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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정을 지난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길 18코스, 19코스, 17코스가 만나는 오미를 앞두고 섬진강을 따라서 숲길과 둑 길을 걷습니다.
용호정 아래쪽에서 바라본 섬진강의 모습입니다. 용호정은 용두리 끝자락의 절경 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용호정 아래쪽에서 좌측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입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로 이어진 길을 걷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데크가 놓여지지 않았다면 걷기에는 조금 험한길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강변의 깊은 숲길을 걷습니다.
데크 길이 없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법한 아름다운 풍경들이 길 양쪽으로 한동안 이어집니다.
걷다보면 가끔씩 섬진강의 물소리도 들립니다. 물소리, 새소리, 데크 위를 걷는 나의 발자국 소리가 어우러져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우측으로는 대나무 사이로 가끔씩 섬진강의 모습이 보일 정도이니 깊은 숲속을 걸으면서도 섬진강 바로 옆을 걷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쑥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죽순의 모습입니다. 담양 죽녹원에서 만났었던 거대한 죽순과는 조금 다른 모양입니다. 크지 않은 대나무는 죽순도 크지 않은 모양입니다.
데크길 옆으로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애기똥풀. 줄기를 자르면 강한 냄새와 함께 애기똥 색의 즙이 나와서 애기똥풀이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애기똥풀은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로 들풀로 지나치고 있지만 살균 작용과 항암 효능이 뛰어난 약재로 쓰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독성 때문에 요즘은 많이 쓰지 않지만 민간에서는 애기똥풀 생즙을 소주와 섞어 습진, 사마귀, 무좀등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데크길을 지나면 한동안 위의 그림과 같은 둑길을 걷습니다. 섬진강이 구례를 지나면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의 계곡을 따라 흐르다 하동을 지나 바다로 나아갑니다.
둑길 우측은 섬진강이지만 좌측은 이곳 농부들의 공간입니다. 한 농가에서 만난 보라색 꽃이 가득한 밭입니다. 그냥 잡초일까? 아니면 키우시는 것일까? 나그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로 보라색 꽃이 한가득입니다.
꽃의 정체는 엉겅퀴로 보입니다. 항암 작용에 혈액 순환과 간건강에 좋다는 엉겅퀴는 초봄의 어린 순은 쌈이나 나물로도 먹고 씨앗, 줄기, 뿌리 모두 차나 약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식물인데, 우리는 그저 잡초로만 보고 있는 것이지요. 아무리 귀중한 것이라도 그 가치를 모르면 소용이 없는 법이죠.
단순할 것 같은 둑길을 걷기는 하지만 다양한 야생화에, 강 둔치의 대나무 숲, 혹시나 수달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까지 5월의 지리산 둘레길 18코스 걷기의 재미가 쏠쏠합니다.
때로는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둑길을 바라보며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습니다.
우측으로는 섬진강의 물소리가 들리고, 좌측으로는 고즈넉 하게 밀밭이 펼쳐 있어서 귀로도 눈으로도 평안 가운데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둑 길을 걷다가 오미 방면으로 꺾어지는 곳에 세워져 있는 지리산 둘레길의 표식과 백의 종군로의 표식입니다. 백의종군로는 둘레길 18코스에서도 지리산 둘레길과 함께합니다.
바다로 흘러갈 섬진강을 따라 둑 길을 바라보지만 보이는 것은 높은 산들 뿐입니다. 오미로 좌회전하면 이곳 둑길과는 이별이지만 오미를 지나 산 아래를 따라 걷다보면 다시 섬진강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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