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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산을 내려온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는 렁수이컹(冷水坑)을 거쳐서 칭티엔강(擎天崗)으로 향한다.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길이다.

 

몽환호(夢幻湖) 갈림길에서 렁수이컹(冷水坑) 쪽으로 이동하면 바로 칠성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전망대(七星山登山口觀景台)를 만날 수 있다. 이곳도 전망이 참 좋은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구름 속에 있어서 도통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칠성산 입구 전망대를 지나서 150여 미터 내리막 계단을 내려가면 렁수이컹 방문자 센터(冷水坑, Lengshuikeng Visitor Center)에 닿는다. 이제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에 발걸음이 가볍다.

 

렁수이컹 계곡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지만 역시 구름 속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산 허리를 감싸고 내려간다.

 

산 아래로 렁수이컹 방문자 센터의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의 가장 큰 고비인 칠성산 산행을 끝냈다.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포인트마다 방문자를 위한 주차장과 쉼터를 마련해 놓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도시에 인접한 활화산 국립공원이라는 것이 참으로 독특하다. 직접 차를 몰고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상은 많은 현지인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었고 시내버스의 배차 간격도 좋았다.

 

우리는 렁수이컹 방문자 센터 안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점심도 해결하기로 했다. 구름 속에 있는 쉼터에 들어가니 양명산 국립공원을 모형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우리가 걷고 있는 타이베이 대종주 이외에도 다양한 트레일 코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출발할 때 편의점에서 구입한 삼각 김밥과 쉼터 식당에서 주문한 우육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한 그릇에 270 NTD였다. 시장에서 먹는 우육면에 비하면 2배에서 3배 가격이지만 가격만큼 화려하고 깔끔하며 맛있는 우육면이었다. 시장의 로컬 식당과 비교하면 비싸 보이지만 국내 가격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저렴하다. 부드럽게 삶아진 콩장 비슷한 반찬과 절임 반찬도 인상적이었다.

 

휴식과 점심 식사를 끝낸 우리는 다시 완만한 길을 따라서 칭티엔강(擎天崗)으로 향한다.

 

이곳은 삼나무 조림지를 가로지르는 산책길로(柳杉人工林木棧道) 흐린 날씨에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많았다. 렁수이컹 지역은 양명산 국립공원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라고 한다.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징산 현수교(菁山吊橋)를 건너서 길을 이어간다. 안갯속에서 신비한 느낌을 받는 특별함이 있기는 하지만 날이 좋아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렁수이컹에서  칭티엔강(擎天崗)으로 가는 길은 도로도 연결되어 있고 시내버스도 이 두 곳을 차례로 지나서 간다. 타이베이 대종주 트레일 3코스는 도로 남쪽의 숲길로 간다. 곳곳에 도로나 다른 트레일로 가는 갈림길이 있지만 대종주 트레일은 표지 끝에 초록색 화살표로 구분해 놓았으므로 초록색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

 

약 170 여개의 계단을 오르면 지신룬(雞心崙)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망대를 지나서 간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언덕의 모양이 닭의 심장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구름 속에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신룬(雞心崙) 전망대를 떠난 길은 다시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칭티엔강으로 향한다. 구름이 걷혔더라면 더 좋은 산책로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칭티엔강으로 향하는 촉촉한 숲길은 마치 정글 속을 걷는 느낌이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작은 언덕을 지나면 칭티엔강 지역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칭티엔강(擎天崗)으로 진입한다. 이 시점부터 우리의 여정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칭티엔강 대초원 지대를 지나 3코스의 종점인 풍귀주이(風櫃嘴, Fengguizui)까지 가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지만 이런 구름 속에서 산을 하나 더 넘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고 가장 큰 문제는 종점은 시내버스가 자주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반면 칭티엔강은 시내버스가 자주 있는 곳이니 산행 후 타이베이 시내로 이동하는 것이 용이한 곳이었다.

 

계속 갈지 고민하며 걷던 우리는 옆지기의 단호한 결단에 따라 사원을(嶺頭喦土地公廟) 지나 일단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걷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걷다 보니 길이 애매했다. 칭티엔강(擎天崗) 주위로 워낙 다양한 트레일이 존재하다 보니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종점인 풍귀주이(風櫃嘴)로 가는 코스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라고 결국 이번 산행은 칭티엔강에서 마무리하고 시내로 돌아가기로 했다. 어떤 버스를 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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