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내일이면 12월로 넘어가는 대만 타이베이 11월의 마지막 밤 풍경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이다. 루이팡을 거쳐서 지우펀과 황금 박물관을 다녀온 대만 3일 차 밤에도 야시장행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닝샤 야시장(寧夏夜市)으로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므로 타이베이 시내를 활보하며 야시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많이 사용하는 타이베이 메인역의 M3, M4 출구 반대편으로 오니 메인역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유동인구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차역인 서울역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많다. MRT 뿐만 아니라 일반 기차도 모두 지하화 했으니 이곳은 거대한 지하 도시 맞다.
직진하면 닝샤 야시장이라는 표식도 등장했다. 타이베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가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길을 이어간다.
화인가(華陰街) 쇼핑 거리 입구에 세워진 청동상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왕시우치(王秀杞) 작가의 삶의 송가(生活頌)라는 작품이다. 퇴근하는 아버지,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의 모습에서 평화로운 우리네 삶의 모습을 돌아본다.
오후 7시를 바라보는 시간 타이베이 거리는 주말 저녁 식사를 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저녁 분위기가 깊다. 화려한 간판 속에 닭고기 덮밥도 입맛을 다시게 하고, 우리나라의 신선로와 비슷한 용기로 훠궈를 즐기고 있는 모습에도 군침이 돈다. 속에 숯을 넣어서 국물을 데운다고 한다.
지하로 그린라인 MRT가 지나는 젠청 서클(建成圓環)을 지나면 닝샤 야시장에 닿는다.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원형 교차로 때문에 닝샤(寧夏)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그 원형 교차로가 바로 이곳인 모양이다.
야시장 거리에 들어서자 눈에 익숙한 게임기가 등장했다. 대만에 입국하는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럭키드로우의 추첨 장면이 바로 저 게임기를 모델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5000 NTD 상당의 숙박바우처를 받으며 즐거운 대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으니 기억에 남을 법도 하다.
야시장 초입에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낚시 게임에 열중하고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핸드폰으로 찍고 있는 부모들의 모습이다. 세상 어디를 가나 부모들의 모습은 크게 다를 게 없는 모양이다.
크지 않은 야시장이라 생각했는데, 닝샤 야시장은 곳곳이 사람들로 넘쳐난다.
야시장에서 50 NTD에 사 먹은 석과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석과의 달콤함은 엄지 척 이었다. 아들은 한국에 돌아가면 꼭 사 먹어야겠다고 호들갑이다.
야시장의 북적임도 놀랍지만 매장에서 현금 대신 라인 페이로 지불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아들이 먹고 싶다는 지파이(鷄排)를 80 NTD에 사 먹었는데 닭을 길게 펴서 튀긴 것인데, 먹을만했다. 긴 대기 줄은 일상이었는데 매장 뒤에서는 재료를 준비하고 튀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둘이서 한 입씩 베어 먹으면 오늘 저녁은 무엇으로 해결할지 메뉴를 찾아간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현지인도 관광객도 들고 다니며 먹을만한 것은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며 먹고 국물 요리처럼 앉아서 먹어야 하는 것들은 합석 불문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야시장 끝까지 한 바퀴를 돌은 우리는 이제는 무엇을 저녁으로 먹을지 결정해야 했다.
고기와 찹쌀 등을 연잎이나 댓잎에 넣은 특제 치마키와 돼지 내장국을 메뉴로 선택했다. 치마키는 단오 때 먹는 중국의 쭝즈(粽子)랑 같은 계열이라고 하는데 먹어보니 우리나라 약밥과 비슷했다. 간수프를 선택했는데, 내장 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다 싶었다. 두 개씩 시켜서 195 NTD를 지불했다.
아들이 나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해서 60 NTD에 사 온 취두부 튀김은 의외로 먹을만했다. 우리나라의 홍어도 삭힘에 따라 레벨이 있듯이 취두부도 레벨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그 정도가 약한 모양이었다. 달콤한 소스가 매력적이었다.
야시장을 밝히는 다양한 네온사인 중에는 국내 대기업의 판촉 부스도 있었다. 한 건물 울타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는데 인근 울타리에 걸터앉으려고 하니 자신들의 공간이라고 제지한다. ㅠㅠ 야식 용도로 양꼬치, 닭 심장 꼬치, 닭 모래집 꼬치를 구입해서 숙소로 돌아간다.
닝샤 야시장을 나온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다시 타이베이의 밤거리를 걸어서 숙소로 돌아간다. 바깥 길거리도 화려하지만 타이베이 메인역 인근의 지하도시 또한 불야성이다.
'여행 > 해외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만 1차 여행기 - 국립역사박물관 (0) | 2025.03.04 |
---|---|
대만 1차 여행기 - 국립대만박물관 (0) | 2025.03.03 |
대만 1차 여행기 - 인양하이 해변과 지룽 (0) | 2025.03.02 |
대만 1차 여행기 - 황금 폭포 (0) | 2025.03.01 |
대만 1차 여행기 - 지우펀과 황금박물관 (0) | 202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