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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둘레길 걷기는 밤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일행이 단 두명이고 둘레길 코스도 기차역에서 접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대 초반 한창 지리산의 매력에 빠져 있을 때는 밤 기차를 타고 남원역이나 구례구역에서 내려 1박2일이나 2박 3일 지리산 산행을 시작하곤 했었지요. 그 때는 밤기차를 타도 피곤함을 그렇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엉덩이도 아프고 피곤하고......
천안역에서 밤 11시 53분에 출발하는 마지막 기차입니다. 친구들과 등산 할 때는 캔 맥주와 오징어로 수다 삼매경에 빠지곤 했던 낭만이 있던 기차였죠.
남원과 곡성을 거쳐 구례구에는 새벽 3시 4분에 도착하니까 천안에서 구례구까지는 3시간 11분이 소요됩니다. 구례구 다음 역이 순천역인데 사실 구례구역이 위치한 곳은 전남 구례가 아니라 순천시 황전면입니다. 구례 입구라는 의미로 "구례구"라 한 것이죠. 역 바로 앞에 있는 구례대교 다리 하나만 건너면 구례이고 구례 중심지까지도 5킬로미터 내외로 가깝습니다.
기차를 내리면 구례구역 앞에는 노고단 아래의 성삼재까지 등산객을 태우려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여러명이 함께 왔다면 잘 흥정해서 택시를 타는 것이 저렴할 수 있습니다. 이 새벽 시간에 택시들 말고도 노고단까지 가는 버스도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버스는 구례구역에서 노고단 아래 성삼재까지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버스 터미널로 이동해서 사람들을 모두 내리게 했다가 3시 40분에 성삼재로 출발하기 때문에 노고단 가는 것과 상관없이 버스를 이용해서 터미널까지 이동하면 됩니다. 노고단 가시는 분들은 터미널에 내려서 자동 판매기로 표를 끊어서 버스에 탑승하시더군요. 구례구역에서 터미널까지는 1인당 1천원만 받으셨습니다.
익숙치 않은 버스 시간표인데 각 구간별로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시각이 "구례발"로 표시된 시각으로 터미널에서는 해당 방면의 "구례발" 시간을 확인해서 타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성삼재(노고단)은 3:40, 06:00, 08:40등이 구례 터미널 출발 시간이고 지리산 종주를 노고단 쪽으로 끝낸 사람은 성삼재(노고단) 방면의 종점발 시간을 확인하면 성삼재에서 손쉽게 구례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구례 터미널에서 구례구역으로 가는 버스는 "구례구/압록"노선의 "구례발" 시간을 확인해서 버스를 타면 됩니다. 버스마다 번호가 부착되어 있는 대도시 버스가 아니기 때문에 버스 앞 LED 전광판의 행선지를 보고 버스를 탑니다. 행선지 확인과 함께 기사님께 다시 한번 묻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죠.
옛날 기억을 떠올려보면 구례터미널이 꽤 허름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가보니 위의 사진처럼 깔끔하게 정비 했더군요. 2011~2012년에 새롭게 지었다고 합니다. 버스표도 자동 판매기가 있어서 노고단 가시는 분들은 자동 판매기에서 표를 구매하셨습니다. 새벽 시간이라 점포들은 문을 열지 않았지만 그 만큼 조용하게 한 시간여를 터미널에서 쉬다가 둘레길 걷기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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