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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가데 마을에서 잠시 쉼을 가진 걷기는 이제 페레이로스(Ferreiros) 마을을 지나면서 드디어 산티아고 까지 남은 거리를 100Km 아래로 떨어뜨리고 오후 걷기로 접어들어 미라료스(Mirallos) 마을, 페나(a Pena) 마을, 아스 로사스(As Rozas) 마을, 모이멘토스(Moimentos) 마을을 거쳐 마르카도이로(Marcadoiro) 마을에 이릅니다. 중간 중간에 거치는 작은 마을들이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남은 거리 101.996Km 오전에 이미 11Km가 넘는 거리를 걸었네요. 낙서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카사 모르가데(Casa Morgade) 알베르게에서 조금 내려가면 있는 작은 예배당.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지붕과 본체는 복원 과정이 있었나 봅니다.




물길과 함께 가는 순례길. 항상 물이 흐르는지 바닥에 돌을 깔아 길의 유실을 막고 순례자들이 걷는 장소에서 커다란 돌을 놓았습니다. 이런 배려가 없다면 진흙탕을 걸었어야 할텐데 고마울 뿐이죠.




어제 사리아 역에 내릴 때만해도 보슬비가 내려 오늘은 우비를 입고 걸어야 하나! 하는 걱정을 했는데 구름이 해를 가려주고 산들 산들 바람이 불어주니 지금이 7월이 아니라 봄이라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푸른 녹음 속에서 탁 트인 시야를 가지고, 코로 입으로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는 시간이란 그야말로 감동이죠. 다시 걷고 싶은 걷기 코스 다음번에는 프랑스 국경부터 한달 걷기를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스멀 스멀 올라 옵니다.




중간 중간 작은 마을들을 지나지만 현지인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소음이라면 예의 없는 순례자의 고성 방가와 불필요한 스틱질이 내는 소리 뿐입니다. 평화로운 마을 만큼이나 소들도 평화롭게 풀을 뜯습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나무 거인 엔트족을 닮은 나무들입니다. 순례길의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숲길은 가끔은 오싹할 정도로 고요하고 깊습니다.



페레이로스(Ferreiros) 마을로 접어듭니다. 이 마을은 예전에는 철가공 무역으로 번성했던 곳으로 최근에는 유제품 생산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가끔은 누군가 개인적으로 만들어 놓은 순례길 표식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정오를 바라보는 시각, 페레이로스(Ferreiros) 마을을 지나고 있는 순례길에는 많은 순례자들이 함께 합니다. 언덕을 내려가면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마을 끝자락 언덕아래에 있는 페레이로스 산타 마리아 교회(Iglesia de Santa María de Ferreiros). 




페레이로스 산타 마리아 교회(Iglesia de Santa María de Ferreiros)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로 원래는 에이레세(Eirexe)에 있던 것인데 돌 하나씩 옮겨서 다시 세운 것이랍니다. 석조 건물이니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있는 장소. 뭔지 몰라도 앉으면 않될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남은 거리가 100Km가 넘는 표지석으로는 마지막 표지석입니다. 250미터만 더 가면 이제 100Km 아래로 떨어집니다. 우후!



뭔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 하는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인지 ...... 돌이 아니라 사진을 놓고간 이들에게는 각자 무슨 사연이 있겠지요?



순례길에서 가장 요란하고 지저분한 표지석. 드디어 최종 목적지까지 100Km가 남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리아(Sarria) 부터 시작하지만 인증서 발급 기준인 100Km를 딱 맞추어 걷는다면 이곳 페나(a Pena) 마을 부터 걸으면 됩니다. 사리아는 교통과 숙박등이 좋은 큰 도시일 뿐입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노란꽃을 피우는 나무. 자세히 보면 개나리도 아니고, 생강 나무도 아닌데 이름을 알수가 없네요. 찾아보면 "벌노랑이"라는 꽃이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는데 나무가 아니라 풀이었고 아무튼 노란색 꽃조차 엄숙한 것만 같은 순례길에서는 눈에 띄는 화려한 색입니다.




