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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대변항이 보이는 곳에 있는 오랑대. 바위 위에는 지붕에 작은 탑을 만들어 놓은 용왕단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인근 해광사라는 사찰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한다. 오랑대의 유래에 대해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의 설화에 근거한다는 설, 기장에 유배당한 친구를 찾아온 다섯 시랑에 기원한다는 설, 오랑캐가 쳐들어 와서 생긴 이름이란 설 등이 있다. 어떤 유적이 있는 사적지는 아니다.

 

오랑대 공원은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기도 하지만, 해안을 채운 암석들 만큼 지질 공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장소이다.

 

멀리 목적지가 보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하는 말도 나오고, 시간의 여유가 보이니 마음도 평안하다. 2Km 남짓 남은 것 같다.

 

해안 산책로로 잘 정비된 길이니 만큼 길도 좋고,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도 많다.

 

패랭이 꽃의 자태. 꽃잎 끝이 갈라진 모양이 카네이션처럼 생겼다. 실제로 카네이션은 패랭이꽃속에 속한다고 한다.

 

꽃밭과 조명, 암석과 바위가 어우러진 정갈한 해안 산책로도 이제 끝을 향해 간다.  산책길 끝에서 기장 해안로 도로를 만난다.

 

이 지역은 재미있는 등대가 많은데 해안 산책로 끝에서 바라본 등대 들의 모습이다. 빨간색이 월드컵 등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념해서 세운 것이라 한다. 월드컵 등대는 대변항 방파제를 방문할 수 있지만, 우측의 두 등대는 대변항 외항 방파제에 세운 것으로 도보로 접근할 수는 없다. 노란색이 마징가 제트 등대, 하얀색이 로봇 태권브이 등대이다. 그렇지만, 어릴 적 너무도 좋아했던 로봇을 모토로 만든 것은 아니고 원래의 의도는 장승을 본떠서 만든 것이라 한다. 노란색이 천하대장군, 하얀색이 지하여장군이다. 그런데 재질이 일반적인 장승처럼 목재스럽지도 않고, 멀리서 볼 수밖에 없는 한계 탓에 사람들의 이름 붙이기가 먹혔던 모양이다. 사실 로봇을 생각하고 만들었다면 모리 모양도 저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해안 산책로 나오면 기장 해안로 도로를 따라서 연화리를 향해 걸어간다.

 

기장 해안로를 따라 걷다가 연화리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사진처럼 갈맷길 1코스 표지판을 만난다. 갈맷길 2구간이 해파랑길 1코스와 겹친다면, 갈맷길 1-1 구간은 미포항에서 기장군청까지 이어지는데 해파랑길 2코스와 겹친다. 1-1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은 해파랑길 3코스의 일부가 겹친다.

 

연화리 서암항의 또 다른 이색 등대인 젖병 등대. 부산 지방 해양 항만청에서 설치 및 관리하는 모양인데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84명이다. 출산율이란 가임 여성이(15~49세) 가임 기간 중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인원으로 0.84명이란 한 명의 아이도 낳지 못한다는 의미로 이런 추이라면 2029년부터는 인구 감소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난간을 설치해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닭 벼슬 등대. 2009년에 처음 설치되었는데 2016년에는 2017년 닭의 해인 정유년을 앞두고 "청렴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요, 모든 선(善)의 근원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는 목민심서의 글귀가 있는 청렴 실천 다짐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닭 볏 또는 벼슬은 머리에 쓰는 관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나랏일을 맡는 자리의 의미인 벼슬이라는 단어와도 통하는지 닭 벼슬은 관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해안 바위 위를 콘크리트가 덮었다. 길이 좁다보니 걷는 사람들을 위해서 해안으로 도보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흰색으로 도색된 해양 수산부 소속의 어업 지도선들이 보인다. 대변항은 부산 기장군에 속하지만 남해 지방 해양 경찰청의 울산 해양 경찰서 소속 기장 파출소에서 관할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처가 통째로 없어지는 부침을 겪었지만 지금은 해양수산부 소속의 독립 기관이다.

 

해파랑길 2코스 종점에 있는 대변항에서 숙소는 연화리의 "넘버 25"라는 곳이었다. 새로 지었는지 나름 깨끗하고 만족도가 높은 곳이었다. 오늘의 걷기를 끝낸 우리는 숙소에 일단 배낭을 내려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마을 앞에 있는 죽도를 돌아보기로 했다.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연죽교가 있어서 배를 타지 않고도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예전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연죽교 위에서 바라본 섬의 모습과 섬 끝에서 바라본 방파제와 바다 쪽 모습. 죽도라는 이름은 섬에 대나무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지만 현재는 동백나무가 주종이라고 한다. 섬의 지번이 "기장읍 연화리 1-1"인데 지금은 개인 소유이고 철조망이 주위를 막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섬 다른 쪽으로 매립한 부분만 다닐 수 있었다. 매립한 항구에서 낚시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힘든 몸을 끌고 나왔건만, 조금은 실망이었다. 그래도, 숙소 근처로 편의점과 식당도 많았고, 여유 있게 마을을 산책한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대변항 국가 어업 지도선 전용부두에 정박해 있는 어업 지도선 무궁화 1호의 모습. 2011년 31년간의 활동을 종료하고 퇴역한 선박이다. 해양 수산부 어업 관리단 소속인데, 특별 사법 경찰 신분으로 불법 조업 단속이 주 업무라 할 수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단속을 한다. 불법 조업 단속은 해양 경찰이 하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바다를 해군, 해양 경찰, 어업관리단의 배가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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