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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16코스는 크게 보면 2개의 산을 넘는 여정입니다. 많은 분들은 화개장터 쪽의 가탄마을에서 여정을 시작하여 송정마을까지 걷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반대 방향인 송정 마을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가탄마을에 세워 놓고 택시로 송정 마을까지 이동해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세워 놓았던 화개중학교 교가비. 오늘과 같은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늘푸른 마음과 몸"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다가옵니다. 이 땅의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을 지배하는 것이 명문 대학교와 스펙이 아니라 "늘푸른 마음과 몸" 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 봅니다.


우리나라 학교 교가에는 늘 산이 등장하기 마련이죠. 저의 경우에는 남산과 불암산이었는데 화개중학교 교가에는 지리산과 백운산이 등장하네요. 저희는 지리산 자락을 걸을 예정이고 섬진강 건너편 구례와 광양에 걸쳐 있는 산이 백운산입니다.



주말을 맞이해서 체육관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지 아이들을 자동차로 픽업해서 내려주고 돌아가시는 어머님들이 여러분이시더군요. 



화개 중학교 바로 앞은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차로가 별도로 있어서 차를 돌리기 어려운 장소입니다. 그래서 송정마을까지 가는 택시를 부르고 법하마을까지 조금 걸어 내려 갔습니다. 송정마을에 차를 세워 두고 가탄마을 택시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송정마을까지 택시로 이동하고 싶다면 055-883-2332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기사 아저씨께서 아주 친절하셨습니다. 1만 5천원을 받으신다고 하셨습니다. 둘레길 이야기를 하다보니 송정마을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화개중학교 아래 법하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송정마을까지 이동하는 것이었는데 자동차가 화개면에 진입하고 있는데 버스가 지나가더군요. 10분 정도의 차이로 버스를 놓친거죠. 버스로 이동하실 분은 8시 45분까지는 법하마을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야 합니다.



송정 마을 둘레길 시작점에서 택시를 내리니 위의 그림처럼 둘레길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가탄마을로 이동해서 걷기를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어떤분은 주차장 한켠에 1인용 텐트롤 치고 계시더군요.



조금 남아 있는 단풍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18코스 송정-오미 구간에서 내려오는 길.




이제 구례군에서 세운 지리산 둘레길 안내판은 마지막으로 보는 것일 수 있겠다 싶네요. 위쪽에서 가까운 구례와 산청쪽 코스는 대부분 다녀왔고 이제 남은 코스는 경남 하동과 함양에 걸친 남동부 코스들입니다. 오늘도 둘레길 중에서 상급 코스지만 기사님 말씀으로는 가탄마을에서 원부춘 가는 둘레길도 장난이 아니라고 합니다. 벌써 가슴이 떨리네요.



100미터 올라와서 가탄마을까지 10.5Km 남았다고 합니다.



단풍 감상은 늦었지만 계곡에는 아직 가을의 정취가 남아 있는듯 합니다.



둘레길은 펜션 아래를 지나갑니다. 산촌에서도 김장 준비가 한창이셨습니다. 김장 준비하시는 할머니께서 둘레길 왔으면 이쪽으로 가라고 일러주지 않으셨다면 그냥 펜션으로 직진할뻔 했습니다. 동그랗게 흙집으로 만들어 놓은 펜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얼마나 올라 왔을까? 숨이 가빠질 무렵 뒤를 돌아다보니 송정 마을이 한눈에 보입니다.




1킬로 미터쯤 올라오니 모두들 외투의 지퍼를 열거나 벗어서 배낭에 넣기 시작합니다. 땀을 흘리며 올라오다가도 잠시 쉴 무렵이면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이라 그런지 서늘한 기운이 확 몰려 옵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는 호사를 누리는 둘레길입니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헤치면서 걷는 기분이란 ......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과연 이 나무는 몇년후에도 살아 있을까요? 살아 있다면 나무의 뿌리가 바위를 쪼개지 않을까 싶네요. 생명이란 정말로 경이롭습니다.



햇빛이 비추이는 산 능선에 올라서니 11월 중순의 햇빛이 봄처럼 따사롭습니다. 상급 코스라는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그런지 둘레길의 경사도가 있기는 했지만 걸을만 했습니다. 사람 많은 등산로에 비하면 한적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섬진강과 나란히 걷는 둘레길이지만 어느정도 높이에 올라와야 섬진강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운무가 있는 산봉우리들과 섬진강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입니다.



약간의 오르막 고비만 넘기면 이제는 능선을 걷는 둘레길의 전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쪽 지방에서는 매일같이 서리가 내려서 푸르게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는데 이곳은 길 한쪽에 새초롬하게 꽃을 피운 것들이 있네요. 들국화인지 구름국화인지 이름은 모르겠지만 ......



별책 부록처럼 둘레길에서 옆으로 가지를 친 둘레길 17코스 목아재-당재 코스가 시작되는 목아재에 도착했습니다. 




임도가 지나가는 목아재에는 작은 휴식처가 있습니다. 목아재에서 바라본 당재 마을의 모습입니다. 단풍이 유명한 피아골입구를 거쳐서 당재까지 이르는 코스를 간다면 다시 되돌아 나오거나 피아골 입구에서 구례로 나가면 됩니다.




목아재에서 기념으로 도장을 하나 남기고 기촌 마을을 향해서 길을 이어 갑니다. 시작 지점에서 목아재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기촌 마을 가는 길에는 예전에 농사를 지었던 묵전을 지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까지 농사를 짓다니 고달픈 화전민의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드디어 기촌 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둘레길이 산 중턱에서 옆산의 산 중턱으로 이어질 줄 알았더니 완전히 마을 아래까지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경로 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피마자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식물 도감에서나 볼법한 식물이지만 저희 어렸을때는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던 식물이죠. 아주까리라고도 하는데 씨앗으로 짜는 피마자유는 상당히 우수한 공업용 윤활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싱, 가위, 경첩등 여러 곳에 윤활유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윤활유일 뿐만아니라 치료용으로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고온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고 저온에서도 점성을 유지하는 고급 윤활유입니다.



모과나무에 무과가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해서 돈 주고 어렵게 구입해야 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별 쓸로가 없어 버리워 집니다. 봄철 마늘에서 생기는 마늘쫑도 비슷하죠. 도시에서는 값을 치르고 구입해서 사 먹는 재료이지만 농촌에서는 대량으로 재배하지 않는 이상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양지 바른 곳에 조성된 녹차밭의 모습입니다. 이곳이 "하동"이란 것을 상기시켜 주는 풍경입니다. 1200년의 역사를 가진 하동 녹차는 유명하죠. 



기촌마을을 향하는 내리막 길에서 만난 보라색의 작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나무. 낙엽과 함께 열매도 많이 떨어진 까닭일까 보라색의 작은 열매들이 포도송이 처럼 매달리는 좀작살나무인지 분간이 어렵네요. 그래도 보라색 열매를 만난 것만으로도 좋은 기분을 안고 마을로 내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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