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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만(小滿)의 해바라기는 벌써 키가 1미터 가까이 되고 굵기도 단단해져서 아무리 세찬 바람이 와도 넘어지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움직인다고 해서 몸 전체의 방향을 트는 것은 아니다. 아침 일찍 보면 해바라기의 꼭대기 부분이 동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가 퇴근 무렵에는 해가 기우는 서쪽으로 꼭대기 부분이 약간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맞다. 덩치가 큰 만큼 아침 일찍과 저녁을 비교해 보면 분명 움직임은 있는 것이다.
분명 살아있지만 유독 움직임이 없는 존재가 있다. 해바라기 입장에서는 깔 맞춤 손님 이랄까 녹음의 색을 입은 청개구리다. 가까이 보면 투명한 눈동자는 가끔 껌벅이면서 자신 또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처럼 이 세상의 한 존재임을 시위라도 하듯 도도해 한다. "나도 뛰는 가슴이 있다"고 외치는 것처럼 복부는 두근 두근 거림으로 움직임이 잔잔하지 않다.
몇주만 지나면 해바라기 잎 사이에 있는 그늘에도 노란색 해바라기 꽃가루로 온통 축제일 것이다. 벌도 오고 파리도 오고 이름 모를 벌레도 오고 깔맞춤 청개구리에게는 한 시절 벌레의 뷔페가 차려질 것이다. 청개구리가 더 많은 벌레를 꿀꺽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년에도 이른봄 부지런히 해바라기를 심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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