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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산을 넘고 효암천을 따라 내려오면서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우회했던 해파랑길은 신고리 발전소를 만나면서 다시 명산리 내륙 쪽으로 다시 들어가는 방식으로 신고리 발전소를 우회한다. 신고리 원전 교차로에서 도로를 따라가면 빠르게 신리항으로 갈 수 있지만 양쪽에 가드레일이 있고 공사 차량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위험해서 위양천을 따라 올라가는 우회 방법을 택한 듯하다.

 

효암천을 건너서 위양천으로 가는 길에 만난 들꽃들. 

 

고마리라는 한해살이 풀이다. 한국이 원산지인 풀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물가에서 많이 자라고 있던 기억이 난다. 수질 정화에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많이 저장하는 만큼 소를 살찌우는 풀이라고 한다. 우리는 잡초라고 하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좋은 풀들이 많다.

 

하얀 꽃을 피운 고마리. 이곳이 하천과 가깝거나 범람했던 지역이라 고마리들이 자라는 모양이다. 이 풀의 열매는 메밀처럼 생겼는데 이것을 식용으로 먹기도 했다고 한다.

 

길은 위양천을 가로지르는 명산교 아래 통로를 통해서 위양천 좌측 마을 길을 이어간다.

 

마을 길을 얼마 걷지 않아 연산 3길이라는 도로를 만나는데 도로변을 따라 걷다가 위양천을 가로지르는 연산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좌회전하여 위양천 우측 천변길을 걷는다.

 

위양천 우측 천변을 길을 따라 걷지만 보행자 전용길이 없으니 조심해서 걸을 수밖에 없다. 위양천은 근방인 서생면 위양리에서 발원하여 효암천과 합류하는 하천이다.

 

위양천 천변길을 걷다가 길을 건너 우회전해야 하는데 이 길이 식당 옆으로 난 아주 작은 길이라 헷갈릴 수 있다. 울산 지역은 해파랑길 표지판이 아주 자세하게 잘 세워져 있으므로 표지판을 보고 길을 건너 우회전한다.

 

식당 옆 사잇길을 지나면 만나는 마을길. 해파랑길 표지판에서 파란색은 역방향으로 걸을 때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상가 사잇길 지나 좌회전"이라 적혀 있으니 우리가 온 길과는 정확히 반대이니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위양천을 떠나 명산리 마을길을 조용히 걸을 수 있다.

 

명산리 마을길 끝자락에 있는 길 이름이 재미있는데 바로 "새 동네길"이다. 말 그대로 새롭게 만들어진 동네라는 의미일 텐데 의외로 전국적으로 "새 동네길"이란 이름을 붙인 곳이 30군데 넘었다. 

 

새동네길을 나오면 신리 삼거리를 만나는데 신고리 발전소 건설 현장 끝자락을 볼 수 있다. 신리 삼거리를 통해서 좌회전하여 도로변을 따라 신리 마을로 내려간다.

 

횟집도 있고 식당들도 있지만 신리 마을은 마을 전체가 이주하기로 되어있고 이주지를 결정하고 있는 상태라 한다. 이 과정에서 보상 문제로 조금 시끄러운 모양이다. 신고리 발전소가 세워졌던 과정의 이야기를 알아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안전을 위한 기술적, 과학적, 행정적 노력보다는 "돈"에 달려드는 온갖 불나방만 보이는 듯했다. 탈원전이든, 친원전이든 반대가 많을수록 "돈"이 아니라 "원칙"에 충실하고 배려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점심 식사는 신리 마을 회관 앞에 있는 천막 안에서 숙소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먹었다. 대변항에서 구입했던 창난젓이 식욕을 돋워 준다. 파다 풍경, 아담한 신리항의 갈매기가 노니는 모습, 멀리 신고리 발전소의 모습을 보면서 식사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신리항에서 신암 방파제로 이어지는 해파랑길은 신리 마을 회관 옆의 계단을 통해서 마을 뒤로 돌아간다.

 

마을 뒤의 오솔길을 조금 걸으면 금세 뻥 뚫린 바다를 볼 수 있다.

 

길은 있는 듯 없는 듯 해안가로 이어져 간다. 

 

가는 길에 뒤로 돌아본 신리항의 모습. 바위들과 깊지 않은 해안이 어우러져 나름의 풍경을 이룬다.

 

대형 카페들과 민가들이 있어서 그런지 해파랑길은 해안가 작은 모래사장을 밟으며 지나간다. 작지만 예쁜 풍경이다.

 

해안가에 처박힌 블록 벽돌과 담벼락만 없다면 자갈밭, 바위길을 걸어도 매력적일 뿐이다.

 

신암 해안길을 따라 걷는다. 신암항은 중간에 신암 방파제로 양쪽에 두 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앞쪽은 사용하지 않고 뒤쪽 항구만 사용하는 모양이다. 앞쪽 항구에는 해안으로 큰 바위들도 있고 작은 모래사장도 있다. 신암리의 바위 대부분은 둥글둥글한 모양으로 공돌 또는 알돌이라 부른다고 한다.

 

신암항도 인근의 부산 기장처럼 미역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서생 미역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는 모양이다.

 

신암 포구에서 바라본 모습. 우측의 등대 건너편 정자가 있는 곳은 신선암으로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장소다. 해무가 끼면 마치 신선이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부산에서부터 해파랑길을 걸어 올라오면서 자주 만났던 표지판 "국토 종주 동해안 자전거길"이다. 자전거길을 나라에서 관리하고 있었는데(https://www.bike.go.kr/) 지도를 보니 이 구간은 동해안 자전거길 경북구간이었다. 다만 인증 구간은 울진 은어 다리에서 영덕 해맞이공원까지 76Km뿐이다. 아마도 안전한 자전거길이 마련된 구간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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