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타이베이시 남부 완화구(萬華區) 지역을 걷고 있는 대만 2차 여행 둘째 날 여정은 제일 청과물 도매 시장(臺北市第一果菜批發市場)을 지나서 신디안 강변 산책을 이어간다. 강변 공원을 걷다가 청년 공원을 거쳐서 국광재래시장에 들르고 이후에는 버스를 타고 그랜드 하얏트 뷔페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하는 여정이다.

 

제일 청과물 도매 시장 후문 쪽으로 나오면 길을 건너서 신디안 강변 공원으로 나갈 수 있다. 화중교(華中橋) 다리 아래를 통과해서 강변 공원으로 나간다.

 

강변 공원으로 들어서니 한강 둔치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날이 흐리기는 하지만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청과물 도매 시장에서 구입한 사과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여정을 이어간다.

 

신디안강(新店溪)은 우리나라의 한강처럼 타이베이시의 주요 식수원 중의 하나라고 한다. 오염도가 심하다는 자료가 있기는 했는데 악취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타아베이시와 신베이의 경계를 이루는 강이다. 1월초 인데도 강변에 피어난 하얀 들꽃을 보니 역시 한국보다는 따뜻한 지방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시원한 가을 날씨 같아서 산책하기 딱 좋은 기온이다.

 

1월초에 꽃사진이라니...... 노란 꽃을 피우는 워낙 많아서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 갯불금초와 닮았다. 강변길 걷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한적한 신디안 강변 공원은 잘 다듬어진 강변 공원에 운동을 나온 주민들과 새들이  그 주인공이다. 강변 공원을 거닐다 보니 한국의 겨울에는 이곳에서 한 달 또는 몇 주 살기해도 좋을 것 같다. 

 

따뜻한 지방답게 역시 나무는 다르다. 한강변에서 조금 큰 나무라하면 가지를 축 늘어뜨린 버드나무가 떠오르는데 이곳은 나무의 종류도 수형도 역시 완전히 다르다.

 

강변을 산책하던 우리는 마창팅 기념 공원(馬場町紀念公園)을 지나서 청년 공원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일제강점기 훈련장과 승마장이 있었던 곳이다.

 

1월초에 만나는 보라색 꽃의 정체는 덩굴 란나타였다. 일곱 가지 색을 가진 란타나를 키우던 때가 있어서 그런지 꽃색은 조금 다르지만 익숙한 꽃 모양과 잎 모양을 보니 오랜 친구를 만난 것인 양 반갑다.

 

강변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굴다리를 지나서 청년 공원으로 향하는데 굴다리 내부에는 마창팅 기념 공원에 대한 안내판을 붙여 놓았다.

 

길을 건너 청년 공원으로 들어서니 거대한 반얀트리가 우리를 맞아준다. 네댓 명이 양팔을 벌려야 겨우 닿을 듯한 덩치를 가졌다. 

 

공원에는 커다란 나무들도 많지만 롤러 스케이트장을 비롯한 다양한 운동 시설들도 갖추고 있었는데 한 곳에서는 처음 보는 특이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다. 네트는 배드민턴이 아니라 테니스 코트와 비슷한데 라켓과 공은 테니스의 그것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피클볼(Pickleball)이라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다.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요소를 결합한 것으로 라켓은 탁구채의 세배 크기이고 구멍 뚫린 플라스틱 공을 사용한다. 운동의 강도가 테니스만큼 강하지는 않고 골프보다는 많아서 적당한 운동량으로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기기 좋다고 한다. 우리가 지켜보던 사람들도 젊은 청년 두 명과 중년 부부가 팀으로 경기를 하고 있는데 막상막하였다. 

 

나름의 형태 방식으로 운동하시는 주민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공원을 북동쪽으로 가로지른다. 도심의 다안 공원도 좋지만 이곳도 나름 매력이 있었다.

