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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래로 보이는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지금 한창 확장 공사 중이다. 철로변 산책길을 선택하면 청사포 다릿돌 스카이워크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지만 숲 속 길로 가는 원래의 해파랑길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도 청사포 다릿돌 전망을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청사포라는 포구의 이름도 예쁘고, 다릿돌이란 단어도 참 예쁘다. 다릿돌은 징검다리의 돌을 의미하는데 전망대 부근에서 해상 등대까지 가지런히 놓인 암초들이 징검다리 같아서 이곳 사람들이 다릿돌이라 했다 한다. 청사포란 단어를 듣고 처음 상상한 것은 푸른 모래가 있어서 그런가 했다. 그러나, 실상은 푸른색 구렁이에 관한 전설로 생겨난 이름인데 나중에 뱀 사(蛇) 자를 모래 사(沙)로 바꾼 것이라 한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내를 보고 용왕님이 푸른 구렁이를 보내 두 사람을 상봉시켰다는 전설이다.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갈 수 없지만, 탁 트인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바위 위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인증숏을 남기기 그만이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정 해수욕장과 죽도 공원의 모습(좌측)과 청사포 다릿돌을 품은 동해 바다 수평선의 모습. 가슴이 그저 평온해지는 풍경이다.

 

해파랑길은 구덕포 인근에서 계단을 내려 가서  철로변 산책길과 만난다. 

 

산길을 내려온 해파랑길은 철로를 횡단해서 철로변 산책길과 만난다. 어릴 적 용산역 인근 소위 땡땡거리를 지나다니던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대부분 철길은 큰 담장과 철조망으로 일반인이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면 처벌을 받지만, 그 당시에는 달리는 화물 열차 바로 옆에서 별 장난을 다했다.   

 

"그린 레일 웨이"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바로 철로변에 데크로 깔아서 깔끔하게 설치해놓은 산책로를 말하는 것이다. 시작점인 미포까지 3.5Km, 종료점인 송정까지 1.3Km이나 총 5Km 정도의 산책길이다. 우측의 티켓 판매기가 있는 장소는 구덕포 해변열차 정류장이다. 사람들은 타고 내리며 나름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모양이다. 물론 타고 내리는 횟수에 따라 티켓 가격이 차이가 난다. 

 

때마침 들어오는 해변 열차. 플랫폼이 산책길이고, 산책길이 플랫폼이다.

 

예전에 삼척에서 강릉까지 운행하는 바다열차를 탄 적이 있는데 그 열차는 옛날 디젤 열차를 개조한 것이라면 해운대 해변 열차는 모양은 옛날 기차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충전식 전기기차라고 한다. 당연히 디젤 기차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없다.

 

송정까지는 깔끔하게 정돈된 "그린 레일 웨이" 산책길을 걷는다. 삼포길이라 하면 2코스 시작점인 미포, 그리고 청사포와 이곳 구덕포를 아우르는 길을 말한다. 구덕포도 근처 송정의 영향으로 횟집과 식당, 카페들이 많이 보이는 곳이다.

 

드디어 송정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해운대 한쪽 끝에 동백섬이 있다면 송정 해수욕장에는 죽도가 있는 모습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

 

미포를 향해서 떠나는 해변 열차와 그린 레일 웨이 산책길을 뒤로하고 계단을 내려가 횡단보도를 건너면 해수욕장 입구에서 해파랑길을 다시 이어간다.

 

소나무 숲에 정자를 지은 것이 유래가 되어 송정 해수욕장이라 부른다고 하는데,  앞서 만났던 광안리나 해운대 하고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시골티가 나는 곳도 아닌 낭만적 분위기가 풍기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동해선 송정 전철역도 있고 동해 고속도로도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

 

깨끗한 모래밭 위에 나란히 줄 서 있는 서핑 보드들. 우리나라에서 서핑을 제일 먼저 시작한 곳, 우리나라 서핑의 메카답게 업체도 많았고, 평일 비수기인데도 서핑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도시 냄새가 적게 스며든 깨끗한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과 강렬한 태양을 맞으며 서핑을 배우는 즐거움은, 연신 물에 곤두박질쳐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멀리 죽도가 보인다. 오늘 점심은 숙소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죽도 공원에서 해결할까 한다. 조금만 힘을 내자.

 

해수욕장에 있는 슈퍼에서 사과도 사고 편의점에 들르며 잠시 쉬고 있는데, 바다를 멍 때리며 쳐다보다가 눈앞을 가로지르는 윈드 서핑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바람을 타고 바다 위를 달리는 모습이 거의 날아다니는 수준이었다. 바람이 바다에서 해안으로 불어오는 것을 온 쇼어(On Shore), 거꾸로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오프 쇼어(Off Shore)라고 하는데 이때는 온 쇼어 상황이었다. 바람을 타고 해안으로 거의 날듯이 타고 들어 오는 서퍼들의 모습에 자연스레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온 쇼어 상황에서도 맞바람을 타고 바다로 나갈 수 있어야 다시 날듯이 서핑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분들은 맞바람을 타고 바다 가운데로 나가는 모습도 훌륭했다. 선수가 아닌가 싶었다. 나도 저럴 수 있으면 하는 바람만 가져본다.

 

대한민국의 서핑 메카라고 쓰여 있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이, 한쪽에서는 초보자들이 서핑을 배우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상급자들이 윈드 서핑의 속도 맛을 제대로 보고 있는, 초급부터 상급 까지를 아우르고 장소이니 서핑의 메카라 부를 만도 하다 싶다. 시속 50Km, 순간 시속이 70~100km까지도 달한다고 하니 좋은 바람도 있어야 하고 이 정도의 널찍한 공간도 있어야 될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성수기 때는 이곳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으리라......

 

송정 해수욕장은 길고 넓은 모래사장도 좋지만 물도 깊지 않아 가족여행으로도 딱이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서울에서 MT를 간다고 하면 경춘선을 타고 갈 수 있는 가평이나 강촌을 손꼽는데, 부산 지역에서는 동해선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바로 이곳 송정 해수욕장이 MT 인기 장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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