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카쯔유 오지(Chikatsuyu-oji, 近露王子)가 위치한 마을은 분지처럼 산들이 감싸고 있고 히키가와강(日置川)이 흐르는 평온한 마을입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포장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산을 내려가서 마을을 가로지른 다음 다시 산을 오르는 구간인데 구마노 고도는 반대편 언덕에 자리한 치카쯔유 소학교와 중학교(近野中学校) 근처를 지납니다. 마을이 큰 만큼 숙박 시설도 꽤 있습니다. 어제는 진눈깨비가 올 정도로 흐렸는데 오늘은 파란 하늘을 보여 줍니다. 산길을 모두 내려와 이제 아스팔트로 포장된 치카쯔유(近野) 마을길을 걷습니다. 마을 초입에서 만난 게스트 하우스 입간판. 치카쯔유에 온것을 환영한다는 문구와 함께 자유롭게 들어와서 쉬었다 가라는 말이 예쁜 입간판 만큼이나 주인장의 넉넉한 마음이 느껴지는..
코반지조에서 치카쯔유 오지(Chikatsuyu-oji, 近露王子) 바로 앞에 있는 하시오리 고개까지는 내리막 길을 걷습니다. 내리막이라고 해서 아주 급한 경사길은 아니기 때문에 수월한 걷기가 가능한 구간입니다. 걷기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입니다. 삼나무가 산사태에 허약하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키가 크니까 뿌리도 깊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로는 삼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기 때문에 비가 조금 많이 내린다 싶으면 경사가 있는 곳에서는 위의 그림과 같이 흙이 같이 쓸려 내려가고 나무도 쓸어지고 맙니다. 이런 구간이 조금 많으면 아예 우회 경로를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삼나무숲 아래 바닥은 삼나무의 잔가지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와다와자야 찻집 유적(Uwadawa-jaya Teahouse rem..
타카하라마을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구마노 고도 걷기를 이어 갑니다. 타카하라(高原, Takahara) 마을의 다랭이논. 지대가 높기는 하지만 물이 풍부한 모양입니다. 다랭이논과 가옥들이 어울린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물레방아도 돌리는 것으로 보아서는 전통 방식으로 농사도 짓고 활용하는 모양입니다. 이곳에서 다음 마을은 치카쯔유 오지(Chikatsuyu-oji, 近露王子)가 있는 곳으로 9.2Km에 이르는 산길을 걸어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묵어가는 곳은 작든 크든 마을이 있는 곳이므로 표지판의 목적지로 치카쯔유(Chikatsuyu)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타카하라 마을 길을 지나면서 만나는 독특한 광경인데 집집마다 작은 연못처럼 물을 받아 놓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
기이타나베(紀伊田辺, Kii-Tanabe) 역에서 내리면 버스로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까지 이동하여 본격적인 구마노 고도 걷기를 시작합니다. 구마노 고도 걷기 1일차는 총 16.8Km를 걸어 쯔기사쿠라-오지(Tsugizakura-oji, 継桜王子)에 예약해 놓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민박하는 여정입니다. 통상 나카헤치(なかへち, http://www.nakahechi.jp/) 메인 경로를 걷는 경우 타키지리-오지(Takijiri-oji, 滝尻王子)에서 시작하지만 겨울철 이므로 해가 일찍 저무는 까닭에 숙소에 일찍 도착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경로를 조금 더 이동해서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의 2번 승차장에 가면 구마노 고도로..
그 옛날 교토의 왕족과 귀족으로 시작해서 일반 백성들에까지 퍼진 구마노 고도로 가는 길은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저희는 JR을 기반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교토역에서 텐오지(天王寺, Tennoji)까지는 하루카 고속 열차의 자유석을 이용하고 텐오지(天王寺, Tennoji)와 와카야마(和歌山, Wakayama)에서 차례로 전철로 환승해서 키이타나베(紀伊田辺, Kii-Tanabe) 까지 이동하는 방법입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슴프레한 시각 교토역 앞에 있는 펭귄들이 작별 인사를 해줍니다. 교토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르겠지만 기약없는 작별을 고합니다. 05시 45분에 교토역에서 출발하는 간사이 공항행 하루카 열차에 승차했습니다. 30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는데 공항에서 교토로 이동할때 이미 한번 ..
