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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리 석불 입상을 지나면 이제 지리산 둘레길 20코스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간미봉 아래 자락을 휘돌아 산길을 걷습니다.
대전리 석불 입상 바로 옆으로는 마을에서 관리하는 쉼터가 있는데 쉼터로 향하는 작은 다리를 건너 둘레길을 이어 갑니다.
마을 쉼터 위로 이어지는 둘레길. 작은 덩굴 식물들이 얼마전까지 겨울이었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할 정도로 푸른 잎을 자랑합니다.
간미봉 아래 자락을 휘감는 길이기 때문에 작은 언덕들을 오르락 내리락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쭉쭉 뻣은 나무 사이로 걷는 길에서는 언제나 기분이 좋아 집니다. 천왕봉을 오르는 등산로보다는 산 아래 자락을 도는 둘레길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둘레길에서 만난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2018년 2월 한 성묘객의 촛불이 넘어지면서 불이 났다고 합니다. 소방헬기 9대와 12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서 2시간여만에 불을 잡기는 했지만 그 현장은 참혹합니다.
밑둥이 그을린 나무가 땅에 서 있기는 하지만 죽은 나무입니다. 산불을 정리하면서 잘려진 나무들이 폐허를 방불케 합니다.
나무가 멀쩡해 보이는 것 조차도 위를 올려다보니 잎이 노랗게 죽었습니다.
그을린 나무 줄기를 보니 화마가 할퀴며 지나간 자리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 상황인지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오랜 시간 쌓인 낙엽들은 불을 더욱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테니 그 큰 화염에 이 큰 나무들이 모두 죽었겠지요. 산불 예방은 두번 세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방광 마을과 그 앞에 있는 참새미골 캠핑장이 보입니다. 참새미골 캠핑장은 노란 산수유 꽃 천지입니다.
참새미골 캠핑장은 천은천이라는 계곡물을 끼고 있어서 날이 더 따뜻해지면 캠핑과 물놀이로 참 좋은 장소다 싶기도 했습니다. 천은천을 따라 올라가면 위쪽으로 천은사와 그 아래 천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곳곳에 커다란 산수유 나무가 있고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네요.
캠핑장의 물놀이 시설을 찍었지만 그 위로 보이는 산불의 흔적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입니다. 저 상흔이 치유되려면 수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텐데......안따깝습니다.
캠핑장에서 길 위로 올라오면 지리산 둘레길 20코스의 기점입니다. 산동까지 13Km, 방광은 0Km. 이곳에서 하루에 두번 산동 원천리쪽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참새미골 계곡 쉼터 출구쪽에 심기워진 산수유 나무들. 화려하지 않지만 수줍은 처녀와도 같은 산수유 꽃의 매력이 있습니다.
방광 마을의 소원 바위는 원래 참새미골 계곡에 있던 것으로 무당들이 신비한 힘이 있다고 여기며 이곳에서 굿을 했다고 하고 특히 아들을 비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2005년도에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산불의 흔적을 조금 떨어져서 보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불이 강했던 부분은 아예 시커멓고 주위로는 잎이 말라 죽었습니다.
참새미골에서 올라와서 길을 건너지 않고 바로 버스를 타면 오늘 걷기를 시작한 산동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구례 터미널에서 출발하여 화엄사를 거쳐 중동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두번 있는데 구례에서 6:40, 14:20에 출발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지나갔나? 하며 콜택시를 부르려는데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14:40 정도에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행선지를 말하면서 일단 버스에 승차하고 내릴때 계산하면 됩니다.
버스는 저희가 지나왔던 난동 마을등을 거쳐 원천으로 가는데 기사분이 원래 가던 코스가 아닌 곳으로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바로 오늘부터 시작하는 산수유 축제가 복병이었던 것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도로 곳곳이 주차장을 방불할 정도 였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가로변의 산수유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저희도 산동을 1Km 여를 남긴 지점에서 버스를 내려 걷기로 했습니다. 결국 걷는게 빠르더군요.
자동차를 세워둔 산동면사무소로 가는길에 딸기 재배 농가를 만나서 큰 대야 하나에 1만원짜리 딸기 2개를 구입했습니다. 구례 "볼빨간" 딸기. 재미있는 이름처럼 딸기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입도 눈도 코도 즐거운 둘레길 걷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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