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 해수욕장은 함덕 해수욕장처럼 해변부터 모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해변은 바위이고 얕은 물을 건너야 백사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검은 바위와 바닷물이 백사장 앞에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해변에 선 사람들은 두가지 형태로 명확하게 갈립니다. 한 부류는 카페나 둑에 앉아서 바다구경, 사람구경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람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 풍경을 한껏 누리면서 가끔은 아이나 젊은이들의 놀이 감상도 재미있겠지요. 다른 부류는 몸으로 체험하는 사람들입니다. 바위를 내려가 얕은 물을 건너서 백사장에 도착하면 구경꾼이 없는 몸으로 체험하는 사람들만의 세상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세화 해수욕장에는 구경꾼과 체험꾼이 극명하게 갈립니다.올레 20코스를 마무리 하며 몸은 지쳐 있지만 세화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은..
올레길 19코스, 20코스에서 길을 놓쳐 버릴 일은 거의 없습니다. 리본과 화살표가 자주 놓여져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만 평대리 마을 길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평대리 해수욕장을 뒤로하고 길을 가다보니 더이상 올레 리본을 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도를 살펴 보니 길에서 한참을 벗어났더군요. 그 원인은 바로 평대리 매력에 빠져 이집 저집을 구경하다보니 평대어촌계를 지나자마자 좌회전 했어야 하는데 그만 직진을 하고 만 것이었습니다.정말 이쁜 잔디 골목길. 푸른 잔디와 현무암 담벼락이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골목길이 되었습니다. 정성스레 가꾸신 주인의 마음도 잔디처럼 부드러울것 같습니다.담쟁이 덩굴이 온 담벼락을 감싼 또다른 집입니다. 잔디 골목길도 담쟁이 담벼락도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아름다움이 ..
월정리-행원리-한동리를 지나왔던 올레길은 이제 정감있는 평대리로 이어집니다.마을길과 농로를 통해서 한동리를 걸었던 올레길은 잠시 해안길로 나오는데 이곳에 편의점이 있어 올레꾼들에게는 좋은 쉼자리가 됩니다. 자동차로 여행하며 카페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편의점 그늘에 앉아 신발을 벗고 입에는 얼음 과자를 물고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상긋한 바람을 즐기는 맛 또한 비할바가 아닙니다.같은 제주임에도 불구하고 올레길에서 만나는 동네마다 특색이 있는 것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마을마다의 사연, 생활 수준등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계룡동 마을길에서 느꼈던 점은 오래전 지었던 스레트 지붕에 우레탄처리와 도색을 했는데 용마루 부분은 색을 다르게 칠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
제주 올레길의 매력은 계절마다 평소에는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꽃들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행원리 마을 길에서 만난 꽃들도 누군가 일부러 심어 놓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엉뚱한 곳에서 만난 꽃들입니다.제주의 밭들은 밭 주위로 현무암을 쌓아 놓아 작물들이 바람에 상하지 않도록 하는데 돌담과 길이 붙어 있는 곳을 콘크리트로 포장하여 놓아서 식물이 뿌리 내릴 흙이 없을 법 한데 잎과 꽃이 온통 자주색인 "자주색 달개비"가 그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습니다.3장의 자주색 꽃잎과 노란색 꽃밥, 꽃술에는 가는 털이 있는 참 이쁜 꽃입니다. 학명은 Tradescantia pallida입니다.영어 이름으로 "purple secretia", "purple he..
월정리의 이국적인 풍경을 뒤로하고 해변에서 내륙쪽으로 들어왔던 올레길 20코스는 행원 포구로 잠깐 나갔다가 다시 내륙쪽으로 들어와 숲과 농로, 마을길을 거치며 한동리에 이릅니다. 풍력 발전 단지가 있는 행원리와 한동리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환해장성(環海長城)"입니다. 고려때 삼별초 군을 방어하기 위해 지었던 것이 시초가 되어 후에는 왜구를 대비하는데 활용되었으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이양선에 대비하는 용도로 사용된 성입니다. 제주도에 10여개의 유적이 남아 있는데 그 가운데 행원 환해장성과 한동 환해장성이 있는 것입니다.행원포구에 서린 이야기는 뭐니뭐니해도 "광해군"입니다. 예전에는 어등포라는 지명을 가지고 있던 이곳에 광해군이 병자호란이 일어난 이듬해인 1637년 유배를 와서 약 4년의 생애를 살고 1..
고층 건물이 없고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건물에 깨끗한 백사장, 에머랄드 빛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청춘들, 마음이 들뜬 중년이 어울어진 제주 월정리는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청춘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설레임으로 가득합니다. 제주의 해변은 곳곳마다 서로 다른 모양,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숨은 재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해변으로난 길 앞쪽에는 카페가 많은 편이지만 길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여러가지 음식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고른 "빨간 성게"라는 작은 음식점의 해물 칼국수입니다. 큰 그릇에 담긴 2인분은 올레길의 허기를 충분히 달래줄 만한 양이 되었습니다.물론 맛도 좋았구요. 휴양지의 아주 비싼 음식은 아니었지만 가격대비 만족감이 높은 메..
