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리를 떠난 해파랑길은 917번 지방도로인 망양정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태백산맥이 바다를 만나 급하게 멈추어 버린 듯한 산자락을 감싸며 걸어가는 길이다. 길은 매화면 오산리에서 근남면 진복리로 넘어간다. 계속 도로변을 따라 걸어야 하는데 길에 도보길이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좌우 어떤 곳으로 걸어야 할지 애매할 때가 있다. 차가 많지 않아서 차들이 알아서 비켜가기는 하지만 상호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가끔씩 둘이서 이야기라도 하는 상황이 되면 의도치 않게 도로를 점거해 버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로 자체가 좁은 구간에서는 정말 난감했다. 어떤 분은 이런 상황이 거슬렸는지 트럭 창문을 내리더니 저기 한쪽으로 가세요! 한마디 내뱉고 가버린다. 바위에 뚫린 작은 구멍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그..
망양 휴게소에서 영신 해수욕장, 덕신 해수욕장, 오산항을 거쳐 오산 3리 무릉에 이르는 경로다. 망양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마시고 잠시 앉아 뻥 뚫린 구름 아래로 동해 바다로 쏟아지는 태양빛도 감상한다. 휴게소를 벗어나면 삼척, 울진 방향으로 7번 국도 옆의 작은 길을 따라간다. 휴게소에서 내려오면 매화면 덕신리의 영신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고요하지만 해변에 얼마나 강한 파도가 몰아쳤는지 파도의 상흔이 보통이 아니다. 북쪽으로는 곧 만나게 될 오산항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덕신리 앞바다는 파도가 강한지 해안 앞으로는 테트라포드들이 늘어서 있다. 잠시 7번 국도변을 걷지만 이내 덕신 1리 마을길로 들어간다. 우리가 망양정까지 계속 따라 걸어야 할 917번 지방도인 망양정로가 시작되..
리눅스의 yum이나 aptget 명령처럼 윈도우 환경에서 간편하게 필요한 도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스쿱이다.("스쿱으로 크로스플랫폼 도구들을 간단하게 설치하기" 참조) 이번에는 스쿱으로 그래프를 그릴 때 사용하는 유용한 도구인 dot을 설치해서 사용해 볼까 한다. Graphviz는 그래프를 SVG, PDF, PNG 등의 파일 형태로 만들어 주는 여러 도구를 패키지로 위의 그림처럼 "scoop install grapviz"로 설치할 수 있다. 사건의 발생 순서나 작업 순서, 위치 관계나 노드 관계 등을 분석하기 위하여 노드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한 기초 자료를 수집했다면 이것을 그래프로 표현하는 것이 직관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분석을 위한 자료를 생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graph MyGrp ..
지난번 걷기에 적용해 보았던 자동차와 버스 이동 방법을 이번 여행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목적지에 차를 세워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버스를 이용하여 시작 지점으로 이동하여 걷기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여정의 시작 및 종료 지점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이 원활하다면 배낭 무게가 조금 나가겠지만 예전처럼 배낭을 메고 시작부터 끝까지 쭉 걷는 방법을 선택했을 텐데 해파랑길 중반 이후는 대중교통이 조금 어려워진다. 33코스 종점이 KTX를 탈 수 있는 묵호역이라 고민이 많기는 했다. ■ 해파랑길 30코스(7.1km, 2시간 30분) 30코스와 31코스는 이어서 걸을 예정이므로 자동차는 31코스 종점인 맹방 해수욕장에서 32코스를 3.5Km 정도 더 이동한 지점에 있는 상맹방 해수욕장 주차장에 세워두고 약 500미터를 걸어..
이른 아침 시작한 해파랑길은 기성 망양 해수욕장을 지나 황금 울진 대게 공원과 오징어 풍물 거리를 지나서 망양 휴게소에 이른다. 대부분은 평탄한 길이라 무난한 길이다. 숙소에서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기성 망양 해수욕장을 만난다. 해빛뜰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이 경영하는 공간도 있었다. 교류 센터라는 곳은 평상시에는 펜션으로 활용하는 공간이다. 해빛뜰 마을이라는 이름은 "햇빛과 불빛이 바다에 깃드는 기성 망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데 해수욕장은 주위로 조금은 높은 산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솔숲도 있어서 캠핑족에게도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최고의 장소 아닌가 싶었다. 물은 조금 깊다고 한다. 망양을 茫洋이라는 한자로 쓰면 "끝없이 넓고 먼 바다"의 의미지만. 이곳 망양리의 望洋은 ..
