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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하나 써볼까 하다가 1년전 CBS 음악 FM의 전파를 탔던 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CBS 음악 FM 라디오 방송을 인터넷으로 들으며 일을 하는데 생전 처음 내 이야기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나올 때는 혼자 듣고 있었지만 정말 얼굴이 후끈해 지더군요. 오전에는 클래식과 영화음악, 오후에는 좋은 대중 가요와 팝송으로 DJ의 말은 적고 음악이 많은 그야말로 추천할 만한 음악 채널입니다. 아래는 방송을 탔던 이야기 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magesource.com/


어제 저녁에는 이제 고딩에 올라가는 딸내미랑 한바탕 했습니다.

중3을 지나고 있는 한참 사춘기 소녀랑 한바탕하는 아빠라고 써놓고 보니

나도 참 간 큰 아빠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와의 갈등 가운데 아이도, 저 스스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가끔은 보기도 합니다.


저희집은 대문을 나서면 온통 논뿐인 그야말로 들판 한 가운데 있는 농촌 주택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도시 한복판에 살다가

농촌에 터를 잡은지 어느덧 4년의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텃밭과 손바닥만한 논을 가지고 자급자족을 목표로 열심히 농사도 짓지만

저의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올해 아이들 겨울 방학에는 퇴근후에 두아이들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약간의 과외아닌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은 딸아이가 이틀간 작은집에 놀러 갔다가 돌아온 날로

계획한 진도도 나가지 못하고 준비한 공부의 수준도 떨어지는 딸아이를 앞에 두고

'주어'도 모르냐? '동사'가 뭔지도 모르냐?

학교 공부를 대체 어떻게 한거냐?며 막 쏘아 붙였습니다.

안경 뒤로 흐르는 눈물로 닦아내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아이를 두고

또, 왜 씩씩하게 대답하지 않느냐고 다그쳤지요...

마음에 기쁜 마음이 없고 답답한데 아빠는 또 찡그리냐고 잔소리까지 하고

제가 생각해도 아이를 꼼짝못하게 잡기는 하지만

과연 아이는 내가 이야기 한것의 얼마나 마음으로 동의하며 자신의 것으로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 집니다.


아빠는 딸내미가 3년후면 막다뜨리게 될 사회 현실을 바라보며 다그치는 것이지만, 

막상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성적이 썩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공부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나름 계획을 세워서 묵묵하게 실천하고 있는데 아빠는 알지도 못하면서 

못하는 것만 가지고 잔소리 한다고 답답하기는 매 한가지 일것 같습니다.


몸의 발육이 좋은 딸내미가

이번 겨울 방학에는 체력 단련을 잘 해서 아프지 않도록 창고를 정리하고 페인트 칠을 했습니다.

운동 기구 앞에 작은 모니터를 달아서 B1A4, BAP, 인피니트, 틴탑, 씨엔블루, FT아일랜드, EXO등

딸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운동할 수 있도록 했더니

매일은 아니어도 나름의 일일목표를 정해놓고 스스로 운동하고,

계획표에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작은 도장을 찍어두더군요.

아주 작은 것까지 가르치지 않아도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얼마나 기특했는지....


옛날같으면 시집 갈 나이인 아이가 조금 있으면 접하게 될 세상이 녹록치 않지만

아빠는 고등학교 졸업하면 부모가 도와주는것 없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아주 어릴때 부터 교육해 왔으니....

아빠가 고등학교 졸업할 당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로 힘든 세상을 앞두고

딸아이기 느낄 무게는 직장 생활을 하는 아빠의 스트레스에 비견할바가 아닌것 같습니다.


첫딸이기에 더욱 귀중했던 아이....

갓난아이때는 너무 울어서 새벽이면 아빠가 침대에서 일어나 업어서 재웠는데...

덩치는 크지만 수영을 잘해서 수영할 때면 구축함이 지나가듯 안정된 자세로 수영하는 아이

엄마와 매일 싸우지만 아빠가 엄마를 놀릴때면 엄마의 변호인으로 아빠에게 한소리하는 아이

피아노를 잘쳐서 한때는 작곡가가 꿈이었던 아이

글쓰기라면 자신있어서 지금도 책을 내고 작가가 되는 꿈을 가진 아이

집의 강아지 이름 "소망이", "용기" 이름을 지은 영혼이 맑은 아이

가족과 함께 했던 신불산 공룡능선 산행에서 너무도 힘들었던 기억에 트라우마 생겼다는 아이


점점 더 부모의 영향권을 벗어나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품안의 딸과는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멍해오지만 

아이가 나름의 인생을 기도하면서 신중하게 한걸음 한걸음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기를 기도해 봅니다.


유진아 아빠가 바라는 것은 무엇을 하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기쁜 마음으로 건강하게 할 수 있으면 그것만큼 바랄 것이 없단다. 마음이 힘들 때면 좋은 음악과 마당에서 바라볼 수 있는 별과 친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유진 마음을 더 헤아리는 아빠가 될께!


아이가 아이돌 그룹 노래를 듣고 있으면 좋은 노래도 있지만 시끄러운 노래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좋은 팝송하나 부탁한다고 이야기하면 딸아이가 들려주는 노래가 있습니다.


Alone(Heart) 부탁합니다.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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