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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19코스, 20코스에서 길을 놓쳐 버릴 일은 거의 없습니다. 리본과 화살표가 자주 놓여져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만 평대리 마을 길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평대리 해수욕장을 뒤로하고 길을 가다보니 더이상 올레 리본을 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도를 살펴 보니 길에서 한참을 벗어났더군요. 그 원인은 바로 평대리 매력에 빠져 이집 저집을 구경하다보니 평대어촌계를 지나자마자 좌회전 했어야 하는데 그만 직진을 하고 만 것이었습니다.
정말 이쁜 잔디 골목길. 푸른 잔디와 현무암 담벼락이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골목길이 되었습니다. 정성스레 가꾸신 주인의 마음도 잔디처럼 부드러울것 같습니다.
담쟁이 덩굴이 온 담벼락을 감싼 또다른 집입니다. 잔디 골목길도 담쟁이 담벼락도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아름다움이 아니라 부지런한 주인과 세월이 빚은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집들의 연속이었으니 길을 잃을 법도 합니다.
결국은 길을 크게 돌아서 평대 초등학교와 평대리 사무소를 돌아서 올레길로 복귀하는 길을 걸었는데 전화위복이라 할까요?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나무가 학교의 역사를 말해주듯이 평대 초등학교는 해방이 되던해인 1945년에 개교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이런 학교에 보내고 싶을 정도로 교정이 아름다운 학교입니다. 흙바닥이나 기껏해야 우레탄인 도시 학교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1945년이라는 역사는 오래된 학교이지만 시설만큼은 최고로 보입니다.
학교 운동장이 천연 잔디인 학교! 도시에서는 도저히 상상 불가인 학교입니다. 마사토 대신 인조 잔디에서 축구 한 게임하면 공이 시커멓게 변하는 옛 기억에 그저 감탄사 연발입니다.
벼농사를 거의 짓지 못하는 제주도에서 우렁이를 넣고 벼농사를 체험하는 모습에 이곳 아이들은 정말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밭에도 가을이면 당근이 한창이겠지요? 평대리 사무소를 돌아가는 길에서 바라본 평대리의 모습입니다. 멀리보이는 바다와 마을이 어울러져 한폭의 그림입니다.
평대리 설촌의 유래를 읽으면서 마을이 그렇지 않아도 유서가 깊구나 하는 느낌이었는데 700년 역사와 평대리 이름이 평평하다는 "벵디"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가끔은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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