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대 선바우길을 지난 해파랑길 16코스는 입암리를 떠나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쳐 해병대 훈련장이 있는 도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사실감과 입체감을 극대화시킨 바다거북 벽화가 놀랍다. 입암리 방파제 가로등 위에서는 갈매기가 일광욕 중이다. 선바우를 한자로 쓰면 입암이고 그것이 입암리이다. 흥환리, 마산리, 입암리를 거치며 걸어온 선바우길의 주인공인 해변의 커다란 선바우가 이 동네 이름인 것이다. 입암리 어항 끝에서 해안 산책길로 길을 이어간다. 파도가 아주 센 것은 아니지만 바다 위 데크길 위로 튀어 오르는 파도는 걷는 길에 스릴을 더해준다. 입암리 포구를 지나면 929번 호미로로 올라가서 도로변 길을 걷는다. 많이 걸었는지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영일만 해변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은 공장 실루엣이다..
흥환리를 떠난 해파랑길 16코스는 마산리를 거쳐서 하선대 선바우길을 지나 입암리에 도착한다. 둘레길 왕짜장에서 든든하게 점심을 먹은 우리는 흥환교를 건너서 해파랑길 16코스를 시작한다. 만약 마트나 식당을 들리지 않고 15코스에 이어서 16코스를 이어간다면 해안 쪽으로 놓인 인도교를 통해서 길을 이어가도 된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해파랑길 도장을 찍을 수 없다. 스탬프 함은 흥환교 근처에 있는 해파랑 가게인 흥환 마트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흥환리 보건 진료소 앞을 지나서 해안으로 나오면 개천을 건너는 인도교 앞에서 좌회전하여 데크길을 통해 길을 시작할 수 있다. 흥환 간이 해수욕장. 바깥쪽으로는 모래와 몽돌이 섞인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간이 해수욕장이라고는 하지만 흥환 해수욕장은 해안도로 바로 옆으..
대동배리의 명소인 구룡소를 지난 해파랑길 15코스는 발산리의 기암괴석 해변과 발산항을 지나 15코스의 종점인 흥환리에 이른다. 낙석 주의 안내판 위로 바위 절벽 꼭대기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자리를 잡았다. 암석 지대라 뿌리를 내릴 토양도 거의 없었을 텐데, 생명의 신비란...... 호미곶면 대동배리를 지나면 동해면 발산리로 접어든다. 우렁찬 파도 소리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잘 정비된 해안길을 걷는다. 커다란 바위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린 식물이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지층은 억겁의 시간을 말하지만 그에 비해 찰나의 시간을 살다가는 인생은 생각할수록 초라하다. 발산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와 병아리 꽃나무 군락지가 있는 마을이다. 모감주나무는 검은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
구만리를 벗어나 대동배리에 들어선 해파랑길은 원래는 안전을 위해서 산길을 통해서 대동배 2리에서 대동배 1리로 넘어가지만 자동차 길을 따라가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편한 길로 가기로 했다. 세찬 파도와 바람이 불어대던 해안길을 걸어서인지 대동배리에 들어서니 평온함에 따스함까지 밀려온다. 세찬 바람은 포구 안쪽도 그냥 두지 않는다. 대동배 2리의 포구도 세찬 물결에 출렁거린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대동배 2리에서 산길을 통해 대동배 1리로 간다. 그 대신에 우리가 택한 편한 방법은 929번 호미로를 따라 걷는 것인데 이 도로는 노란 경계석 옆으로는 바로 바위 투성이 해변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조금은 위험한 경로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어찌하랴, 저질 체력을! 이른 평일 오전 시간이라 차도 거의..
해파랑길 14코스를 끝낸 우리는 15코스 초반에 위치한 숙소까지 3.5Km 정도를 더 걸어야 했다. 이전의 해파랑길이라면 대보 저수지를 거쳐서 내륙으로 걸어야 했겠지만 이제는 해안으로만 걷는 길이다. 스탬프 함을 만나서 잠시 도장을 찍고 가는 것은 코스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코스를 제대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해파랑길 안내판에는 산을 타는 이전의 15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바뀐 코스는 화살표 스티커가 대신한다. 조금 늦었지만 14코스에 이어서 15코스를 걷는다. 한 시간 정도를 더 걸으면 따뜻한 숙소에 들어갈 수 있다! 호미곶 등대가 먼바다를 향해서 빛을 내뿜고 있다. 12초에 한 번씩 불을 밝힌다고 한다. 190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유인 등대이..
