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은 리곤데(Ligonde) 마을을 거쳐 아이레세(Airexe) 마을로 이어 집니다. 제법 많은 집들이 모여 있는 리곤데(Ligonde) 마을을 지나갑니다. 연분홍빛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장미 울타리. 마을길에 자리한 십자가. 돌에 붙어 있는 이끼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는듯 합니다. 직전에 만났던 크루세이로 데 라메이로스(Cruceiro de Lameiros)처럼 온갖 조각과 장식이 있는 십자가상보다 이런 십자가가 마음을 더욱 경건하게 만드는듯 합니다. 순례길 근처 집 마당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 한마리. 순례자들의 걸음에는 개의치 않고 풀을 뜯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빨래줄에 걸린 빨래와 그 근처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양 무리가 한폭의 그림입니다. 이건 꿈에서나 그리던 전원 생활의 표본이 아닌가 ..
벤타스 데 나론(Ventas de Naron) 마을에서 크루세이로 데 라메이로스(Cruceiro de Lameiros)로 가는 길은 위의 그림처럼 절반은 나무 숲을 끼고 걷습니다. 정오가 지나는 시간에 한낮의 고요함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벤타스 데 나론(Ventas de Naron) 마을 끝자락에 세워진 십자가. 순례자 중에 누군가를 기리는 것인지, 아니면 신앙심으로 세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모습은 거의 서낭당 수준이 되어 버렸네요. 순례길은 유칼립투스 숲을 지납니다. 독특한 향기가 코에 들어 올때 주변을 둘러 보면 틀림없이 유칼립투스(Eucalyptus) 나무가 있었습니다. 유칼립투스 향은 비염과 천식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고 심신을 안정 시키고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합니다. ..
카스트로마이오르 철기시대 성터 유적지(Castro de Castromaior)를 지나서 다시 LU-633도로를 따라 걷던 순례길은 오 오스피탈(O Hospital) 마을로 들어서면서 새로운 길을 따라 걷게 됩니다. 카스트로마이오르 철기시대 성터 유적지에서 나오면 다시 LU-633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도로를 따라 걷기는 하지만 도로의 갓길로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도로가 통상 언덕 위를 달리기 때문에 주변 경관 만큼은 끝내줍니다. 성터 유적지에서 만났던 종 모양의 보라색 꽃. 벨 헤더(Bell Heather, Erica cinerea)가 주변으로 씨앗을 많이 퍼뜨렸나 봅니다. 오전 11시를 바라보는 이른 시간이지만 맥주 한잔과 커피 한잔과 함께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두가지가 3유..
토시보(Toxibó) 마을 근처에서 잠시 LU-633 도로와 멀어지긴 하지만 순례길은 곧 도로쪽으로 나와서 LU-633도로와 함께 갑니다. 숲길을 걷는 즐거움도 있지만 도로와 함께 걷는 나름의 맛도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서 묵묵히 걷다보면 쌩하고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대륙이라도 횡단하고 있는 고독한 여행자 기분을 내주기도 합니다. 순례길에서 처음 만난 산불의 흔적. 어느 지역에서는 목초지나 밭을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불을 놓기도 하지만 이곳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산불을 맞아 고사한 나무들의 흔적이라도 보게되면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시리곤 하는데 순례길에서 만난 산불의 흔적에도 비슷한 마음입니다. 산불이건 목초지를 위한 사전 작업이던 불에 데인 나무 껍질과 불에..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를 완주한 저희는 그냥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차를 세워둔 곳에서 어차피 들러가야할 화개 장터를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TV며 귀로 화개 장터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들었고 피아골을 통하는 지리산 등반도 했었는데 화개 장터는 처음이었습니다. 피아골과 연곡사를 거쳐 이제 섬진강과 합류하는 화개천과 화개천을 가로 지르는 화개교의 모습입니다. 화개교를 건너면 화개 시외 버스 터미널이 있습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오전 6시 30분이 첫차이고 3시간 25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단풍철이 지난 늦가을에도 차가 많은 것을 보면 봄철이나 단풍철에 자동차를 끌고 이곳에 온다면 교통 체증에 짜증이 빵빵할 것입니다. 행락철에 이곳에 오려면 대중 교통을 꼭 이용해야 될 것 입니다. 하동 터미널까지 와서..