"해맞이 해안로"는 김녕 성세기 해변부터 서귀포 성산까지 해변을 따라 조성된 길입니다. 일주도로처럼 큰길은 아니지만 해변을 따라 조성된 길이라서 차를 가지고 제주도를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드라이브하기에 참 좋은 길입니다. 제주 올레길이 대부분은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마을길처럼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을 가지만, 성세기 태역길을 나와 월정리로 가는 올레 20코스중에는 이 해맞이 해안로를 일부 걸어야 합니다.차로를 따라 걷기는 하지만 위의 그림처럼 자전거 및 도보 도로가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해맞이 해안로"라는 이름처럼 일출을 볼 수 있는 해변을 따라 걷는 즐거움입니다. 초여름 날씨였지만 바람이 많아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된 지역이니 만큼 해를 가리기 위한 모자가 바람 때문에 거..
초여름 성세기 태역길은 화려한 들꽃이 한창입니다. 그중에 몇가지를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참나리 입니다. 들꽃이 있어도 한 종류만 군집으로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혹여 봉사자들이 심어 놓았다 하더라도 다른 풀들과 섞여 있어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참나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꽃이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멋이 있습니다. 뿌리는 마치 마늘처럼 생겼습니다. 한방에서는 나리 줄기나 뿌리를 약재로 활용한다고도 하네요. 기침감기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보라색 꽃은 엉겅퀴입니다. 엉겅퀴가 해독이나 부종에도 좋다는 연구가 있지만 지혈 효과도 뛰어난데 엉겅퀴라는 이름은 피를 엉기게 한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잎은 씀바귀 비슷하지만 가시와 털이 있습니다.엉겅퀴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
성세기 태역길은 김녕 성세기 해변을 나와서 해변을 따라 "김녕 덩개 해안"을 걷는 완만한 길입니다. "태역"은 제주 방언으로 "잔디"라는 뜻인데 이곳에 잔디가 많아서 제주올레 측에서 "성세기 태역길"이라 이름을 붙였다 합니다. 많은 이들이 멋진 사진을 찍는 명소이기도 하고 다양한 지질 표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질 트레일" 코스로도 유명합니다.김녕 성세기 해변과 성세기 태역길을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전문가들에게는 다양한 작품이 나올만한 공간입니다. 성세기 태역길의 시작. 시작이니 만큼 잘 정돈된 잔디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올레길을 걷다 보면 길 곳곳이 잘 정돈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길도 누군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풀숲이 우거지고, 그러면 사람들은 이 길을 더이상 찾..
제주도는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는 누구나 반할만한 휴양지입니다. 하긴 사람뿐만 아니라 유네스코(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도 인정한 곳이기는 하지요 생물권 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으로 인증 했으니 말입니다. 함덕 해수욕장도 아름답지만 김녕 성세기 해변도 이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해수욕장이었습니다. 김녕 성세기 해변을 목전에 두고 힘을 내봅니다.김녕 옛 등대는 "김녕리 도대불"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도대불은 고기잡이 배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혔던 장소입니다. 뱃길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는 등대나 도대불이나 매한..
필자의 경우에는 여름 휴가를 사람들이 북적대는 해수욕장이나 계곡에 가기보다는 종종 미술관이나 영화관을 찾습니다. 시원할 뿐만아니라 소란함 속의 고요라 할까요? 작품들에 더 몰입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희노애락의 다양한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초여름에 찾은 올레 20코스, 김녕리는 이러한 고요한 미술관과도 같습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미술관 삼은 수많은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속에 찌든 삶을 벗어나 진정 여행자, 예술인의 세계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금속 공예 벽화 마을 김녕리의 금속 공예 작품들이 설치된 길을 일명 "고장난 길"이라 부르는데 "고장난"의 의미는 망가진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 제주 방언으로 "꽃핀 길"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철구조물에 현무..
올레 20코스를 시작하기 위하여 숙소에서 버스로 "남흘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남흘동 정류장은 올레 19코스의 끝부분이 지나가는 장소로 그림에서 보듯이 버스 정류장에 올레 화살표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주변으로 이름 모를 해초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육지에서 가을 걷이가 끝나면 마을 길마다 벼를 널어 말리는 풍경처럼 검으스름한 색깔의 해초를 약간의 냄새를 풍기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도 아니고 톳이나 김, 파래등등 육지 촌놈이 알고 있는 온갖 이름을 떠올려도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줄기는 가늘고 언뜻 보면 머리카락 뭉텅이를 던져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먹는 음식을 저렇게 길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말려도 되는 건가?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한무..
올레길을 걷다보면 제주는 밭과 밭사이에도 돌로 담이 쌓여져 있고, 집 울타리도 현무암으로 쌓여진 것을 보면 대체 어디서 이 많은 돌이 왔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올레길 19코스에서 서우봉을 내려와 아름다운 해변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우연히 만난 공사 현장에서 제주도의 속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주에는 왜 이렇게 돌이 많을까? 하는 의문도 조금 풀렸구요. 돌이 많은 이유는 단순하게 위의 사진처럼 땅을 파면 돌이 나오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런 땅을 일구면서 살아온 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토양은 화산재등이 쌓여서 생긴 토양인 화산회토(火山灰土)와 현무암이 깎여서 생긴 현무암 풍화토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검은 색의 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