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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대만 1차 여행 때 박물관 바우처를 잘못 구입해서 박물관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었던 타이베이 식물원을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제대로 방문하기로 했다. 지난번 여행 때 참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북쪽 출입구에서 시작하여 크게 한 바퀴 돌아서 하화지(荷花池)라는 연못을 거쳐서 지난번 여행 때 받은 무료입장 티켓으로 국립 역사박물관을 다녀오는 여정이다.

 

타이베이 그린 라인 MRT 소남문(小南門) 역에 내리면 타이베이 식물원 북쪽 출입구로 바로 갈 수 있다. 식물원으로 가는 가로수길은 나무가 울창해서 벌써 식물원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안내판을 보니 인근으로 우리의 목적지인 식물원과 국립 역사박물관 외에도 유유양(Yuyu Yang) 박물관과 우정(Postal) 박물관도 있었다. 울창한 가로수길을 보니 식물원에 대한 기대감이 차 오른다.

 

식물원 바로 옆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松濤苑)를 잠시 바라보다가 식물원으로 들어간다. 식물원과 어울리도록 디자인한 것은 보기 좋지만......  평당 1억 정도라고 한다. 그저 부러울 뿐이다. ㅠㅠ

 

입구부터 커다란 나무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식물원의 특징 중의 하나는 다양한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는 것으로 따뜻한 지방의 특성도 있으면서 침엽수와 같은 나무들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식물원 입구에 있는 고급 아파트에 살면 이곳에서 조깅하지 않아도 매일  한 바퀴 돌며 산책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다.

 

지금이 1월 초라는 것을 잊게 만드는 꽃그림이 펼쳐진다. 그것도 온실이 아닌 야외에서......

 

연한 보랏빛이 도는 꽃에 눈길이 머문다.

 

온실이 몰려 있는 곳도 지나는데 난초관 등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생긴 것이라고 한다.

 

온실 단지를 지나고 있지만 온실 속에 있는 식물보다는 외부에 전시하고 있는 동백 화분들에 눈길이 간다. 바야흐로 1월은 동백의 계절이 아닌가!

 

다양한 동백 분재들을 돌아보고 길을 이어간다.

 

다육 식물 지역에 들어선다. 이곳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2천 종이 넘는 식물들이 있는데 그것도 대부분 온실이 아닌 노지에서 키우고 있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테킬라를 만드는 멕시코 원산의 용설란도 인상적이다.

 

풀숲 속에서 아름다운 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만이 원산지인 두꺼비 백합이라고 한다.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다.

 

타이베이 식물원의 나무와 꽃들도 아름답지만, 이 환경을 나름의 방법으로 마음껏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아름답다. 어르신들이 작은 이젤을 세워 놓고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노년을 유튜브와 TV로 소일하는 것이 아니라 글과 그림으로 창작을 하며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의 노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데 있어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싶다. 살짝 보니 그림의 수준도 보통이 아니다.

 

어떤 분은 건물 그리고 있고 어떤 분은 나무를 그리고 있으며 어떤 분은 다리를 그린다. 식물들이 숨 쉬는 틈바구니에서 그림에 열정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청나라 당시에 대만을 통치하던 기관이 있던 곳을 보존하고 있는데 파손으로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식물원 구석구석 빈 곳이 없다. 이번에는 앵무 헬리코니아라는 식물이다. 1월에 노지에서 감상하는 꽃구경, 좋다.

 

드디어 지난번 1차 여행 때 깊은 인상을 받았던 생강 지역으로 들어간다. 붉은 생강(Red ginger) 꽃이 우리를 놀랍게 한다. 텃밭에 그렇게 오래 생강을 키워 보았지만 꽃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생강 꽃이라니......

 

다양한 생강 품종을 감상하며 길을 이어간다. 우리나라 지방의 대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죽순이 올라오는 계절에는 어김없이 죽순을 캐 먹는 사람들이 있다. 죽순을 캐지 말라는 경고판이 있어도 그들에게는 소용이 없는데,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생강을 캔다고 난리가 아닐까 싶다. 아이고......

 

이것 또한 생강의 꽃이다. 고량강, 양강이라고 불리는 생강 품종이다.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헬리코니아라는 식물의 꽃은 아우!라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이 식물도 생강목에 속한다.

 

진짜 독특한 생각 품종들이 많다. 잠시 쉬어가려고 앉은 벤치 뒤로 무슨 꽃을 심어 놓았나 했는데 이것도 생강 꽃이었다.

 

인디언 헤드 진저라는 품종의 생강이다. 동남아에서 약재로 이용하지만 유럽에서는 관상용으로 키운다고 한다.

 

천남성과 식물들, 안투리움이라고 하는데 우리말의 홍학꽃이 잘 어울린다.

 

식물원을 크게 한 바퀴 돌아 하화지(荷花池) 연못으로 오니 북쪽으로는 고급 아파트가 남쪽으로는 국립역사박물관이 연못의 한 풍경을 담당하고 있다.

 

국립역사박물관 벽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서 연못을 돌아간다. 하화지(荷花池)라는 이름답게 날이 따뜻해지면 이곳은 연꽃으로 화려하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연못 한쪽으로는 무궁화와 똑 닮은 꽃이 꽃을 활짝 폈다. 부상화, 불상화, 하와이 무궁화라고도 부르는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꽃이다. 닮은 듯 다른 모양이다.

 

타이베이 식물원 관람을 끝내면 국립 대만 예술 교육관 (國立臺灣藝術教育館)을 돌아서 국립역사박물관으로 향한다. 박물관 길 건너에는 타이베이 시립 건국 고등학교(臺北市立建國高級中學)가 자리하고 있다.

 

대만 1차 여행 때 의도치 않게 방문했던 국립 역사박물관은 입장료에 비하여 전시는 조금 빈약한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대만이 2024년 WBSC 프리미어 12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덕택에 받았던 무료입장 티켓이 있고 대만을 처음 방문한 옆지기도 있어서 재방문한다. 이번에는 이곳저곳이 전시 준비 공사를 하느라 그나마 볼 것이 더 없었다. 

 

지난번 여행 때는 무슨 사진 전시인가 보다 하면서 대충 넘어갔는데 이번에 보니 직원이 관람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혼자서 터치하며 화면을 바꾸고 있었다. 디지털 아카이브라 하여 작은 사진을 터치하면 해당 화면을 확대하여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몇 가지를 터치하며 살펴본다.

 

당삼채라 불리는 도기들이다. 화려한 문화를 구가하던 당나라 당시에 세 가지 색의 유약으로 만든 도기들이라고 한다. 중간에 있는 괴물은 진묘수라 불리는 것으로 주인의 무덤을 지키도록 여러 동물의 형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 정부는 전황이 불리해지자 중앙은행의 금괴와 자금성 고궁박물관의 60만 점이 넘는 유물들을 대만으로 옮겼다고 한다. 대부분 타이베이 고궁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의 시완 도자기도 일품이다. 달의 여신과 태양신을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화려한 유약이 인상적이다.

 

맨 위층으로 가면 공공 예술 전시가 이어지고 있었다. 공사 중이라 많은 전시물을 보지 것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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