송정 마을에서 시작한 지리산 둘레길 16코스 걷기는 기촌 마을에 진입하면서 절반을 넘깁니다. 추동교를 지나 우회전 해서 조금 내려가면 앞에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피아골 계곡과 연곡사를 거쳐서 내려오는 내서천 중간에는 아주 잘 가꾸어 놓은 공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희는 앞에 보이는 공원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내서천 중간에 있는 깔끔한 공원으로는 하천 양쪽에서 다리를 통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바람에 떨어진 단풍 나무의 낙엽들이 떠나는 가을을 붙잡기라도 하듯 길 한쪽으로 곱게 모여 있습니다. 공원에서 바라본 펜션촌의 모습입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분이 펜션을 지어 영업이 시작했는데, 펜션 영업이 잘 되다보니 지금처럼 여러 펜션이 들어서서 하나의 펜션촌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는 크게 보면 2개의 산을 넘는 여정입니다. 많은 분들은 화개장터 쪽의 가탄마을에서 여정을 시작하여 송정마을까지 걷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반대 방향인 송정 마을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가탄마을에 세워 놓고 택시로 송정 마을까지 이동해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세워 놓았던 화개중학교 교가비. 오늘과 같은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늘푸른 마음과 몸"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다가옵니다. 이 땅의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을 지배하는 것이 명문 대학교와 스펙이 아니라 "늘푸른 마음과 몸" 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 봅니다. 우리나라 학교 교가에는 늘 산이 등장하기 마련이죠. 저의 경우에는 남산과 불암산이었는데 화개중학교 교가에는 지리산과 백운산이 등장하네요. 저희는 지리산 자락을 ..
23Km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 2일차를 시작합니다. 포르토마린을 출발해서 팔라스 데 레이까지 걷는 여정입니다. 포르토마린 마을에서 출발하는 원래의 순례길은 다리를 건너면 바로 만나는 오수토(O Souto) 마을을 통과하는 길이지만 저희는 알베르게 아쿠아 숙소 바로 앞에 있는 길과 LU-633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순례길도 중간에 LU-633 도로와 합류하기 때문입니다.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7시 20분 숙소를 출발합니다. 첫날보다는 1시간 늦게 출발했습니다. 이틀째라고 조금 여유가 생긴 모양입니다. 이른 아침 선선한 포르토마린의 공기를 마시며 산티아고 순례길 2일차를 시작합니다. 포로트마린은 순례자의 도시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도시의 철난간에도 가정집 대문에도 순례길 문양이..
포르토마린 산 쥬앙 교회(Igrexa de San Xoán de Portomarín)와 동네 슈퍼를 들른 저희는 산티아고 순례길 2일차 숙소인 알베르게 아쿠아 포르토마린(Albergue Aqua Portomarin)를 찾아 갑니다. 언덕 위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아쿠아 숙소입니다. 최근에 지은 현대식 건물입니다. 순례길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내일 아침 순례길을 떠나기에도 좋습니다. 스페인어로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아저씨가 저희에게 내준 방은 지붕아래 꼭대기층으로 지붕에 설치한 창문 덕택에 좋은 전망도 볼 수 있었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6시 40분 정도에 출발해서 오후 3시 20분 정도에 도착했으니 총 9시간 정도가 소요되기는 했지만 쉬멍 걸으멍 천천히 걸어도 이 정도이니 ..
장장 22Km가 넘는 산티아고 순례길 첫째날 걷기를 끝내고 드디어 포르토마린에 입성 합니다. 시내에서 포르토마린 산 쥬앙 교회와 내일을 위한 물품 구입을 위해서 슈퍼에 들러 숙소를 향합니다. 구름이 많기는 하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7월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2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은 피곤함도 잊게 만들 정도의 풍경을 선사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포르토마린 시내로 이끌어 갑니다.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아도 좋을 노바 다리(New Bridge and Bridge Vella)와 언덕위 포르토마린 시내의 전경입니다. 미뇨강(río Miño)이자 벨레사 저수지(Encoro de Belesar)에 놓인 다리를 건넙니다. 미뇨강 유역에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이니 미뇨강도 맞고 벨레사 저수지도 맞는 것이지요..