다무포 고래 마을을 떠난 해파랑길 14코스는 강사리와 대보리 해안길을 거쳐서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 도착한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시간, 15코스 일부를 더 걸어야 도착하는 숙소까지 가려면 마음이 급하다. 강사리 해안은 온통 바위 투성이로 휴일 늦은 시간까지 낚시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바위 해변으로 바싹 붙어서 조성된 해안길은 호미곶까지 쭉 이어진다. 이곳 갯바위에서는 벵에돔과 감성돔을 잡는 다고 한다. 뒤를 돌아 바라본 다무포 고래 마을의 풍경. "다무포 하얀 마을"이라는 별칭답게 멀리서 보아도 하얀 마을이 유독 눈에 뜨인다. 푸른 하늘을 흘러가는 깃털 구름 뭉치들은 마치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는 것처럼 보인다. 강사리 축양장을 지나니 아주 멀리 호미곶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자동차로는..
구룡포읍 석병리를 떠난 해파랑길은 호미곶면 강사리로 넘어간다. 해파랑길 14코스의 종점인 호미곶이 면의 이름인 동네로 들어간다. 신동재라는 작은 솔숲 고개를 넘어서면 강사 1교를 지나서 호미곶면 강사리로 들어갈 수 있다. 강사 1교 위로는 강사교가 있고 강사교 바로 위쪽으로는 강사 저수지라는 조금은 규모가 있는 저수지가 위치하고 있다. 다리를 지나서 우회전하여 해안길로 들어간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우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원래는 해안의 바위 위로 조성된 데크길로 가는 길이지만 수리가 필요한 모양이다. 마을길로 돌아서 우회한다. 강사리 해안선은 오목하게 내륙으로 들어와 있어 평온하고 잔잔함 그 자체였다. 마을 초입에 세워진 "고래마을호, 빨간 하늘 고래, 고래 우편함" 고래 우편함 설명이 없었다면 고..
삼정항을 떠난 해파랑길은 해안길을 따라 계속 걸어서 다무포 고래마을에 도착한다. 포스코 구룡포 수련원 근처에는 포항시 지속 가능 발전 협의회에서 조성했다는 해국 단지가 있었다. 5년이 넘었지만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안내판 속의 "지속 가능 발전"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Sustainable Development"라는 영어를 번역했기 때문에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고 조금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대에도 나에게도 좋은 착한 개발"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현재 세대를 위한 개발이 후대가 누릴 환경, 사회, 자원, 경제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우리도 좋고 후대도 좋은 개발을 하자는 이야기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성을 높이며, 나무를 심고..
구룡포항에서 든든하게 점심 식사를 챙겨 먹은 우리는 해파랑길 14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다섯 시간이 넘는 길이므로 호미곶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면 잘 걸은 것이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를 출발하여 사라말 등대, 구룡포 해수욕장, 구룡포 주상절리를 거쳐서 삼정항에 이른다. 14코스의 종점은 호미곶이고 가는 길에 구룡포 해수욕장도 지나지만, "해파랑길"이라 쓰인 도로 표지판을 따라 직진한다. 도로 표지판에 "해파랑길"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 본다. 표지판에 있는 구룡포생활문화센터 아라 예술촌은 포항 문화 재단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주말이면 다양한 예술 강의와 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아라 예술촌 인근의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 또한 각종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
하정리를 지나면 해파랑길 13코스는 구룡포항에서 그 길을 마무리한다. 하정리 방파제를 지나면 마을길을 통해서 구룡포 읍내로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언덕을 넘어 구룡포 읍내로 가는 길에는 풀빌라들이 줄지어 있다. 말 그대로 객실마다 개인 풀(Pool)이 있는 숙박시설이다. 해파랑길이 지나온 울산, 경주, 포항 해변에도 풀 빌라들은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에 특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싼 가격에 우리 같은 중년 부부가 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포항 하면 과메기이고 말리면서 부패할 염려가 적은 11월부터 1월까지가 과메기 제철이라고 한다. 본고장답게 대나무에 걸어놓은 과메기가 해안가로 천지다. 과메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매년 생일을 찾아 먹듯이 날씨가 추워지면 멀리에서도 과메기를 주문해서 직..