때로는 철조망이 있는 풍경도 한폭의 그림입니다. 그림의 철조망은 목축용 철조망이죠 철조망은 장미 덩쿨을 모방해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죠. 양들이 장미 덩쿨을 피해서 울타리를 넘는 것을 보고는 긴 철사줄 중간 중간에 가시 모양으로 철사를 꼬아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1860년대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발명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제품입니다. 이제는 목축용 뿐만아니라 군사용으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고 민간에서도 보안을 요하는 울타리에 다양한 형태의 가시 철조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덩치큰 소가 마음만 먹으면 밀고 나갈수도 있을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페나(a Pena) 마을에서 아스 로사스(As Rozas) 마을까지는 포장 도로를 통해서 걷습니다. 자동차가 많지 않아 위험하지 않지만 그래도 도로를 걸을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하긴 도로가 아니더라도 순례길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자전거입니다. 순례길을 걷는 사람도 있지만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대부분의 자전거 경로가 사람들이 걷는 코스와 중첩되기 때문에 걷는 중간 중간 주기적으로 자전거 일행들을 만나게 됩니다. 다행인것은 아무 생각없이 앞만 보고 걷는 이들을 위해서 자전거를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비씨클레타, bicicleta"하면서 뒤에서 외쳐 줍니다. 이 소리를 들으면 자전거가 오는 구나 하며 조심하는 거죠. 그래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이들도 가끔 있기 때문에 가끔은 뒤를 돌아보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들의 모습. 평화로운 한폭의 그림입니다.



아스 로사스(As Rozas) 마을의 목축을 소개하는 입간판. 우리나라에도 전통소인 칡소가 있듯이 나름의 품종이 있는 모양입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소의 품종은 카체나(Cachena, Cachega)라는 품종입니다. 뿔이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작은 입간판에 적혀 있는 보아가(Boaga, http://www.boaga.es)라는 단체는 갈리시아 지방의 고유종에 대한 보존과 관련된 일을 하는 협회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갈리시아 지방의 고유종이 한둘이 아니네요.




사람과 자전거만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길. 이런 길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걷는 순례자에게는 별 문제가 없고 아름다운 돌길이지만 이런 길을 자전거로 다니는 분들을 보면 아찔합니다. 순례길 자전거 여행은 짜릿한 산악자전거 라이딩입니다. 




지평선도 하늘도 보이지 않는 숲길, 이끼와 고사리가 주인공인 숲길을 걷는 즐거움은 걷기의 피곤을 잠재우기에 충분합니다.



숲길에서 만난 거대 민달팽이.



예쁜 벽화를 그려넣은 집. 이집은 한쪽만 돌벽인것으로 보아 옛집을 리모델링해서 새로 지은 모양입니다.



울타리 위에 올려놓아 기둥이 낮은 곡물 창고 오레오(hórreo)입니다. 별다른 장식이 없는 서민형 오레오라고 해도 될것 같네요.



처음 만난 버스 정류장이 우리네 시골 버스 정류장과 다를바가 없네요.



굴뚝이며, 벽체며, 지붕이며 조금은 고급스럽게 보이는 돌집입니다. 직사각형으로 다듬은 화강암을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불규칙한 돌들을 쌓아 올렸는데도 이 돌집은 참 깔끔합니다.




아름다운 돌집들이 있는 모이멘토스(Moimentos) 마을을 지나 언덕길을 따라 걷다 보면 초원 위의 집 하나가 마치 동화속 풍경과도 같습니다.



정오를 넘겨 오후 1시를 바라보는 시간. 아른 점심을 먹었던 저희는 마르카도이로(Marcadoiro) 마을에 있는 카페에서 넉넉히 쉬었다 가기로 했습니다.



맥주 한잔과 카페 라떼 한잔 두 가지에 3유로 였던것 같습니다. 맥주는 사리아 슈퍼에서 구입했던 땅콩을 안주삼아 홀짝 홀짝 마셨더니 배도 든든해 졌습니다. 막노동하는 일꾼이 일하는 중간 막걸리 마시는 분위기랑 비슷했습니다.



커피에 우유로 장식해준 주인장의 센스가 빛나는 카페였습니다. 이곳에서 푹 쉬었다가 다음 여정을 이어 갑니다. 순례길의 커피는 마시는 집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스페인은 매출 기준으로 유럽 최대의 커피 소비 국가입니다.  커피 매출이 13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메르까도이로 알베르게의 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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