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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수목원과 숲길을 지난 지리산 둘레길은 그 다음부터는 깔끔하게 정비된 임도를 따라 구리재를 넘습니다. 지리산 정원이 자리한 지초봉과 지리산 자락의 간미봉 사이의 고개를 임도를 따라 가볍게 걸을 수 있습니다.

 

 

 

숲길 끝에서 만난 정자에서 잠깐의 휴식을 가진다음 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최근에 자갈을 깔아 놓은듯 임도도 나름 정비해 놓아서 포장 도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임도에서 바라본 정자의 모습입니다.

 

 

 

 

산동면 쪽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주천-밤재 구간에서도 고개를 넘다보면 고압선이 어김없이 풍경의 한몫을 담당하는데 어찌보면 고압선 때문에 임도가 뚫렸나? 싶기도 합니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피톤치드향 풍기는 편백 숲도 만납니다. 그런데, 위의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같은 편백 숲이라해도 빛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생명의 숲에 햇빛이 만들어 내는 마법이죠.

 

 

 

 

구불 구불 임도가 편백 숲을 감싸고 돌면서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독특한 풍경을 만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편백숲에 가면 쭉쭉 뻗은 편백 나무의 줄기만 보게 마련인데 이곳은 구불 구불한 임도 덕분에 나무 상층부의 편백 나무 잎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푸른 편백 나무 잎, 얼마전 내린 비로 촉촉한 대기, 따스한 햇살이 합쳐져서 눈으로도 코로도 온몸으로 상쾌한 기운이 전해집니다. 

 

 

 

 

드디어 구리재에 도착했습니다. 구리재를 통해서 지리산 정원의 일부인 야생화 생태공원으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구리재에서 간미봉을 통해서 성삼재까지 가는 등산로도 있지만 이곳은 둘레길을 걷는 이들을 위한 넓은 쉼터로 정자아래에는 둘레길 도장도 찍을 수 있습니다.

 

 

 

방광-산동, 산수유가 찍힌 둘레길 도장.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 올레길에서 전해진 문화일 것입니다.

 

 

정자에서 바라본 난동 마을 가는 방면의 모습입니다. 길을 잘 정비해 놓아서 그런지 가끔 차가 올라오더군요. 공무 수행 차량도 있었지만 일반인 차량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와 가까워질 날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있는 구절들을 돌에 새겨서 벤치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공군 장교였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Jean-Baptiste Roger de Saint-Exupéry)를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네요. 프랑스 제 3의 도시인 리옹에서 태어났는데 리옹 공항의 이름이 생텍쥐페리 국제공항이라고 합니다. 그의 작품을 꼼꼼히 읽어 보고 싶은 마음과 리옹에 다녀와야 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의 체험의 바탕으로 한 소설들을 읽고 싶네요. 어린왕자, 남방우편기, 야간 비행......

 

 

 

 

난동 마을 쪽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깔끔하게 다듬어 놓아서 좋기는 하지만, 흙 밟는 즐거움을 빼앗긴 아쉬움이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만나는 전망대. 커다란 산들로 둘러 쌓인 구례 분지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누가 수천 수백만 개의 별들 중에서 하나 밖에 없는 어떤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꺼야" 전망대에서도 돌 의자에 어린 왕자의 글귀를 적어 놓았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례 분지의 모습입니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도이기는 하지만 양쪽으로 길을 함께하는 나무들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소나무들이 많네요.

 

 

 

한참을 내려가는데 방광쪽에서 길을 잡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방광에서 시작해서 산동으로 향하지만 실제로 걸어보니 반대쪽으로 산동에서 방광으로 걷는 방법이 체력적으로 보나 시간적으로 보나 저희에게는 참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구리재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시는데 임도가 포장되어 있어 내려오기는 금방이었지만 올라가려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구불 구불 한참을 올라야 하니까요......

 

 

 

 

이곳의 임도는 임도를 포장하는데 있어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길 전체를 콘크리트로 포장하지 않고 중간 중간에만 두줄의 물 빠짐 홈이 있는 콘크리트 포장을 둔 것이었습니다. 사선의 물빠짐 홈으로 빗물을 흐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이 흐르지만 흙이 덜 쓸려 내려가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임도를 만드는 것에도 전문 지식과 경험이 쌓였겠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하!" 할텐데 모양을 보고 용도를 추측할 뿐이네요. 쩝쩝. 산림기사 자격 시험에 임도공학이라는 과목도 있네요. 주먹구구로 할일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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