해파랑길 25코스는 23km에 이르는 긴 코스이긴 하지만 대부분 포장길을 걷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만 잘하면 무리 없는 여정이다. 다만 우리는 24코스에 이어서 25코스 일부를 더 걷고 숙소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기성 터미널을 떠난 길은 초반에는 평탄한 읍내길과 논길을 걷지만 이후에는 고개 두 개를 넘어서 사동항에 도착하고, 그 이후에 고개를 하나 더 넘어야 망양리에 도착할 수 있다. 그나마 포장길을 걸으니 다행이다. 기성 읍내에는 척산 시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장날은 1일, 6일이라고 한다. 장날이 아니라서 한산하다. 숙소에서 구워 먹을 고기와 간식거리를 구입하고 화장실도 다녀온 다음 재충전하여 길을 떠난다. 읍내를 빠져나오면 논길 사이로 길을 이어간다. 해파랑길에서 만나기 어려..
구산리에서 24코스의 종점인 기성 터미널까지 가는 길은 해안길을 걷다가 울진 비행 훈련원을 빙 돌아 기성 읍내를 가로질러 들어간다. 공항을 돌아가는 길은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라 체력 안배에 주의해야 한다. 가끔씩 들리는 비행기 소리를 벗 삼아 해안길을 걷다 보면 비행을 배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돈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지만 내가 조종간을 잡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수토사 이야기가 있던 구산항을 뒤로하고 길을 이어간다. 해안길을 당수 치기로 쪼개 놓은 바위 하나. 봉산리 작은 포구에는 어선은 간데없고, 캠핑카와 낚시꾼 차지다. 고려말 문신이었던 백암 김제의 충절시. 평해 군수로 있던 김제는 고려가 망하자 시 한수 남기고 동해 바다로 사라졌다고 한다. ..
평해 사구 습지를 떠난 해파랑길은 해안에서 월송정을 돌아 나와 구산 해수욕장에 이른다. 구산 해수욕장 중간에서 길을 나와서 구산리 마을길을 통해 구산항에 도착한다. 평해 사구 습지에서 시작된 해안길에서 해파랑길은 월송정 안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한다. 고려 충숙왕 당시 처음 세워졌다는 월송정은 조선 시대 중건을 거쳐 1969년 새로 지었지만 옛 모습과 달라 지금의 월송정은 1980년에 고려 양식에 따라 다시 세운 것이라 한다. 관동팔경 중의 하나다. 1980년 재건된 월송정의 현판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최규하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라고 한다. 신군부 세력에 의해 권한 없는 대통령, 최단기 재임 대통령, 비운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월송정 주변으로는 쭉쭉 뻗어있는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
평해읍 거일리를 지난 직산리의 해변은 정식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웬만한 해수욕장의 모래사장 부럽지 않은 모래 해변이 이어진다. 멀리 직산항을 향해서 걸음을 이어간다. 직산항을 앞둔 쉼터에 소나무와 잔디를 심어 놓았는데 몇 년 후에 이곳은 과연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나무 심기는 후대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대게와 갈매기를 형상화한 건조대 기둥에 수산물은 없지만 대게의 고장 울진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한 듯하다. 직산리 앞바다 모래 해변은 갈매기가 주인이다. 직산리에서 거일리로 이어지는 길다란 모래 해변을 뒤돌아 본 풍경. 이곳에 왜 해수욕장이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좋은 해변을 가진 곳이다. 직산항 인근에서 만나 가자미 말리는 풍경. 이곳은 생선 건조를 위한 고리를 만..
후포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본격적으로 해파랑길 24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잔잔한 모래 해변으로 설치된 데크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데크길에서 바라본 후포리 해변과 멀리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뒤로 하고 길을 이어간다. 평해 광업 사원 아파트와 평해 광업소의 모습. 평해 광업은 한국 공항에 소속되어 있다. 석회석을 채굴하여 판매하는 회사다. 울진군에는 평해읍, 후포면, 근남면 등지에 석회석 광산이 있다고 한다. 석회석은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제지 산업에도 사용된다. 후포리 북쪽에 있는 제동항은 석회석을 실어 나르는데 이용되는 사설항으로 지금은 낚시꾼들의 아지터이다. 한국 공항은 광산 사업을 끝내면서 낡은 시설물을 철거하고 반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데, 2021년 약속을 뒤집고 광업권과 ..
