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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바라본 동해 일출의 모습이다. 조금 있으면 파란색과 남색만 남을 하늘색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무지개로 하늘의 색을 설명할 수 있는데 같은 하늘이지만 사람의 눈에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레일리 산란 현상) 때문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색상 중에서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은 거의 사라진다. 낮에는 남색이나 파란색이 지상에 도달하여 푸른색 하늘이 보이는 것이고, 아침이나 저녁에는 태양이 사선에 위치하여 태양빛이 도달하는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파장이 긴 빨간색이나 주황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별빛도 없는 칠흑 같은 밤에는 검은색이고, 중천에 뜬 태양 빛은 흰색이다.

 

어제 일찍 도착해서 잘 쉬었던 비치 하임 펜션을 떠나 해파랑길 3코스를 마무리하고 4코스를 이어간다.

 

숙소 앞 문동 방파제를 떠나 임랑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는 해안을 따라 럭셔리한 유명 카페들이 줄을 잇는다. 5천 원으로 바다를 보면서 커피와 함께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겠다 싶다.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받은 은빛 물결이 화려하다.

 

해안로가 끝나고 도로로 올라가는 길이다. 

 

문동리 새끝 마을 표지판. 새끝 마을은  문동리의 맨 북쪽에 있는 마을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뷰 명당자리라 그런지 카페와 펜션, 풀빌라가 많은 곳이다. 새끝 마을 표지판이 있는 곳은 해안길과 도로가 만나는 자리로 설치된 난간 너머로 작은 몽돌 해안을 볼 수 있다. 크지 않은 파도이지만 몽돌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한 풍경을 선사한다.

 

임랑 해수욕장에 들어갈 때까지는 도로변을 따라 걸어야 한다.

 

도로변을 걸으며 바라본 임랑 해수욕장의 모습.

 

좌광천을 건너는 임랑교를 건넌 다음 우회전하면 임랑 해수욕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임랑교를 건너기 전은 일광면 문동리, 다리를 건너고 나면 장안읍 좌천리이다.

 

임랑 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길의 좌측에는 임랑 문화 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포항제철 설립자인 박태준 기념관이 있다. 그의 생가를 공원과 기념관으로 만든 것이다.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지는 임랑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은빛 물결이 반짝이는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니 자연스럽게 멍 때리게 된다.

 

해안선 끝으로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눈에 들어온다.

 

해변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모래사장에 누군가 남겨놓은 발자국이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벽화로 그려 넣은 곳. 그림의 페인트는 조금 벗겨졌지만 여전히 눈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임랑 행정 봉사실 앞에 걸려있는 해파랑길 안내도. 임랑리의 원래 이름은 임을랑(林乙浪)으로 마을에 숲이 우거지고 바다 물결이 아름다워 붙인 이름이라 한다.

 

임랑리 포구 뒤로는 원자력 발전소가 더 가까이 보이고 포구 입구에는 물고기 모양의 물고기 등대가 있다. 낚시에 걸린 물고기 모양이다.

 

임랑 해수용장을 지나서 월내로 가려면 다시 도로변으로 나가야 한다.

 

도로 위로는 동해선 철길이 보인다. 도로변을 조심해서 조금 걸으면 우측으로 꺾어져 월내 해변로를 걷게 된다.

 

테트라포트가 해안을 보호하고 있는 월내 해변로를 걷다가 테왁을 메고 가시는 해녀 세분을 만났다. 제주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해녀분들을 부산 기장에서 만나다니, 생경스러운 모습에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한창 일하시러 가시분 분들의 신경을 차마 쓰이게 할 수는 없었다. 나의 상식에 한계가 있는 것이지 사실 해녀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월내 마을을 지나는데 때마침 오일장터가 열리고 있었다. 2일, 7일 오일장으로 여느 오일장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사과 노래를 부르는 옆지기를 위해서 사과 만원 어치를 구매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5천 원어치만 살 수 없냐고 여쭈어 보니 그럴 수 없다 한다. 배낭에 꾹꾹 밀어 넣어도 다 넣지 못해서 결국 사과 봉지를 손에 들고 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길에서도 숙소에서도 사과는 원 없이 먹은 여행이었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월내항에서 좌회전하여 월내역을 거쳐서 월내를 벗어났지만, 지금은 월내항 방향으로 직진하여 장안천을 만나서 장안천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으로 걷는다. 항구의 위치를 잡아주는 빨간 등대, 하얀 등대 뒤로 보이는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도 몇발자국 걸으면 이제 안녕이다. 과학자들이 원자력 발전의 안전과 폐기물 처리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 마련에 획기적인 전기를 찾을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탄소 배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치적 해결이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과학적 해결 방안이 나올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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