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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를 출발해서 지금까지 걸었던 둘레길 17코스는 포장길이 쭉 이어져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구례 노인 전문 요양원을 지나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산길을 걷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경사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송정에서 오미 방면으로 오는 길이라면 석주관성 뒤쪽의 초반 산행이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사가 조금 됩니다.
길을 걷다가 만난 살갈퀴 군락입니다. 보라색 꽃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뽐내고 있습니다.
살갈퀴는 콩과 식물로 뿌리혹박테리아도 있고 꼬투리 형태의 열매를 맺습니다. 콩과 식물을 소들이 특히 좋아하는데 제주 등지에서는 소들을 살찌우는 풀 이었다고 합니다. 살갈퀴는 소에게도 좋은 사료였지만 사람도 어린 잎과 줄기는 삶아서 나물로 이용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전국에 분포해 있는 식물입니다.
잎이 아카시 나무 처럼 생겼는데 아카시 나무도 콩과이고 살갈퀴도 콩과입니다. 콩과 식물들은 공기 중의 질소를 흡착시키는 뿌리혹박테리아 덕택에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땅을 기름지게 하는 식물입니다. 잡초라고 천덕꾸러기 신세이고 제초제가 없는 땅을 찾아 다닐텐데 이들의 가치가 잘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굽이 굽이 경사가 높은 땅 조차도 길을 만들고 고사리밭으로 가꾸어 놓았습니다.
산허리에서 바라보는 구례 분지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한폭의 그림입니다.
구례 양로원 위쪽의 둘레길 쉼터.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한폭의 그림입니다.
산 아래 파도리와 구름을 머금은 산의 풍경이 촉촉합니다. 파도리라는 이름은 땅을 조금만 파도 돌이 나온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말도 있는데 파도리 이전의 이름은 바다리였다고 합니다. 동네에는 반곡길이란 길 이름도 있는데 마을 땅아래 커다란 암석이 있다는 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둘레길 17코스는 석주관까지 조선 수군 재건로가 함께합니다.
둘레길은 구례군 노인 전문 요양원 뒷쪽을 지나서 갑니다.
구례군 노인 전문 요양원을 지나서 길을 계속 걷다보니 멀리 섬진강 건너편으로 섬진강 어류 생태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숲속길을 걷습니다.
풍부한 수량을 가진 계곡물도 만납니다. 이런 물들이 섬진강으로 흘러들어가니 생명이 살아 있는 섬진강이 되겠지요. 중간 중간에 대도시를 끼고 있는 섬진강이 오랜 시간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곳의 고사리는 잎이 활짝 피었네요. 수확할 일손이 부족했을까요? 아니면 수확이 끝난 밭일지도........
지리산 둘레길 17코스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위치를 지납니다. 경사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오미에서 송정으로 가는 방향으로는 수월합니다.
이곳은 산불이 지나간 자리인 모양입니다.
산불의 흔적을 숨길수 없는 현장이지만 놀라운 자연의 치유력을 목격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산불이 일어난지 시간이 조금 흐른 뒤라서 그런지 화마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이 누가 먼저 자리를 잡을지 경쟁이 한창이었습니다.
화마가 지나간 자리를 회복시키는 또다른 힘은 바로 사람의 손길이죠. 이곳은 인공 조림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가는 대나무에 흰색 표시를 해서 나무를 심은 장소를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편백나무 숲으로 키울 모양입니다. 지금은 가느다란 몇가닥 줄기 밖에 없지만 이삼십년 후에는 쭉쭉 뻗은 줄기로 이곳에 산불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숲을 만들어 주겠죠?
멀리서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인공 조림중인 지역을 바라보니 화마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숲길에서 만난 아카시 나무 꽃. 큰 길에 있는 꽃은 이미 지고 있는데 숲속에 있는 작은 아카시 나무라서 그런지 꽃이 싱싱합니다. 하얀 꽃 몇개를 훑어서 입에 넣으니 달콤함이 입안에 은근하게 퍼집니다.
산 능선에서 가끔은 섬진강이 보이기도 하지만 둘레길이 석주관성 근처에 오면 산길은 좀더 깊어집니다.
석주관성 근처에서 만난 편백숲입니다. 쭉쭉 뻗은 편백 나무 숲에 들어서면 언제나 정돈된 기분이 듭니다. 쭉쭉 뻗은 줄기가 주는 시각적인 효과일까요? 아니면 피톤치드(Phytoncide) 때문일까요? 아무튼 둘레길 17코스에서는 다양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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