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느덧 교토 걷기 3일차입니다. 오늘까지 교토 걷기를 하고 내일은 드디어 구마노 고도 걷기에 나섭니다. 오늘은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를 거쳐 교토 남부의 사케 박물관에 갔다가 교토 북부의 시모가모 신사와 왕궁을 돌아보는 여정입니다.



보슬비가 촉촉히 내리는 교토의 1월 아침입니다. 사람이 붐비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가 첫 목적지 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은 이른 시간에 방문하기 위해서 숙소를 조금 일찍 나와서 교토역으로 걷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로 가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저희는 교토역에서 나라행(奈良線普通 奈良行) JR전철을 타고 두 정거장 떨어진 이나리역(稲荷駅)에서 하차합니다. 나라 라인(Nara Line) "for Inari"로 표시된 8~10번 플랫폼으로 향합니다. 요금은 140엔입니다. 오전 7시 30분이 지나가는 이른 시간이지만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교토역은 북적 북적합니다.




8~10번 플랫폼에 들어서니 7시 51분에 출발하는 나라행 전철이 전광판에 안내되고 있었습니다. 출근 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는데 두정거장이니 금방이었습니다. 조금 더  빨리 가려면 07:32, 07:39 열차도 있습니다.



이나리역(稲荷駅)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FUSHIMI-INARI-TAISHA, 伏見稲荷大社)로 들어가는 빨간 토리이가 세워져 있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여우 신사라고도 불리는데 여우를 신으로 섬기는 신사는 아니고 여우는 신의 사자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신사 곳곳에 여우를 매개로한 장식물들이 많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 http://inari.jp)는 8세기경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씨족의 수호신을 주위의 산봉우리에 모신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이나리신(稲荷神)을 섬기는 신사인데 이나리신은 의식주를 관장하는 신으로 오곡풍작, 사업번창, 가내안전, 소원성취의 신이라 합니다. 내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은 신사라고 합니다. 일본 전역에 걸쳐 3만여개가 있는 이나리 신사의 총본산이라고 합니다. 입장은 무료입니다.



이곳의 여우는 열쇠를 물고 있네요. 양쪽으로 여우상이 있는데 우측 여우는 구슬을 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천개의 토리이에서도 계속 마주치게될 한자, 바로 봉헌(奉獻奉献)입니다. 봉납(奉納)도 많이 새겨져 있는데 "바친다"는 비슷한 의미입니다. 기독교, 천주교등에서 봉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신사에서도 봉헌이라고 하네요.  



보통 사찰등에는 불교의 수호신인 인왕상(仁王像)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는 좌대신, 우대신이라고 하여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장수상을 올려 놓았습니다.



저희는 신사에 참배하러 온것이 아니므로 천개의 토리이를 세워 놓은 센본토리이(千本鳥居)로 향합니다.



이 여우는 두루마리를 물고 있습니다. 이곳 여우의 근원을 따라가보면 자칼이라는 설도 있던데 이제는 여우 맞나?할 정도로 건장한 견공으로 보입니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작은 우산을 펴들고 센본토리이(千本鳥居)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봉납이 새겨진 진한 주홍색의 거대한 토리이가 "각오 되었나?", "들어와봐!" 라고 덤비는 듯한 형상입니다.



드디어 천개의 토리이가 시작됩니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천개의 토리이를 지나기 보다는 은은한 분위기의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입니다. 산길을 걷기는 하지만 사찰 경내를 조용히 산책하는 느낌입니다. 산을 오르는 방향에서 보이는 토리이는 색이 바래기는 했어도 봉납(奉納)이라는 문구외에는 깔끔합니다. 그렇지만, 뒤돌아서 토리이를 바라보면 글씨로 가득합니다.



천개의 토리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다닥다닥 붙어 있기 때문에 한 걸음내지, 두걸음에 토리이 한개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뒤돌아서 토리이를 바라보면 기부자의 신상과 기부 일자가 촘촘히 적혀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법인과 개인의 이름으로 세운 토리이들. 큰것일 수록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합니다.



센본토리이라고 의미는 천개의 토리이지만 산 전체적으로 이런 토리이가 뒤덮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이곳에 있는 토리이는 만여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현재도 계속 세워지고 있으니까요.