구평리에서 31번 국도로 나온 해파랑길은 장길리에서 해안으로 들어가서 장길리 복합 낚시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온다. 낚시 공원 이후에는 다시 국도변 길을 걷다가 하정리까지 해안길로 접어든다. 상정천을 건너는 구평교를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상정천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포항 블루 밸리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되어 한참 개발 중이다. 임야를 깎아내며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산업단지의 영향을 오롯이 받는 하천이다. 구평리에는 포항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45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있다. 가지가 주위로 넓게 퍼져서 여름이면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느티나무. 정자나무로 많이 심던 나무다. 동네 어르신들의 수다 삼매경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잘 큰다면 수명이 1천 년에 이르기도 한다. 은행나무, 소나무와 ..
한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 한 겨울에 걷기 여행을 가야 할까 말아야 하나 하는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마당에서 홀로 긴 겨울을 견디고 있는 용기(우리 집 개 이름)도 그렇고, 꽁꽁 얼어버린 달걀을 내어주고 있는 닭들도 그렇고 내가 집에 없어서 생기는 문제는 이 동물들에게 물을 공급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물통에 열선을 감아주면 그래도 견디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소용이 없다. 물론 창문을 열어두어서 그런 거지만...... 남은 시간 부지런을 조금 떨어보리라. 아무튼 이번 여행의 결정은 옆지기의 "가자", "가자"하는 결단 덕이다. 이번 여행은 3박 4일 일정으로 17코스부터 20코스까지 4코스를 걷는 여정이다. 지난번 두 번의 여행은 3일 동안 다섯 개의 코스를 걷는, 저질 체력의 중년..
대진리를 떠난 해파랑길은 모포항을 거쳐서 구평리에 이른다. 13코스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12, 13 코스를 이어서 걸은 우리는 구평리에 예약한 숙소에서 쉬었다가 길을 이어간다. 대진 해수욕장 한쪽 구석에 넘어진 해파랑길 표지판. 땅바닥에 널브러진 표지판이지만 갈 방향은 잘 알려 주고 있다. 대진 해수욕장 끝에서 대화천을 건너야 하는데 수량이 많지 않은 하천이기 때문에 하류는 모래사장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모양이다. 대화천 하류의 모래사장을 통해서 대화천을 지난 다음 돌아서서 바라본 대진 해수욕장의 모습이다. 작은 해변이 아니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표지판에서 13코스의 종점인 구룡포항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방호벽 위로 멀리 모포항이 눈에 들어온다. 모포항으로 가는 길은 포장된 길을 걷지만, 모포항..
신창리 해안 둘레길을 지나온 해파랑길 13코스는 영암 갓바위 둘레길을 넘어서 영암리에 도착하고 계속 해안길을 따라 걸어서 영암 방파제를 지나 와 대진리를 지나 모포리 해안에 이른다. 신창리에서 영암리로 이어지는 약 1.3Km에 이르는 영암 갓바위 둘레길을 걷는다. 영암이라는 마을 이름 또한 마을에 있는 갓처럼 생긴 갓바위로 인해 생긴 것이라 한다. 이름 그대로 영험한 바위라는 의미이다. F1 경기장이 있는 전라남도 영암군도 이 마을의 한자와 동일하다. 이름 유래도 비슷하다. 아무튼 바다를 바라보는 해안 숲길을 걷는다. 너른 바닷가 바위지대를 조망하며 걷는 숲길. 훌륭하다. 바다 풍경도 솔숲 풍경도 호사를 누리는 갓바위 둘레길이다. 12월에 산속에서 홀로 꽃을 피운 진달래. 이쁘기는 한데 너무 외로워 보인..
해파랑길 12코스를 걸은 우리는 13코스 중간까지를 이어서 걷기로 했다. 너무 일찍 일정을 끝내기도 아깝고, 3일간 5개의 코스를 걸어야 하니 오늘 조금 더 걷고 내일마저 걸어서 13코스를 마무리하고 14코스를 이어서 걷기 위함이다. 숙소도 중간 지점에 예약해 두었다. 양포를 떠나 신창 해안을 지나서 영암리에 이르는 해안길을 걷는다. 양포항의 깔끔하게 정비된 데크 산책길로 해파랑길 13코스를 시작한다. 1971년 일치감치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었던 양포항. 누가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라에서 관리하는 규모 있는 어항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포항의 미항 양포라고 부를 법한 전경이다. 미항이라는 말은 통상 뱃사람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항구라고 부르는 것이 미항인데 세계 3대 미항 중의 하나인 이탈리아 나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