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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의 매력은 계절마다 평소에는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꽃들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행원리 마을 길에서 만난 꽃들도 누군가 일부러 심어 놓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엉뚱한 곳에서 만난 꽃들입니다.

제주의 밭들은 밭 주위로 현무암을 쌓아 놓아 작물들이 바람에 상하지 않도록 하는데 돌담과 길이 붙어 있는 곳을 콘크리트로 포장하여 놓아서 식물이 뿌리 내릴 흙이 없을 법 한데 잎과 꽃이 온통 자주색인 "자주색 달개비"가 그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습니다.

3장의 자주색 꽃잎과 노란색 꽃밥, 꽃술에는 가는 털이 있는 참 이쁜 꽃입니다. 학명은 Tradescantia pallida입니다.

영어 이름으로 "purple secretia", "purple heart", "purple queen"으로도 불리는데 "purple heart"라는 이름이 미군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에게 수여하는 훈장의 이름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니 조금 짠한 마음입니다.

가로수가 있어야할 자리에 가로수는 없고 그자리를 턱하니 자리 잡은 가자니아(Gazania rigens)입니다. 이 꽃이름을 찾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대부분 "이름 모를 꽃"이라 했는데 어떤 분이 댓글로 "가자니아"라 이름을 남겨 주셨더군요.

올레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5월부터 9월까지 오랜시간 꽃을 볼 수 있는 가자니아는 훈장국, 보물화(Treasure flower)라고도 불리며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라 합니다. 시골 동네마다 부녀회에서 길가에 꽃을 심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들꽃이 더욱 반가운 것은 올레길의 매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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