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원리에 도착한 해파랑길 12코스는 조금 더 걸어서 12코스 종점인 양포항에 도착한다. 계원리 해변에는 소봉대라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예전에 작은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라 불리던 이름이다. 그 앞에는 조선 시대 대표적인 문인인 이언적 선생이 이곳에 와서 지은 시비가 세워져 있다. 설총, 최치원, 조광조, 이황, 이이 등 신라부터 조선까지의 대표적인 유학자 18인을 동방 18현이라 부르는데 그들 중의 한분이다. 그 정도로 소봉대라는 곳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해안을 둘러싼 방벽과 바로 옆으로 이어진 방파제 때문에 그 멋이 반감되어 보이기는 한다. 계원리 해안 마을에 들어서면서 모래사장을 통과하는 과정에 신발 속에 들어간 모래 알갱이를 빼느라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신발에 들..
오류 고아라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 12코스는 경주시 감포읍 오류리를 마지막으로 포항시 남구 장기면으로 넘어간다. 장기면의 두원리를 지나 계원리에 이른다. 31번 국도변을 자주 걷는 길이다. 국도변 길은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이므로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오류 고아라 해변 끝, 솔숲으로는 텐트들이 많으므로 줄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가야 한다. 차박이나 오토캠핑하는 사람들이야 텐트와 모든 집기를 다시 가져가지만 울산이나 경주 쪽 해변에는 도시가 멀지 않다 보니 장기로 텐트를 쳐놓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소위 알박기로 텐트를 쳐놓고, 쳐 놓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는 그야말로 별장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텐트가 없어지더라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오류 고아라 해변의 넓은 백사장이 ..
이번 여행은 지난번 7~11코스를 3일 동안 걸은 것처럼 이번에도 12~16코스를 3일 동안 걸을 예정이다. 저질 체력에게는 조금은 힘든 여정이지만 호미곶을 지나고 예전 군 시절 추억이 스며 있는 곳을 지날 생각에 기대가 있다. 12코스 시작은 신경주역에서 시작하고 16코스가 끝나면 포항역에서 집으로 돌아간다. 철도의 중심지인 신경주역에서 50번, 51번, 70번 버스를 타고 "경주 중앙 시장" 정류장 내려서 그 자리에서 100번이나 100-1번 버스에 환승하여 "감포시장, 감포항"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해파랑길 12코스를 시작할 수 있다. 감포항에서 12코스를 출발하여 해안길을 따라 무난하게 길을 이어갈 수 있다. 척사항을 거쳐서 오류 고아라 해변에 이른다. "감포시장, 감포항" 정류장에 내려서 바라본 ..
나정 마을을 떠난 해파랑길 11코스는 나정 해수욕장과 전촌항을 거쳐 감포항에 이르는 것으로 걷기를 마친다. 나정 해변에 도착했다. 멀리 우리가 가야 할 전촌항이 보인다. 전촌항의 뒷산을 넘어야 한다. 오늘의 마지막 고비이다. 오후 5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다 보니 흐린 날씨에 벌써 어둑해지고 있다. 나정 해변은 한창 정비가 진행 중이었다. 나정 해수욕장에서 나정항 쪽으로 바라본 모습. 나정 고운 모래 해변이라는 이름답게 모래가 곱다. 나정 해수욕장과 전촌 솔밭의 트레킹 코스를 이어주는 인도교가 생겨서 우회로 갔다가 돌아올 필요가 없어졌다. 다리가 놓인 개천을 경계선으로 감포읍 나정리에서 감포읍 전촌리로 넘어간다. 전촌리 해변길도 깔끔하게 정비된 산책로를 통해서 길을 이어갈 수 있었다. 조용한 어촌 마을인 전..
대본 3리를 떠난 해파랑길 11코스는 해안길을 걷다가 31번 국도변을 걷다가를 반복하면서 가곡항과 나정항을 지나 나정 마을에 이른다. 대본 3리에 있는 작은 어항에서 어항 끝까지 걸어가면 길을 찾을 수 없다. 해파랑길 표식을 찾으며 걷더라도 때로는 그 위치를 놓치기도 한다. 아니나 다를까 어항 끝에 있는 횟집 앞으로는 길이 없었다. 횟집 주인장이 길을 알려주었는데 길 안내가 능숙한 모양이 우리처럼 길을 묻는 이들이 많았다 보다. 길은 어항 끝에 있는 횟집으로 가기 전 골목에서 좌회전하여 마을 골목길을 걷는다. 동네 강아지들의 인사를 받으며 한동안 대본리 마을길을 걷는다. 대본리 앞바다 바위들 사이에 만들어 놓은 초미니 항구. 배가 조금만 커도 이곳은 출입이 불가능하니, 이곳 주인장의 전용 주차장이 아니겠..
