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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저희는 아 브레아(a Brea) 마을을 거쳐 모르가데(Morgade) 마을에 이릅니다. 



사리아(Sarria)를 떠나 처음 만난 표지석의 남은 거리가 113.246Km 였으니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까지 8Km를 걸었네요. 일반 사람이라면 2시간이면 걸을 거리를 쉬엄 쉬엄 3시간동안 걸었습니다. 쉬고 사진 찍으며 걸으니 늦을 수 밖에요. 그래도 좋습니다.




커다란 무화과 나무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우리집 무화과 나무도 무더위에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길 양쪽으로 고사리가 자리한 물이 흐르는 길입니다. 항상 물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길 한가운데로 돌다리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나무가 울창하고 항상 습기가 많은 지역이라 돌이며, 나무며 온통 이끼가 가득합니다. 걷는 사람에게는 쾌적한 환경입니다. 




화강암과 검은 현무암의 차이만 빼면 돌담으로 밭의 경계, 길의 경계를 삼은 것은 제주 올레길과 산티아고 순례길은 거의 판박이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러니 제주 출신인 서명숙씨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와서 제주 올레길을 시작한 배경이 되지 않았나 하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런 길을 걸으며 자신의 어린시절 뛰어놀던 제주 들판을 왜 떠올리지 않았겠습니까? 제주 올레길을 걸어본 사람도 이렇게 공감이 되는데......



길을 걷다보니 옛집을 보수 공사하는 현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런 집을 허물지않고 최대한 보수해서 사용하는 이곳 사람들이 옛것을 단순히 보존하겠다는 소명 의식만으로 저렇게 살지는 않겠지요.  보수해서 돌판을 올려 놓은 돌너와 지붕에서도 살만하니까 저렇게 사는 것일 것입니다. 산티아고 첫날밤을 보냈던 숙소도 전통식 돌담으로 쌓아 올린 돌집이었는데 돌집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도 난방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물론 화재에도 강하고요.



돌담은 담쟁이가 가득하고 돌너와를 얹은 지붕에는 이끼가 가득한 돌집입니다. 이런 돌집은 겨울에도 집안에 벽난로 하나만 있으면 따뜻하다고 합니다.



조금은 년식이 된듯한 곡물 창고 오레오(hórreo)의 모습. 덩쿨이 오레오를 휩싸고 있어서 조금 똑똑한 쥐라면 덩쿨을 타고 올라 갈 수도 있겠네요. 물론 들어갈 구멍이 없기는 하지만. 오레오 벽체를 이루고 있는 적벽돌을 보면 우리네 빨간 벽돌과 달리 구멍이 숭숭 뚫어져 있어 환기가 잘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 오레오에는 옥수수가 얼마나 보관되어 있을까?



소 먹이로 줄 짚을 원형으로 말아 놓은 건초더미들. 우리나라에서도 가을 걷이가 끝난 논을 보면 짚을 원형을 말아서 비닐로 감안놓은 원형 건초더미들이 공룡알이나 바둑알처럼 전시되어 있는데 500킬로그램정도 되는 공룡알의 정식 명칭은 곤포 사일리지(Baling Silage)라고 합니다. 이곳의 농촌 풍경도 비슷합니다.



특이하게 대문위에 곡물 창고 오레오(hórreo)를 올려놓은 집. 이것도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순례길을 걷다보면 가끔 만나게 특정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놓은 조림지들을 만나곤 합니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곳에는 상록수를 조림했네요. 



이쪽에서는 아주 험하지 않은 산이라면 나무가 조림되어 있거나 목축용 초지, 둘중에 하나입니다. 



물길과 접한길이 항상 불편했을 순례자들을 위해서 바닥에 커다란 돌들을 깔아 놓은 길. 누군가의 정성이 느껴지는 길입니다.




아 브레아(a Brea) 마을을 앞둔 순례길을 풍경들. 먹구름, 생을 다한 나무, 들풀을 춤추게 하는 바람 조차도 아름다운 풍경의 조연으로 참여합니다. 




텃밭에서 초라하게 꽃을 피운 대파꽃. 멋지게 가꾼 텃밭이 아니라 허술하게 관리하는 텃밭을 보면 왠지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 괜스리 정감이 갑니다.



아 브레아(a Brea) 마을에 있는 미라도 다 브레아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커피 한잔 시키고 일도 보고. 순례길에 있는 대부분의 카페가 화장실 앞에 "화장실은 저희 고객을 위한 것"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은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죠. 그렇다고 공중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커피나 맥주 한잔 마시고 화장실을 사용하면 저희도 좋고 주인장도 불만없는 모든 좋은 상황이 되는 거죠. 



숙소에서 만들어 싸온 도시락으로 이른 점심을 먹었습니다. "운 까페 콘 레체, un cafe con leche, por favor" 하며 커피를 주문했는데 잘 알아들어 고마웠죠. 우유가 든 따뜻한 커피와 바게뜨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희 도시락이었던 샌드위치 안에는 잼이나 소스를 바르고 샌드위치 햄과 비엔나 소시지, 야채가 들어 있었지요. 커피나 맥주를 사먹는데 지금까지 주머니에서 덜렁 거렸던 유로화 동전을 사용했습니다.




쉬어갔던 미라도 다 브레아곳의 도장입니다.



아마도 카페에서 사용할 채소들을 직접 기르는 텃밭인 모양입니다.




감자밭에 하얀 감자 꽃들이 피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른봄에 심어 하지에 수확하는 하지 감자를 곧 수확할 철인데 스페인도 비슷하네요. 음식에 있어서 만큼은 스페인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쌀을 재배하는 유럽에서 몇 않되는 나라인데, 발렌시아와 같은 스페인 남동부에서 쌀을 재배합니다. 빠에야(Paella)가 바로 스페인에서 쌀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요리지요. 쌀의 품종도 동남아처럼 길쭉 길쭉 한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쌀과 유사한 품종입니다.



길에 쌓아 올린 화강암 돌담길. 이 돌들은 모두 밭에서 나온 것이겠지요. 그나마 제주도는 현무암이라 돌을 골라내고 내면 화산재가 만들어 놓은 비옥한 토양을 얻을 수 있지만 이곳은 땅이 척박할 수 밖에 없고 목축이 그나마 최적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넓다란 초지도 농부들이 돌을 골라내느라 수고한 땀의 결과물이겠지요.




길가에 예쁜 노란꽃이 외롭게 존재감을 뽐냅니다. 아마도 금어초, 해골초라고도 불리는 스냅드래곤(Snapdragon-Antirrhinum majus)이 아닌가 싶은데 맞나 모르겠습니다.




모르가데(Morgade)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길 한쪽으로는 수국이 한아름입니다.



용도가 무엇인지 모를 연못 하나가 있습니다. 소들을 데리고 다니다가 물을 마시우면 딱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아마도 바로 앞에 있는 알베르게에서 만들어 놓은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못 바로 앞에는 카사 모르가데(Casa Morgade) 알베르게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연못옆 돌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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