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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은 리곤데(Ligonde) 마을을 거쳐 아이레세(Airexe) 마을로 이어 집니다.
제법 많은 집들이 모여 있는 리곤데(Ligonde) 마을을 지나갑니다.
연분홍빛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장미 울타리.
마을길에 자리한 십자가. 돌에 붙어 있는 이끼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는듯 합니다. 직전에 만났던 크루세이로 데 라메이로스(Cruceiro de Lameiros)처럼 온갖 조각과 장식이 있는 십자가상보다 이런 십자가가 마음을 더욱 경건하게 만드는듯 합니다.
순례길 근처 집 마당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 한마리. 순례자들의 걸음에는 개의치 않고 풀을 뜯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빨래줄에 걸린 빨래와 그 근처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양 무리가 한폭의 그림입니다. 이건 꿈에서나 그리던 전원 생활의 표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부러워 했네요.
풀을 뜯는 양과 먹이를 찾고 있는 닭이 함께 놀고 있는 환상과 같은 그림입니다.
다른 넓의 곳의 목초지를 이곳에도 옮겨 주고 싶을 정도로 이곳은 워낙 양들이 풀을 뜯어서 긴풀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잔디 깎는 정원사가 필요 없는 뒷마당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있다면 이곳에 마음껏 뛰어 놀게 하고 싶은 그런 공간입니다. 양은 풀을 뜯고, 닭은 모이를 쪼고, 아이과 함께 공을 차거나 캐치볼을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양과 닭을 넓은 공간에서 키우는 주인장의 마음을 닮았는지 울타리도 이쁩니다. 울타리 아래 노란꽃들이 흙길과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돌담이 쌓여진 오솔길은 늘 걷는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포근하게 감싸주지만 오래 이어지지 않는 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순례길을 걷는 것은 우리의 다양하고 굴곡진 인생길을 걷는 것과 너무나 닮았습니다. 인생은 고비와 어려움의 순간이 영원하지도 않을 뿐만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순간 또한 오래지 않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리곤데 마을을 지나서 아이레세(Airexe) 마을 초입에 위치한 레스토랑, 까사 마리루즈(Casa Mariluz). 잘 정돈된 잔디와 정원 위로 자동차가 올라가 있는 풍경과 돌집에 적기와를 올린 그림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눈에 들어와서 한컷을 남깁니다.
아이레세(Airexe) 마을에 진입 했습니다. 마을 표지판이 고사리에 포위되어 있습니다.
아이레세 마을에서 약간 좌측으로 내려가면 리곤데 산티아고 교회(Iglesia de Santiago de Ligonde)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많은 순례자들은 의외로 교회에 들르지 않고 순례길 걷기에 집중합니다. 길 초입에 서 있는 십자가상 뒤로 교회가 보입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리곤데 산티아고 교회(Iglesia de Santiago de Ligonde) 입니다. 이 교회도 교회 담장 안으로는 수많은 이들의 무덤이 가득합니다.
지금도 댕댕 종소리를 귓전에 울릴것 같은 교회종. 종을 지탱하고 있는 돌들은 세월의 흔적 때문인지 힘겨워 보입니다.
저 종을 어떻게 울릴까 궁금했는데 이 교회는 그 방법을 추측할 수 있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교회 문 앞에 있는 종치기 손잡이. 종까지 연결된 긴 줄도 쇠붙이인데 저 손잡이를 잡아 당기면 종이 울리는 모양입니다.
성당 마당을 채운 무덤들. 스페인 장례 문화를 보면 그림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사각형의 공간에 관을 넣은 다음 벽돌을 쌓아 막고 사람의 생몰 연대를 비롯한 정보를 새긴 대리석을 앞에 둔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청이나 성당에서 공동 묘지를 관리하는데 유효기간이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정리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각형 앞에 해당 공간을 열 수 있도록 손잡이 같은 것이 달려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형태의 칸막이형 묘실을 니초(Nicho)라고 합니다. 왕실에서부터 니초형 묘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도시를 비롯해서 스페인에서는 니초에 장례를 많이 치르고 콘크리트 묘실이 싫거나 비용이 부담되는 사람들은 화장을 한다고 합니다. 성당에서 돌아나와 다시 순례길을 걷습니다.
이 마을은 매물로 나온 집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 벤데, SE VENDE"는 "for sale"이란 의미입니다. 순례길에서 새롭게 카페라도 열고 싶은 사람들은 저런 매물에 눈독을 들이게 마련이죠.
한참 리모델링 중인 가옥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사중인 건물 뒤로는 우리나라의 시골 폐가처럼 무너지고 있는 집도 보입니다. 항상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닌 법이지요.
독특한 장식을 세운 대문을 가진 집이라 한컷을 남깁니다.
마을 길을 지켜주는 커다란 나무들은 마을의 상징과도 같죠. 커다란 두 그루의 유칼리투스 나무와 건너편에는 커다란 가지를 가진 밤나무로 보입니다. 6월에서 7월 사이에 꽃을 피우는 밤나무 꽃과 닮기는 했습니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것처럼 유칼립투스 수피는 위 아래로 옷을 벗습니다.
엣 우물터인지 모를 공간입니다. 모양으로 미루어 보면 마을 빨래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목초지였는데 간만에 작물이 심어진 넓은 들판을 보네요. 날씨가 좋아서 그럴까요? 넓은 옥수수 밭을 보면서 이곳의 기후가 참 매력적이다는 느낌을 다시 한번 받습니다. 이곳의 온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지중해성 기후를 가집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순례자들이 지나갔을 나무 터널을 지나 포르토스 마을을 향해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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