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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타나베(紀伊田辺, Kii-Tanabe) 역에서 내리면 버스로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까지 이동하여 본격적인 구마노 고도 걷기를 시작합니다. 구마노 고도 걷기 1일차는 총 16.8Km를 걸어 쯔기사쿠라-오지(Tsugizakura-oji, 継桜王子)에 예약해 놓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민박하는 여정입니다. 통상 나카헤치(なかへち, http://www.nakahechi.jp/) 메인 경로를 걷는 경우 타키지리-오지(Takijiri-oji, 滝尻王子)에서 시작하지만 겨울철 이므로 해가 일찍 저무는 까닭에 숙소에 일찍 도착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경로를 조금 더 이동해서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의 2번 승차장에 가면 구마노 고도로 가는 여러 버스를 승차할 수 있습니다. 이 경로를 조금씩 나누어 걷는 경우에는 지리산 둘레길이나 올레길처럼 중간으로 이동해서 걷기를 시작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까지 가려면 91번이나, 95번을 타면 됩니다.
구마노 고도로 가는 버스들의 시간표입니다. 저희는 오전 10시 15분에 출발하는 91번 버스를 타면 됩니다. 하루전에 현지에 도착해서 아침 일찍 출발하시는 분들은 6:50, 8:02, 9:10 버스도 후보가 될 수 있겠습니다.
기이타나베(紀伊田辺, Kii-Tanabe) 역앞의 풍경입니다. 한쪽에는 이곳 타나베 출신인 12세기의 승병 무사시보 벤케이(武蔵坊弁慶)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여행자 안내센터에서 구마노 고도 지도를 비롯한 자료도 구하고 자판기에서 티켓도 발급했습니다. 걷기를 모두 끝내고 혼구 타이샤에서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돌아 올때는 티켓 자판기가 없어서 기사분에게 직접 현금을 지불했지만 출발할때는 티켓을 끊어서 가면 간편하게 요금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자판기에서 가는곳인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를 선택하고 2인을 선택한 다음 현금을 넣으면 티켓이 발급됩니다. 1인당 1,050엔이었습니다.
구마노 고도 지역의 버스를 타면 만나게 되는 버스 요금판입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면서 타는 곳을 알려주는 종이표를 받아서 타야 하는데 표 없이 타면 종점에서 탄것으로 간주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정류장을 하나씩 지날때 마다 승차했던 정류장 위치별로 요금이 계속 바뀝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10번 정류장까지 간것이고 가장 가까운 9번에서 탄 사람은 320엔이란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그림의 좌측에 안내되어 있듯이 기이타나베(紀伊田辺, Kii-Tanabe) 역에서 타키지리-오지(Takijiri-oji, 滝尻王子)까지는 960엔,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까지는 1,050엔이라고 명기되어 있으므로 그에따라 현금으로 지불하셔도 됩니다.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탄 버스가 타키지리-오지(Takijiri-oji, 滝尻王子)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나카헤치(なかへち) 경로의 시작점에서 걷기를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돌아보면 시작 부분 일부를 생략하고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에서 시작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할 무렵에 이미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91번 버스는 키이반도의 반대편인 신구(新宮駅)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으로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더군요.
위의 지도처럼 버스 터미널에서 마을 쪽으로 조금 내려와 다리를 건너면 임도를 통해서 타카하라 마을(Takahara village)까지 이동하여 원래의 구마노 고도와 합류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올라가야할 산의 모습. 높지는 않아 보이지만 경사가 상당히 급할 것으로 같습니다. 물론 타카하라 마을까지는 임도를 걷는것이라 길은 험하지 않습니다.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 마을을 전경입니다. 거대한 구마노 고도 나케헤치(熊野古道 なかへち) 표지판이 이곳이 순례길 도중에 있음을 반갑게 알려 줍니다.
타카하라 휴식소(高原, Takahara)까지 1.8Km라는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 합니다. 이번 구마노 고도 걷기의 첫 표지판이네요.
다리를 통해서 개천을 지나면 산행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오를 산을 보면 억! 소리가 나지만 구마노 고도(熊野古道) 표지판을 보면서 천천히 걸음을 옮겨 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임도를 오르게 됩니다.
조금은 경사도가 있는 임도이지만 쭉쭉 뻗은 나무숲을 걷는 느낌은 좋습니다.
우리나라 둘레길이나 올레길에서는 만나기 힘든 전기 철책. 무시 무시 합니다. 설치 높이로 보아서는 멧돼지 보다는 원숭이를 막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걷다 보면 많지는 않지만 원숭이를 만나기도 합니다.
임도를 걸으면서 쭉쭉 뻗은 울창한 숲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거 편백아니야! 하면서 반가워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잠시 구마노 고도 길을 걷는 내내 만날 나무는 바로 삼나무였습니다. 삼(杉)나무는 일본어로 스기(スギ)라고 하고, 편백(扁柏)나무는 히노키(ひのき)라고 하고 노송나무라고도 하는데 두나무 모두 일본 원산의 상록 교목이고 일본 산림을 뒤덮고 있는 대표 품종입니다. 일본 산림의 40% 정도가 인공 조림 지역이라고 하는데 2차 대전이후 인공 조림을 두가지 나무로 편중시키고 특히 삼나무를 많이 심다보니 그로 인한 폐해가 크다고 합니다. 나무의 수령이 노령화 됨에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떨어지고, 외국에서 고급 목재가 수입됨에 따라 목재의 가치도 떨어질 뿐만아니라 곧고 높이 자라기는 하지만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해서 산사태 예방 능력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매년 1~4월이면 삼나무가 내뿜는 꽃가루 때문에 일본인의 상당수가 알레르기로 고생한다고 합니다. 삼나무가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된것이죠.
구마노 고도 내내 삼나무와 함께 걸은 저희의 경우에는 숲에 향기가 없는 마치 플라스틱 숲을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 숲을 이동할 때마다 코 끝을 스치는 숲향기를 맡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의 숲은 냄새가 없었습니다. 삼나무가 워낙 곧고 높이 자라기 때문에 나무 아래로는 어떤 관목이나 풀도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이 때문에 새와 동물들이 찾지 않는 삭막한 생태가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숲에 향기가 거의 없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보면 귤밭의 방풍림으로 심어져 있는 삼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일제가 심기 시작한 것입니다.
타카하라 마을(高原, Takahara village)에 도착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도 여럿 있는 마을입니다.
쿠리수가와(Kurisugawa, 栗栖川)까지 1.8Km라는 표지판. 트레킹을 나누어서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곳으로 내려가서 버스를 타면 됩니다.
타카하라 휴식소(高原, Takahara) 입니다. 화장실도 있고 자판기 커피도 있는 쉬어 가기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중간 중간에 이런 휴식소가 좀더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긴 공공 휴식소로 따지자면 이곳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보다는 낫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공공 휴게소나 화장실을 만나기 어려웠으니까요.
휴게소 내부에서 수첩에 구마노 고도 첫도장을 찍고 갑니다.
도장을 보관하는 방법이나 모양등은 지리산 둘레길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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