름이다.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750Km에 이르는 길이다. 거리로 치면 프랑스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800km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과 비슷하다. 어떤 분들은 해파랑길을 한 달 동안 쭉 이어서 걷기도 한다. 단순 산술 계산으로는 750Km를 30..
상당히 오래전에 저렴했던 가격에 구입했던 DVD 플레이어가 한대 있다. 물론 중국산 OEM 제품으로 기종은 "HD-6500 PLUS"이다. 다락에 쌓여 있는 오래된 CD에 담긴 영화들을 가끔씩 보곤 했다. 이 놈은 USB 메모리에 담긴 영화도 볼 수 있으므로 그 옛날 추억의 미드인 에어울프 시리즈도 보았었다. 문제는 어딘가에 담겨 있던 한국 드라마를 보려고 했더니 파일을 아예 인식을 못한다. 물론 컴퓨터에서는 잘 플레이할 수 있다. 그래도 보는 맛이 있지 VLC 미디어 플레이어로 이 방식, 저 방식으로 파일을 변환을 해보았지만 여전히 플레이어에서는 파일을 인식할 수 없었다. 결국, "되는 방식"으로 인코딩하는 것이 간단한 방법이므로 잘 되는 미디어의 속성을 살펴보니 비디오 인코딩은 XVID이었고, 오디오..
한국 사람에게 주식이 쌀밥이니 자급자족의 근원은 벼농사에 있겠지요! 4인 가족이 1년 먹을 양식으로 논 한 미지기면 충분합니다. 몇년간 농약없이, 비료없이 키워본 경험치입니다. 논 한 마지기는 대략 200평 정도를 말하지만 실제 저희 논의 크기는 150평 정도니까 엄밀히 말하면 한 마지기도 않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일부는 선물로도 드릴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너른 들판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니 농사 짓는 분들에게 모를 얻어다가 심을 수도 있겠지만 저희집은 볍씨에 싹을 내어 모를 키우고 모내기하여 수확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농사고 진정한 자급자족 일 것입니다. 보리가 이삭을 올려서 논에 연두색 보리 이삭이 가득할 무렵 본격적인 논 농사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