센토 고쇼(仙洞御所) 관람을 끝낸 저희는 원래 계획은 교토고쇼(京都御所)를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생략하고 교토 걷기의 마지막 일정인 니시진 텍스타일 센터를 들렀다가 내일 새벽에 출발하는 구마노 고도 걷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일찍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센토고쇼 앞 넓직한 길의 모습입니다. 조금 흐린 날씨에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잔자갈길을 자박 자박 걷는 분위기는 은근 쓸쓸합니다. 왕궁의 도로쪽 담벼락과 숲은 직선으로 1킬로미터가 넘게 이어집니다. 니시진 텍스타일 센터는 이길을 직진하다가 큰길에서 좌회전 해도 되지만 저희는 골목길을 따라 걷습니다. 저멀리 교토 북쪽 산에는 눈이 쌓여 있는 모습입니다. 오전 일정중에 만난 진눈깨비가 교토에도 저런 흔적을 남겨 놓네요. 니시진 텍스타일 센터(NISHIJIN ..
시모가모 신사에서 교토 왕궁으로 오는 길에 잠시 몸을 녹이러 들어 갔던 카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다가 센토고쇼 예약 시간인 14:30에 늦지 않도록 길을 나섰습니다. 정해진 시간 20분전에는 왕궁 입구에 도착해야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센토고쇼(仙洞御所)만 예약해서 관람하고 교토고쇼(京都御所)는 추후로 남겨 둡니다. 카페를 나서서 왕궁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거대한 공간 전체를 돌벽과 나무가 울타리처럼 일차로 감싸고 있고 내부에 이중 삼중의 울타리가 있는 형태입니다. 거대한 녹지가 왕궁 주위에 펼쳐져 있어서 조용히 산책하며 책읽기에는 딱인 공간이기는 합니다. 뭔가 볼거리를 원한다면 센토고쇼나 교토고쇼 내부로 들어가야 합니다. 잔자갈이 깔린 길을 자박 자박 천천히 걸어서 센토고쇼 입구로 향합니다. 1월의..
시모가모 신사에서 교토왕궁(교토고쇼, 京都御所)으로 가는 길에는 예상치 않은 즐거움을 만났습니다. 강에 놓인 독특한 돌다리도 건너고 교토 현지인들의 오래된 커피숍도 들렀습니다. 데마치야나기역(Demachiyanagi Station, 出町柳駅)에서 내려 강을 건너 시모가모 신사를 다녀오면 해당 지점은 카모강과 타카노강이 합류하는 장소로 데마치야나기역 반대편 쪽의 다리를 건너면 교토 왕궁으로 이어집니다. 두 강이 합류 지점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삼각형 모양으로 지형이 생겼는데 이곳에 카모가와데루타(鴨川デルタ)라고 부르는 작은 공원이 있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카모가와데루타(鴨川デルタ)에서 카모강 쪽을 바라본 전경입니다. 다리와 물을 담고 있는 보를 볼 수 있습니다. 카모가와데루타(鴨川デルタ)는 특별한 시설물이 있..
후시미(Fushimi, 伏見) 지역의 상가들 중심으로 걷기를 끝낸 다음에는 후시미 모모야마역(伏見桃山駅)을 통해서 교토 시내로 돌아 갑니다. 오테스지 상점가 끝에 있는 후시미 모모야마역(伏見桃山駅)의 모습입니다. 상가 바로 옆으로 철도 건널목과 함께 역사 입구가 있는 것도 독특하고 전철 플랫폼이 바로 보이는 것도 특이합니다. 누군가는 점프해서 바로 플랫폼으로 가고 싶은 사람도 있을것 같은 풍경입니다. 거대한 전철 역사를 건설하는것 보다는 이러한 모습이 실용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안전에 취약한 단점이 있을것 같기는 합니다. 교토 왕궁과 시모가모 신사가 있는 지역까지는 후시미 모모야마역(伏見桃山駅)에서 케이한 본선 데마치야나기행 전철을 타고 종점인 데마치야나기역(Demachiyanagi Station,..