해파랑길 24코스의 시작은 등기산 공원과 스카이워크가 장식한다. 기성 터미널까지 대부분 포장길을 걷기 때문에 나름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큰 무리는 없는 코스이다. 겨울바람이 부는 후포항의 아침 풍경은 일품이다. 사진을 찍을 때 배경으로 들어와 준 갈매기가 얼마나 고맙던지...... 맑은 하늘 그 자체가 최고의 배경이고 최고의 미술가다. 정말 아름답다. 후포면 청년회에서 세웠다는 풍어의 닻. "가자! 청년이여 이 땅의 내일을 위하여"라는 문구에서 열정이 느껴진다. 풍어를 기원하는 것은 어느 항구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닻을 모티브로 한 상징물을 세웠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항구에 있는 한마음 광장이란 곳을 가로질러 모서리 골목으로 가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촬영지 안내판이 서 있는데 그 표지판 방향을 따라가면 ..
울진군 초입인 금음리에 들어선 해파랑길 23코스는 후포항까지는 평탄한 포장길을 걷는다. 어제 21코스와 22코스를 이어 걸은 탓에 오늘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후포면 읍내에 들어서면 마트와 후포 시장을 들렀다가 후포 터미널 앞에 있는 백암장 모텔에서 푹 쉬었다가 간다. 하룻밤 푹 쉰 다음에는 23코스 나머지와 24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민가도 펜션도 없는 금음리 해변은 평화롭다. 7번 국도와 다시 만나는 지점에는 국토 지리 정보원에서 설치한 수준점이 있었다. 수준점은 주요 국도 변에 2km나 4Km 간격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이곳은 표고가 6.1미터로 표시되어 있다. 정밀 측정한 표고를 영구적으로 설치해 놓음으로써 주변 수준 측정 등에 활용한다고 한다. 얼마간 다시 7번 국도변의 데크길을 걷는다. 앞에 ..
고래불 해수욕장을 지난 해파랑길 23코스는 평탄한 해안길을 통해서 병곡리를 떠나 백석항과 금곡리를 지나서 영덕군을 지나 울진군 후포면 금음리에 이른다. 고래불 해수욕장 끝자락에는 묵어 갈 수 있는 다양한 숙소들이 있었다. 해파랑길도 숙소들이 몰려 있는 곳을 지나가므로 숙소 선택에 부담이 없다. 우리는 이번 여행 첫날 21코스와 22코스를 이어서 걸은 피곤함을 고래불 모텔에서 풀고 갔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나름 깔끔한 곳이었다. 주인장이 전기장판 코드도 챙겨주고, 걷거나 사이클 타는 사람들이 많이 묵는데 시간이 늦으면 차량도 없어서 저녁 식사를 못하니 부지런히 챙겨 먹어야 한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23코스는 부담이 없으므로 숙소에서 넉넉히 쉬고 천천히 출발했다. 숙소 앞의 푸른 동해 바다가 오늘의 즐거운 ..
해파랑길 걷기도 이제 절반을 넘어가고 있다. 이동을 위한 교통편 확보가 조금 어려워진 까닭에 26코스부터는 승용차와 시내버스를 함께 이용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루 걷기의 종착점에 차를 세워두고 시내버스를 타고 시작점으로 이동하여 걷기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시내버스 이동이라는 부담이 조금 있지만 차량을 이용하므로 집에서 여행지로 이동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교통편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매일의 목적지마다 차를 세워둘 것이므로 배낭에 옷가지며, 식량, 코펠, 버너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이제는 가볍게 물과 도시락만 챙기면 된다. 또 한 가지, 숙소를 굳이 목적지 근처에서만 구할 필요가 없으므로 숙소 선택의 여지가 넓어진다. 이번 걷기의 목적지가 최근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울진, 삼척 지..
예주 목은길을 벗어난 해파랑길은 관대길을 통해 대진항에 이르고 해안길로 대진 해수욕장과 고래불 국민 야영장을 거쳐서 해파랑길 22코스의 목적지인 고래불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대부분 평탄한 길을 걷는다. 관대길 고개를 넘어서 마을길로 내려가면 대진항에 도착한다. 큰골, 반나골, 반니골, 부시골 등 골짜기 이름이 많은 동네다. 뒤로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앞으로 바다가 있는 푸근한 마을이다. 강원도 고성에도 대진리가 있는데 그곳의 현재 지명은 현내면 한나루로이다. 인천에도 한나루로가 있다. 결국 영덕의 대진리라는 지명이 한나리, 한날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 것이 이해가 된다. 대진리와 한나루는 크고 넓은 나루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대진항에 도착하면 좌회전하여 해안길을 따라서 이동한다. 방파제도 길고 규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