센본토리이 안내도. 중간 중간에 갈림길 들이 있기 때문에 산을 오를 것이라면 이런 안내도를 보면서 이동해야 합니다. 이곳은 오쿠샤 호하이쇼(奥社奉拝所)인데 많은 사람들은 산을 오르지 않고 이곳에서 되돌아 간다고 하네요. 그냥 센본토리이 맛만 보는 거죠. 안내도 처럼 사람이 많다보니 이곳까지는 토리이길도 두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희는 조금더 올라가다가 우측 길로 산 정상까지 갔다가 좌측으로 내려와 산을 일주하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오릅니다. 토리이만 없다면 평범한 동네 뒷산을 오르는 산책길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봉납한 토리이 덕택에 이곳은 교토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방문 1순위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간절한 바램이 이루어진 감사로, 누군가는 간절한 바램으로 거액을 바치며 세운 토리이는 어찌 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가끔씩 위의 사진과 같은 공간을 만나는데 산중에서 만나는 매점들이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매점에서 작은 토리이를 판매하는 모양인데 가격을 보니 상당한 가격이었습니다.




헐떡이며 10여분 걷다보면 산중에서 신지(新池, 신이케, 고다마이케, 谺ケ池 こだまがいけ)라는 작은 연못을 만나게 됩니다. 매점도 있으므로 쉬어가도 되고 체력이 문제라면 되돌아 가는 선택을 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점점 줄어 갑니다.



토리이 사이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사람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구경인지, 사람구경인지 모를 풍경입니다. 고양이는 토리이 바깥의 자유로운 숲에 있고 사람은 토리이 안에 갇혀 있으니까요.



산정상을 지나서 산을 한바퀴 돌것인지, 아니면 출발했던 장소로 돌아갈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합니다.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날씨만큼이나 거친 숨을 내쉬는 옆지기에 "돌아갈까?" 재차 물어 보며 산 정상으로 길을 잡습니다.



일본 교토에서 눈을 만났습니다.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진눈깨비이기는 했지만 감회가 새롭네요.




산중에서 진눈깨비를 만나기는 했지만 비구름이 조금씩 걷히는 기세인것 같아 앞으로의 여정이 염려스럽지는 않을듯 합니다.



바위가 많은 부분은 토리이를 세우기 어려웠는지 바위구간은 훤 합니다.



숲속에서 주홍색 토리이, 이끼가 뒤덮고 있는 석상, 나뭇가지에 걸린 운세 종이가 어울려서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새로운 토리이를 세우려는지 다른 두 토리이 기둥 사이에 구덩이를 파고 있는 현장을 만났습니다. 이 토리이를 봉납하는 사람은 과연 돈을 얼마나 냈을까요?



가파른 구간은 토리이없이 계단만 있었습니다. 정상에 가까울 수록 조금씩 가파른 구간이 많아 집니다.



토리이가 아닌 석등으로 하는 봉납도 있는 모양입니다.




점점 경사도가 더해지는 산길, 숨은 턱밑까지 차 오르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가물에 콩 나듯 하고, 옆지기와 저 모두 말이 없어집니다. 작은 산이라고 가볍게 보면 큰 코 다칠만 합니다.



소박한 산 정상 표지. 233미터이니 서울의 남산 보다는 낮지만 얕볼수 없는 산책길이었습니다. 나름 후시미 이나리 트레일(Fushimi Inari Trail, 伏見稲荷参道)이란 트레킹 코스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산 정상에도 나무와 자연의 풍경이 아니라 신사의 석상과 토리이, 석등, 비석으로 가득합니다.



신사 입구로 내려 가는길, 이제는 토리이 기부자의 신상 내역과 기부일자를 보면서 걷습니다. 한문의 홍수속에 걸어 내려 가는 길이 그리 좋은 풍경은 아닙니다. 




산 정상을 1봉이라고 하고 정상을 지나서 계속 내려가면 2봉, 3봉을 연속적으로 지납니다.



산을 넘어 오니 진눈깨비는 보슬비로 바뀌고 날씨가 조금더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내리막길에서 바라보는 토리이와 교토 시내의 경관이 독특합니다.



산 정상에서 신사로 내려 가는 길에서 크고 작은 신사들이 많은데 이곳에는 대나무로 만든 토리이를 만났습니다.




신사 입구 근처까지 내려오면  오상바이케(おさんば池)라는 오리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는 작은 연못을 만납니다. 



신사 입구에 오니 다시 진눈깨비가 굵어 집니다. 이번 산행은 다리 보다는 우산을 들고 있느라 팔이 아팠습니다.



이른 시간 우리를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로 데려다 주었던 JR 이나리역 앞을 지나서 사케 박물관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후카쿠사역(深草駅)으로 향합니다. 이나리역(稲荷駅) 앞에서 출발하여 센본토리이를 거쳐 산을 일주하고 다시 이나리역(稲荷駅) 앞으로 돌아온 총시간은 중간 중간 쉬고, 화장실을 다녀온 시간을 포함해서 총 두시간 정도 소요 되었습니다. 




댓글
댓글쓰기 폼
«   2022/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