월계관 사케 박물관 관람을 끝낸 다음 여정은 교토시의 남부에 위치한 후시미(Fushimi, 伏見) 지역의 주요 상가를 따라서 걷는 것입니다. 다른 양조장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해 보았지만 오후에 센토어소를 예약해 놓은 것도 있으므로 천천히 동네 걷기를 하고 교토 시내로 다시 돌아 갑니다. 사케 박물관 주위의 건물들은 바닥쪽은 석조 기반에 지붕 쪽은 현대식이지만 벽체를 목조로 남겨놓아서 옛 정취를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술통에 후시미(伏見)를 적어 놓은 한 가게의 모습. 개천 뒤로 자리한 양조장들의 모습. 월계관(겟케이칸) 사케는 이제 일본에서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생산하고 있고 그것을 한국으로도 수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돌판 바닥과 흰색벽, 통일된 상점 간판들로 이어진 고풍스런 료마도리 상점가(..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FUSHIMI-INARI-TAISHA, 伏見稲荷大社)를 나서면 케이한 전철을 타고 후시미(Fushimi)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JR 이나리역(稲荷駅)을 지나서 역앞의 철도 건널목을 지날 무렵에는 진눈깨비가 조금 굵어 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전과 불편함을 이유로 철도 건널목이 많이 사라졌지만 교토에서는 의외로 철도 건널목이 많았습니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마음만 있다면 지하도나 육교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비용 대신 자연스러운 풍경을 누릴 수도 있을텐데 우리는 너무 조급하게 살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적 학교가는 길에 있었던 "땡땡거리"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케이한 전철(京阪電気鉄道, Keihan Electric Railway) 후카쿠사역(深..
어느덧 교토 걷기 3일차입니다. 오늘까지 교토 걷기를 하고 내일은 드디어 구마노 고도 걷기에 나섭니다. 오늘은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를 거쳐 교토 남부의 사케 박물관에 갔다가 교토 북부의 시모가모 신사와 왕궁을 돌아보는 여정입니다. 보슬비가 촉촉히 내리는 교토의 1월 아침입니다. 사람이 붐비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가 첫 목적지 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은 이른 시간에 방문하기 위해서 숙소를 조금 일찍 나와서 교토역으로 걷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로 가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저희는 교토역에서 나라행(奈良線普通 奈良行) JR전철을 타고 두 정거장 떨어진 이나리역(稲荷駅)에서 하차합니다. 나라 라인(Nara Line) "for Inari"로 표시된 8~10번 플랫폼으로 향합니다. 요금은 1..
교토 걷기 이틀째 밤에는 교토 야경을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겨울이라 오후 5시가 넘어서면 조금씩 어두워 지기 때문에 오후 6시 이후면 야경 감상에 충분합니다. 교토역 광장에서 바라본 교토 타워입니다. 교토 야경에서 교토 타워를 빼놓을 수는 없죠. 1964년에 세워진 만큼 최근에 세워진 마천루와는 비교하기 힘들고 전망대도 770엔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저희는 굳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교토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교토역으로 향합니다. 교토역 내부를 통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는데 기대하지 못했던 경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토역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다가 중간층에서 내리면 위의 그림과 같은 LED 쇼를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계단 앞쪽에 아예 주저 앉아서..
네네의 길(ねねの道)과 이시베이 코지(Ishibei-koji, 石塀小路)를 지난 여정은 니넨자카(NINEN-ZAKA, 二年坂)와 산넨자카(SANNEN-ZAKA, 三年坂)를 거쳐서 기요미즈데라(清水寺)까지 갔다가 교토역을 향해 걷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칩니다. 니넨자카(NINEN-ZAKA, 二寧坂, 二年坂)로 가는 작은 골목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가옥들이 이어집니다. 돈구리(どんぐり) 공화국 이라는 이름의 캐릭터 상품점. 돈구리 공화국이라는 캐릭터 상품점은 애니메이션의 인기 만큼이나 일본 전역에 걸쳐 관광지 마다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도 자리하고 있네요. 이 상품점의 특징은 토토로가 버스 정류장 옆에 서있는 모습을 상점 앞에 걸어 놓는 모습인 모양인데 이곳에는 니넨자카(二寧坂, 二年坂)가 걸려 있..
치온인(Chion-in, 知恩院) 관람을 끝낸 저희는 치온인 바로 옆에 있는 마루야마 공원(MARUYAMA-KOEN, 円山公園)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마루야마 공원(MARUYAMA-KOEN, 円山公園)은 연못과 산책로로 이루어진 크지 않은 공원입니다. 벚꽃이 만발할 봄이면 이곳에도 벚꽃이 많아서 사람으로 넘쳐나겠지만 조금은 쌀쌀한 겨울이다보니 조용하게 산책하기에 좋았습니다. 교토에서 가장 오래 된 공원으로 1886년에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공중 화장실도 있고 위의 사진과 같은 작은 정자 안에서 쉬어 갈 수도 있었습니다. 물이 흐르는 수로에서는 봄을 대비하는지 바닥의 돌을 고르는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공 정원은 늘 사람의 손이 필요한 법이죠. 이 공원은 현지인들에게도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