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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의 이국적인 풍경을 뒤로하고 해변에서 내륙쪽으로 들어왔던 올레길 20코스는 행원 포구로 잠깐 나갔다가 다시 내륙쪽으로 들어와 숲과 농로, 마을길을 거치며 한동리에 이릅니다. 풍력 발전 단지가 있는 행원리와 한동리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환해장성(環海長城)"입니다. 고려때 삼별초 군을 방어하기 위해 지었던 것이 시초가 되어 후에는 왜구를 대비하는데 활용되었으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이양선에 대비하는 용도로 사용된 성입니다. 제주도에 10여개의 유적이 남아 있는데 그 가운데 행원 환해장성과 한동 환해장성이 있는 것입니다.

행원포구에 서린 이야기는 뭐니뭐니해도 "광해군"입니다. 예전에는 어등포라는 지명을 가지고 있던 이곳에 광해군이 병자호란이 일어난 이듬해인 1637년 유배를 와서 약 4년의 생애를 살고 1641년에 생을 마감하면서 광해군의 제주도 유배 생활의 "첫 기착지"로 행원포구가 회자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에 있는 표지석외에 특별한 것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표지석 옆의 간세 모양의 스탬프함이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는 것도 올레길의 시간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정겨운 느낌입니다.

김녕, 동복리, 북촌 풍력 발전 단지, 월정리 풍력 발전 단지를 거쳐서 올레 19, 20코스 내내 길을 함께 했던 풍력 발전기의 날개들은 이제 행원리 풍력 발전 단지를 끝으로 풍력 발전기를 길의 뒷편에 두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모서리를 지나면서는 아래쪽까지 풍력 발전기가 없습니다. 

어제 올레 19코스 동복리의 고독의 숲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숲길을 대하는 마음을 다잡고 숲길을 향합니다.

다양한 활엽수가 우거진 이쁜 숲길에서는 나무에 달린 올레 리본이 최고의 동반자입니다.

올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좌가연대". 해변에서 멀지 않은 동산에 위치하여 긴급 상황에 연기로 정보를 전달했겠지요! 해변 근처이기는 하지만 올레길은 해변으로 직접 나가지 않고 농로를 따라서 길을 잡습니다. 해변쪽으로는 대형 양식장들이 즐비한것 같습니다. 

올레길은 길이 생긴 곳마다 변화를 몰고오는 모양입니다. 올레길이 마을을 통과하는 곳에는 헌집이 새로이 가꾸어지고 새롭게 다듬어지는 집들은 나름의 철학을 담아서 집 자체만으로도 주인장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듯 합니다.

올레길을 만들지 않았다면 그냥 빈 숲, 빈 고랑 이었것만 같은 마을길입니다. 오로지 두발로만 지날 수 있는 나무 터널입니다. 길에 들어서기 전에 "책닦는남자"라는 특이한 이름의 게스트하우스도 만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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