해파랑길 11코스는 나아 해변에서 마을길을 따라 "나아, 원자력발전소 후문"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봉길 해변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아 해변에서 좌회전하여 마을길을 따라 올라간다. 31번 국도를 만날 때까지 올라가서 31번 국도를 만나면 길을 건너지 않고 좌회전하면 "나아리, 원자력발전소 후문" 버스 정류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150번, 150-1번, 160번을 타고 10여분 이동하여 터널을 지나서 "봉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가 30분여의 간격으로 도착하므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정류장에서 덜덜 떨 수 있었는데 위의 사진처럼 "추위를 피해 가세요~"하는 안내처럼 바람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의자에 앉으면 열기가 나오는 고마운 정류장이었다. 나..
해파랑길 10코스는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와 읍천항을 지나 나아 해수욕장에서 경로를 끝낸다. 10코스의 종점이자 11코스의 시작점인 나아 해수욕장에서는 경주 시내버스로 월성 원자력 발전소를 우회하여 문무대왕릉에서 오후 걷기를 다시 시작한다. 규모가 큰 조형물이나 유적은 하늘에서 보아야 제맛이므로 주상절리 전망대에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무료입장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꼭대기 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정말 좋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읍천항 쪽으로 모습.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산책로도 보인다. 양남 주상절리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전망대 바로 앞에 있는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가 아닌가 싶다. 저것 또한 아래에서 보다는 전망대 위에서 감상을 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저 주상절리는 과연 파도에 ..
수렴 마을을 지난 해파랑길은 하서 해안과 양남 시장을 지나 하서항을 지나고 양남 주상 절리에 이른다. 해변 공원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우측으로는 몽돌과 모래가 섞인 해변이 길게 펼쳐져 있고 좌측으로는 솔밭에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남면의 원래 이름이 서촌이었는데 서촌의 아래쪽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하서리라고 불렸다는 유래가 있다. 양남면 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는 양남면의 중심지이다. 하서 해안 공원에 세워진 6.25 참전 유공자 명예 선양비. 경주 및 포항 지역 곳곳에 선양비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세운 것들이 많은데, 선양비가 무슨 뜻일까 했다. 선양(宣揚)이란 말의 뜻은 "널리 떨치게 하는 것"이란 정의를 보니 국위 선양에 쓰이던 그 선양이구나 하며 이해가 되었다. 하서 해변을 쭉 이어서..
경상북도 경주시로 접어든 해파랑길은 관성 솔밭 해변을 지나 수렴항으로 향한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라는 의미의 지경항에서 길은 사유지로 인해 더 이상 해안길로 가지 못하고 31번 국도를 따라 도로변 산책길을 걸어야 한다. 바로 앞의 관성 솔밭 해변 안내판과 함께 5km 앞의 양남 주상 절리 안내판도 길가에 커다랗게 세워 놓았다. 대기업 휴양소가 자리 잡고 있는 해변도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도로변 길이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바로 다시 올라가는데, 그 샛길 중간에 놓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이다. 흠칫 혹시 나는 생각 없이 몸이 가는 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사작인데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숲 속에서 생각 중인 사람을 떠올린다면 작품을 이곳에 가져다 놓은 사람의 의도는 충분히..
이번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해파랑길 10코스와 11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11코스 초반부는 원자력 발전소 지역을 우회하기 위해서 버스로 터널을 통과하여 문무 대왕릉 해변에서 11코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10코스 13.7Km 중에서 어제 조금 걸었던 1.5Km 정도를 빼고, 11코스 17.1Km 중에서 버스 이동 구간 5km 정도를 빼더라도 24km가 넘는 긴 여정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정자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은 신명 해변을 거쳐 울산시를 넘어 경주시 지경리에 이른다. 계속 해변을 걷는 길이다. 어제는 저녁에 해가 진후에 도착해서 화려한 건물들의 불빛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평화롭고 화창한 날씨가 먼길을 떠날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듯하다. 어제 걸었던 강동 누리길, 강동 사..