빌라차 마을에서 마지막 숨을 고른 저희는 이제 산티아고 순례길 1일차 목적지인 포르토마린을 향해서 마지막 힘을 냅니다. 언덕위의 집 한채. 담쟁이 옷을 입은 고목 뒤로 왠지 쓸쓸함이 묻어 납니다. 코 앞에 목적지를 둔 상황에서 최종 목적지까지는 93.745Km가 남았습니다. 이른 시간에 출발한 덕택에 오후 2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니 쉬엄 쉬엄 걸었어도 아직도 여유가 있습니다. 멀리 우리가 포르토마린으로 가려면 반드시 건너야 하는 호수 아니 저수지가 보입니다. 이제 언덕만 내려가면 저수지를 건너는 다리를 만나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포르토마린입니다. 멀리 건너편 언덕에 하얀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저희 오늘 묵을 포르토마린입니다. 빌라차 마을을 빠져나와 언덕위에 오르면 두가지 길로 포로토마린으로 갈 수..
마르카도이로 마을에서 커피와 맥주를 마시며 넉넉한 쉼을 가진 저희는 마치 학교 수업처럼 50분을 걷거나 남은 거리가 몇Km로 떨어질 때까지 걷자하는 작은 목표를 가지고 걸었습니다. 아무리 쉬멍 걸으멍 걷더라도 조금 힘든것은 이겨내는 맛도 있어야 걷기가 재미있는 법이죠. 아 파로차(A Parrocha) 마을을 거쳐서 포르토마린 도착전 마지막 마을인 빌라차(VILACHÁ) 마을에 도착하면 오늘 여정도 끝이 보이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파라솔이 펴진 마당의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던 메르카도이로 카페(Restaurante Mercadoiro) 뒤로 하고 오후 걷기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스페인의 전봇대. 벽돌도 그렇고 전봇대도 그렇고 스페인은 밋밋하게 두질 않네요. 벽돌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전봇대도 나름..
가을 걷이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지리산 둘레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중부 지방에서 가까운 둘레길 코스는 거의 다녀서 이제는 집에서 먼 거리의 코스만 남았네요.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를 걸을 예정입니다. 총 10.6km에 소요시간은 약 6시간이라고 합니다.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는 송정마을과 가천마을 구간으로 송정 마을에서 출발해도, 가탄 마을에서 출발해도 난이도가 "상"입니다. 위의 지도에 있는 둘레길 코스를 보면 등고선 몇개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지 이번 둘레길은 산행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출발해야 겠습니다. 전남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 사이를 걷는 코스로 코스 내내 섬진강을 옆에 두고 걷는 길입니다. 가탄 마을에서 조금 내려가면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는 화개면입니다. 자동차로 화개중학교 근처까지..
모르가데 마을에서 잠시 쉼을 가진 걷기는 이제 페레이로스(Ferreiros) 마을을 지나면서 드디어 산티아고 까지 남은 거리를 100Km 아래로 떨어뜨리고 오후 걷기로 접어들어 미라료스(Mirallos) 마을, 페나(a Pena) 마을, 아스 로사스(As Rozas) 마을, 모이멘토스(Moimentos) 마을을 거쳐 마르카도이로(Marcadoiro) 마을에 이릅니다. 중간 중간에 거치는 작은 마을들이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남은 거리 101.996Km 오전에 이미 11Km가 넘는 거리를 걸었네요. 낙서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카사 모르가데(Casa Morgade) 알베르게에서 조금 내려가면 있는 작은 예배당.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지붕과 본체는 복원 과정이 있었나 봅니..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저희는 아 브레아(a Brea) 마을을 거쳐 모르가데(Morgade) 마을에 이릅니다. 사리아(Sarria)를 떠나 처음 만난 표지석의 남은 거리가 113.246Km 였으니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까지 8Km를 걸었네요. 일반 사람이라면 2시간이면 걸을 거리를 쉬엄 쉬엄 3시간동안 걸었습니다. 쉬고 사진 찍으며 걸으니 늦을 수 밖에요. 그래도 좋습니다. 커다란 무화과 나무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우리집 무화과 나무도 무더위에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길 양쪽으로 고사리가 자리한 물이 흐르는 길입니다. 항상 물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길 한가운데로 돌다리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나무가 울창하고 항상 습기가 많은 지역이라 돌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