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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바라본 명선도와 진하 해수욕장의 고요한 풍경. 어제저녁만 해도 명선도를 건너 다니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이전에 지나왔던 나사 해수욕장과 이곳을 떠나면 울산 지역에서는 온산공단을 비롯한 공업단지가 해변을 차지하고 있고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서 일산 해수욕장으로 가야 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공단 조성을 위해 매립을 하다 보니 그 후유증으로 조류가 바뀌면서 진하 해수욕장의 남쪽은 모래사장이 깎이고 회야강과 만나는 북쪽은 모래가 쌓이는 현상이 일어나서 매년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고운 모래사장에 세워진 해파랑길 표지판과 "명선도와 이덕도" 스토리텔링. 해수욕장 바로 앞에는 있는 명선도는 무인도이기는 하지만 건너 다닐 수도 있고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하지만, 이덕도는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이덕도는 명선도 남쪽에 있는 작은 바위섬 두 개를 지칭한다. 신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이 용이 되어 승천하면서 꼬리를 쳤는데 바위가 깨어져 두 개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전설은 전설이고 사실 고려에 항복했던 경순왕의 무덤은 경기도 연천에 있다.

 

쌓인 서핑 보드들. 진하 해수욕장 북쪽 해변에는 서핑 관련 업체들이 여럿 있었다. 5만원대면 강습과 장비, 슈트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서핑이 위시 리스트에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도 한다.

 

몇 년 전에 생겼다는 손 하트 조형물. 명선도를 배경으로 인증숏을 남길 수 있다.

 

사람만 건널 수 있는 명선교. 건너편은 강양항이다. 일출하면 간절곶이라고 하지만 사진작가들은 건너편에 있는 강양항을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한 명소로 꼽는 다고 한다. 10여 년 전 갈대밭이 있던 자리인데, 산업 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강양, 우봉 지구 매립으로 예전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회야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진하항은 ㄷ자로 항구가 만들어져 있는데 해파랑길도 그 ㄷ자 어항을 따라간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른 봄이면 이곳 회야강 하구,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빙어 낚시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빙어 낚시하면 얼음에 구멍을 뚫고 작은 견지 낚싯대를 드리워서 잡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빙어가 원래는 바다 물고기였다니...... 빙어는 찬물에 사는 물고기로 은어처럼 바다에 살다가 초봄이면 산란을 위해서 민물로 들어오는 어종인데 그 길목인 회야강 하구에서 빙어를 잡는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소양강을 비롯한 여러 호수에서 사는 빙어는 무엇이란 말인가? 알고 보니 1920년대에 빙어 알의 인공 부화가 성공하며 우리나라 각지에 퍼뜨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물고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축제에 쓰이는 빙어는 많은 경우 양식을 통해 길러진 것이다. 호수에서 빙어를 잡으면 제한된 공간에 마릿수도 많으니 잡는 재미도 있겠지만, 이곳 회야강 하구에서 빙어를 잡기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저수지 등에서 잡히는 빙어들은 크기가 작지만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빙어들은 크기가 10센티 내외에 이른다고 한다.

 

진하항을 빠져나온 해파랑길은 이제 본격적으로 회야강 강변길을 따라 걷는다. 서생교를 지날 때까지는 조금은 위험하지만 차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서생교 인근에는 회야강에서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서생교와 하회 1교가 나란히 있는데 다리 아래를 통과하면서부터 도보길과 자전거길이 정비된 강변 산책길을 걸을 수 있다.

 

몸은 벌써 땀이 나는데, 5코스 출발지부터 이제 1.8Km를 걸었다.

 

조금은 흐린 날씨이지만 음악을 들으며 평온하게 산책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나무 숲, 칡덩굴, 아카시 나무와 온갖 들풀, 가끔은 누군가 던져 놓았을 호박 덩굴까지 다양한 생명 들의 가을맞이를 지켜보며 옆지기와 이런저런 수다를 떨기에도 좋은 길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아주 가끔씩 운동하며 지나가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오로지 음악과 평화로운 풍경에 젖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해파랑길의 다른 코스에서는 높지는 않지만 산 오르기가 꼭 있고 해안길 걷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오늘은 이런 평지만을 걷는다.

 

중간중간에 쉼터도 있어서 물도 마시고 초코바를 먹으며 잠시 쉬어 갈 수 있었다.

 

울주군 서생면에서 온양읍으로 넘어가는 근방에서는 술마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는데 이곳부터 서생 삼거리에서 온양 읍내로 이어지는 온양로 옆의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를 따라 잠시 걷는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온양읍을 거쳐서 옹기마을을 거쳐가는 코스였으나 민원이 많이 발생하여 온양 읍내를 거치지 않고 회야강을 건너 바로 온산읍을 거쳐 덕하역으로 가게 되었다 한다. 온양읍(溫陽邑)은 명칭은 충남 아산시의 온양동과 이름도 같고 한자도 같다. 조선시대 온양 행궁이 있었던 충남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곳 울주군 온양읍에도 온천이 있다. 지금도 울산 발리 온천이라는 이름으로 온천을 운영하고 있다. 발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본뜬 것이 아니라 마을의 모양이 승려의 공양 그릇인 발우를 닮았다고 해서 발리(鉢里)라 불리웠다고 한다.

 

멀리 남창역에서 온산역으로 이어지는 철교가 보인다. 동해선의 지선으로 온산항 근처의 온산역은 화물 전용역으로 저기 보이는 철교는 오로지 화물 열차만 다니는 곳이다. 특히 유류를 실은 화물 열차가 많다고 한다.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는 온산 읍내의 덕신대교까지 쭉 이어진다. 가끔씩 길이 도로변을 걷더라도 전용길을 통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논배미를 돌아서 흐르는 강"이라는 회야강의 이름 유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남창역과 온산역을 잇는 철교 아래를 지나면 남창천을 건너고 다시 회야강을 건너서 온산읍으로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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