우가산 정상을 지나면 강동 사랑길의 부부 사랑길을 따라 제전항으로 내려가서 정자항에서 9코스를 마무리한다. "해양남과 육양녀"라는 이름의 장소. 보통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해풍이 불고,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육풍이 부는데, 산 능선인 이곳에서 자연스레 바다 바람과 육지 바람이 만나는 곳이란 이야기를 만들어 낸 모양이다. 이곳은 강동 사랑길 중의 4구간인 부부의 길과 3구간인 연인의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옥녀봉으로 가면 3구간, 강동 축구장 쪽으로 가면 4구간이다. 중간 아래로 내려가면 3구간과 4구간이 같이 가는 길이다. 이름하여 옹녀로와 강쇠로. 해파랑길은 이 길을 따라 내려간다. 19금 영화에서나 나왔던 주인공의 이름으로 길이름을 붙이다니, 옹녀로, 강쇠로 뭐야! 지자체가 짓궂은가? 하..
울산시 동구에서 북구로 진입한 해파랑길은 어물항, 당사항을 거쳐서 우가산을 오른다. 9코스의 마지막 고비이다. 우가산을 오르는 길에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터키 팀의 훈련장이었던 강동 축구장도 지난다. 구암 마을에서 당사 마을까지 이어진 강동 누리길 산책로를 걷는 시간은 발아래로 몽돌 해변의 환상적인 소리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물고기 모양의 등대를 설치한 어물항의 모습이다. 이곳의 지명인 어물(於勿)동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두식 표기라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훨씬 이전부터 어물이라 불린 모양이다. 어물동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물고기 모양 등대가 상징하듯 "어물", 즉 물고기가 많이 잡혀서 그런 모양이다고 상상을 했지만 알고 보니 마을 서쪽의 산세가 길게 늘어져 있는 모..
봉대산에서 내려온 해파랑길은 주전 해변을 걷는다. 주전 해변을 지나면 울산 동구 주전동에서 북구 어물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봉대산을 내려오면 만나는 것은 주전 가족 휴양지 캠핑장이다. 캠핑에는 겨울이 없는 모양이다. 캠핑장 앞으로는 작지만 해수욕이 가능한 작은 몽돌 해안이 있다. 해안 중앙으로는 주천천이 내려온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바람맞으며 동해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분들이 부러워지곤 한다. 딴생각 없이 낚시를 던지고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는 맛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동네 분들이 시리 바위라 부르는 곳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시루 모양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조형물은 제를 지내던 제당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제당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조형물을 세운 것이라 한다. 주전항으로 가는 길에..
해파랑길 9코스는 남목 생활 공원 끝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해 봉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남목마성 근처를 지난 다음부터는 능선을 타고 완만한 길을 걷다가 내리막 길을 통해 주전 해변으로 내려간다. 봉대산 정산까지는 가지 않는다. 남목 생활 공원 끝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해 봉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주전 몽돌 해변까지 5.3Km를 가면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의 절반 정도에 이른다. 남목 역사 누리길의 남목마성 표지판. 제주 올레길의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간세 표지판과 많이 닮았다. 색상과 함께 머리를 뒤로 하고 꼬리를 붙인 정도의 차이점이 있다. 처음에는 쾌적한 계단 산책길을 통해서 급격히 고도를 높인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레 몸에 땀이 베인다. 오르막 길을 오른 ..
오늘은 해파랑길 9코스인 일산 해변에서 정자항까지 19Km 그리고 정자항에서 숙소가 있는 정자 해변까지 2Km 내외를 더 걸어서 총 21Km 내외를 걸어야 한다. 높지는 않지만 중간에 봉대산과 우가산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만만하게 볼 코스가 아니다. 아무렴 어쩌랴, 오늘도 화창한 날씨 덕분에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이다. 깔끔한 일산 해수욕장의 모래밭도 매력적이다. 아마도 조선소 크레인이 보이는 해수욕장은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일산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대왕암 공원의 출렁다리. 어제는 늦기도 했지만 방어진항 쪽에서 공원 둘레길을 통해서 공원으로 진입했으므로 일방 통행인 출렁다리를 거쳐서 올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올해까지만 시범운영으로 무료이고 내년부터는 유료일 텐데 조금은 아쉽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