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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2차 여행 셋째 날은 대만 북동부 해안의 예류(野柳) 지질공원을 방문하고 이후로는 해안선을 따라 바닷가를 걷는 여정이다. 이른 아침 숙소 인근의 노채수전포에서 세 가지 만두를 구입해서 옆지기에 상납했더니 마음에 들어 하신다. 1차 여행 때도 사 먹었던 맛집인데 옆지기도 마음에 들어 했다. 만두로 먹은 간단한 조식 후에 타이베이 메인역 M2 출구 근처의 국광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여 1815번 버스에 승차하여 예류(野柳)로 향한다. 버스가 자주 있어서 부담 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비가 조금씩 뿌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 잠깐 눈을 붙이니 어느덧 예류에 도착했다.
예류(野柳)가 1815번 버스의 종점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과 위치를 보면서 하차벨을 잘 눌러야 한다. 촉촉하게 젖은 길을 따라 예류항을 지나 지질 공원을 향해서 간다. 공원 입구까지 버스 정류장에서 6백여 미터 걸어야 한다. 예류풍경구라는 표지판이 우리가 예류에 도착한 것을 알려준다.
평범한 어항의 모습으로 정감을 풍기는 예류항을 지나 지질 공원으로 길을 이어간다.
해변에 있는 바오안궁(保安宮)을 보니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찰을 보는 느낌이다. 거대한 바다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인간의 한계를 이러한 모습을 통해 발견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류어항 표지 옆으로 사진을 붙여 놓았는데 신명정항 의식이라고 한다. 바오안궁에서 출발하여 소금과 쌀을 뿌린 불더미를 통과하여 바다로 뛰어든다고 한다. 항구 동쪽 산 아래로도 커다란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복덕궁(福德宮)이라는 이름이다. ㅎㅎ
예류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학교 건물 외부에도 예류 지질 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여왕머리가 새겨 있다.
지질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한글 안내판도 재미있지만 곳곳에서 들리는 한국어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다. 대부분은 전세 버스를 타고 온 단체 여행객이었다. 모두들 입구 매점에서 파는 우비들을 하나씩 걸쳐 입고 여정을 시작한다. 100 NTD에 파는 우비였는데 나름 품질이 있어 보였다. 우리는 보슬비 정도는 그냥 맞고 조금 많이 온다 싶으면 우산을 쓰기로 했다.
한국에서 구입한 바우처를 제시하니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이곳의 상징은 뭐니 뭐니 해도 여왕 머리인 모양이다. 공원 초반부터 작은 여왕머리가 우리를 맞이한다.
유명 관광지의 명성답게 흐린 날씨에도 예류 지질공원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북동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예류 반도 길을 따라 걷는다. 멀리 동쪽바다로는 지룽섬이 외롭게 떠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곳곳이 자연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작품 전시장이다. 독특한 지질과 바다와 바람이 만나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이곳의 암석들이 단단하지 않은 사암이라 가능한 모습이다.
침식과 풍화는 언제까지 이곳을 유명한 관광지로 남겨둘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물론 억겁의 시간 속에 사람의 시간은 찰나와 같으니......
얼마나 걸어 들어왔는지 예류 해변이 아득해 보인다.
멀리 남쪽 해안으로는 지룽 인근의 발전소 굴뚝이 저 근처가 지룽인 것을 알려준다.
자연이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뒤로하고 예류 등대를 향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산은 오르지 않고 독특한 바위들만 감상하고 돌아간다. 등대를 지나가는 트레일은 북적이지 않고 조용히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하얀 거품을 쏟아내는 파도도 거세고 모자를 벗길만한 강한 바람도 불어오는 가운데 예류 반도 끝자락을 향해 길을 이어간다. 바로 지금 비가 쏟아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흐린 날씨이지만 다행히 우산을 꺼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감사할 뿐이다.
누군가는 계단 지옥이라 하겠지만 예류 등대로 가는 길은 천천히 바닷바람 즐기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예류 등대는 1967년에 가동을 시작한 등대로 촛대를 본뜬 모양이라고 한다.
등대 아래쪽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먼바다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예류 등대를 지나면 트레일 끝자락의 전망대까지 완만한 산책길이 이어진다. 등대 아래쪽 갈림길에서 공원 입구로 돌아 나갈 수도 있고 트레일 끝자락의 전망대까지 갈 수도 있다.
공원에 진입하며 반도 끝자락에 무슨 건물이 있나 했었는데 이곳에 와보니 좌초된 배가 있었다. 2024년 10월 지룽항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선박인데 좌초된 것이라 한다. 다행히 서원들도 모두 구조되었고 기름 유출도 없었다고 한다. 멀리서 볼 때는 무슨 탐사선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갯바위 지역의 파도를 보니 바다가 거칠다.
트레일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보니 침몰한 배의 상흔이 장난이 아니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아 보여도 참으로 미약한 존재 맞다.
이곳에서의 바람 소리를 기록에 남겨둔다.
예류 반도 끝자락에서 다시 공원 입구로 되돌아간다. 이곳은 한적하니 조용하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트레일을 내려오면 산 바로 아래에 여왕의 서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런 곳에 웬 서점이야! 싶었지만 핵심은 음료수를 파는 카페였다. 책을 조금 팔기는 하지만 카페인 것으로......
이제 공원을 나가는 길, 자연이 만들어 놓은 조각품들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 길을 재촉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은 빨리 벗어나고 싶다.
공원 바깥으로 나오니 흐린 날씨 속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원래 계획은 공원 일정이 끝나면 예류항 앞에 있는 헤이피샤오치(黑皮小吃)라는 로컬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찾아가니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알고 보니 주말에는 장사를 하지 않고 평일에도 정해진 시간만 장사를 하는 가게였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편의점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편의점에 있는 간편식을 구입하면 점원이 직접 전자레인지에 데워주는 방식이었다. 필자는 마파두부를 옆지기는 돼지갈비 카레를 먹었는데 나름 먹을만했다. 양이 작지 않아 옆지기는 밥을 남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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