 

공원에 배치된 넉넉한 벤치와 야외 공연장, 수영장까지 이 지역 주민들은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수영장 인근에 걷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한 재활 시설도 있었는데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화지(蓮花池)라는 작은 연못을 가로질러 공원 끝자락으로 향한다. 이곳은 이근 주거지에 사시는 분들을 위한 훌륭한 휴식처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청설모들은 사람이 와도 도망가지 않는다. 청설모와 비둘기가 함께 먹이를 찾는 모습이 생경스럽다.

 

청년 공원 바로 길건너에는 국광 재래시장(國光市場)이 있다. 우리나라의 5일장 분위기인데 상설 시장처럼 매일 열리는 모양이었다. 시장은 아침 6시부터 시작해서 정오가 되면 끝난다. 시장 구경 좋아하는 우리는 물 만났다. 먹을 것을 비롯하여 잡화까지 큰 규모의 시장은 아니지만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었다.

 

수산물을 물에 데쳐서 파는 특이한 가게를 만났는데 멸치를 말려서 파는 것이 아니라 큰 멸치, 작은 멸치를 삶은 상태로 팔고 있었다. 총알 오징어도 데쳐서 팔고 있었는데,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100 NTD 만큼 구입해서 다른 도구가 없으니 비닐봉지 상태로 먹었는데 와우! 아무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훌륭했다. 데친 총알 오징어는 다시 이곳에 간다면 또 사 먹고 싶은 품목이다.

 

청과물 도매 시장과 강변 공원, 청년 공원과 국광 재래시장을 같이 둘러본 여정은 나름 훌륭했다. 타이베이시 남부 완화구를 걸었던 우리는 대만에 입국하면서 럭키드로우에 당첨되어 받았던 숙박지원금 나머지를 점심 식사하는 데 사용하기 위하여 101 빌딩이 있는 신이구로 이동한다.

 

버스를 타고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로 향하는 길에서 대만의 유치원생들 보라색 모자를 쓰고 선생님을 따라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눈을 뗄 수가 없다. 아이고!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를 찾아가는 길, 타이베이 101 타워가 멀지 않다.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는 무역센터와 같은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대만의 럭키드로우 덕분에 5성급 호텔 뷔페에서 점심식사하는 호사를 누린다.

 

어제저녁 리젠트 호텔 뷔페에서 숙박지원금으로 저녁 식사를 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이곳에서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식사할 수 있었다. 음식의 수준은 비슷했지만 리젠트 호텔의 직원들이 아르바이트하는 초보들이 많았다면 이곳은 프로들이 깔끔하게 안내하고 결제까지 편안하게 도와 두었다.

 

후식까지 여유 있게 끝내고 계산하겠다고 하니, 자리에 와서 인쇄한 바우처와 잔액 현금을 받아가서 확실하게 결제해 주었다. 두 명이서 3,696 NTD를 지불했다.

 

5성급 호텔 뷔페에서 배부르게 점심 식사를 하다니...... 대만 땡큐!

 

호텔에서 나오니 타이베이 스카이타워와 101 타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점심과 마천루를 뒤로하고 타이베이 식물원 향해서 시내로 돌아간다.

 

레드라인 MRT를 타고 식물원으로 이동하는데 플랫폼을 유심히 보니 전원을 전달하는 전차선이 없다. 1차 여행 때도 그렇게 MRT를 많이 다니면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점을 오늘에서야 발견한다. 한국의 전철도 고속철도도 모두 상부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차선이 있으니 별 생각하지 않고 이용했는데 타이베이 레드라인 MRT에는 전동차의 동력을 공급하는 전차선이 없는 것이다. 알고 보니 제3궤조(Third rail) 방식이라 하여 전동차의 바퀴가 지나는 레일이 아닌 전원을 공급하는 별도의 궤도를 두어서 전동차가 상부가 아닌 하부에서 전원을 공급받는다고 한다. 물론 사람이 떨어지거나 하면 감전의 위험이 있지만 스크린 도어가 있는 도시 철도에서는 건설비도 줄이고 미관도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한다. 관심을 가지면 보이는 것이 많다.

728x9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