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2018년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여행기 종합편" 참조) 이후에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오랜 시간 준비했던 TMB 걷기(뚜르 드 몽블랑, Tour du Mont-Blanc)를 시작합니다. 어릴 적 그림물감 상표로 처음 이름을 접했던 몽블랑은 "하얀 봉우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TMB 걷기는 몽블랑 봉우리를 중심으로 봉우리 주위 170여 킬로미터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개국을 걸쳐 걷는 여행입니다. 많은 이들이 걷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트레킹 명소에 발을 담그러 길을 나선 것입니다. 다양한 변형 코스가 있기는 하지만 통상 열흘에 걸쳐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이 보통인데 저희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프랑스의 일부 구간은 TMB를 살짝 벗어난 등산로를 택..
드디어 TMB 걷기 마지막 날입니다. TMB 걷기 7일 차까지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6Km 내외의 거리를 걸어서 스위스와 프랑스의 경계인 발므 고개에 도달하면 그 이후는 몽록(Montroc)까지 5Km 내외의 내리막 길을 걷습니다. 출발지인 트리앙의 고도가 1,279m, 발므 고개가 2,191m, 몽록(Montroc)이 위치한 르 뚜흐(Le Tour)가 1,453m이니까 900미터 가량의 고도를 올렸다가 700미터 정도를 내려야 합니다. 저희의 공식적인 TMB 걷기를 몽록에서 끝내면 기차로 샤모니로 이동하여 르 브레방(Le Brévent) 케이블카를 타고 몽블랑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르 브레방(Le Brévent) 정상을 다녀옵니다. 샤모니의 ..
TMB 걷기도 내일이면 마지막입니다. 오늘은 버스로 이쎄르(Issert)까지 이동하여 걷기를 시작합니다. 셩벡쓰 호수(Chanpex-Lac)를 거치는 약 20.6Km에 이르는 거리입니다. 셩벡쓰 호수 이후에 아르페뜨 계곡(Val d'Arpette)을 따라 약 1,000미터의 오르막을 올라 아르페뜨 고개(Fenetre d'Arpette, 2,671m)를 지나고 다시 약 1,000미터의 내리막을 내려가는 코스가 있지만 아르페뜨 고개를 오르는데만 4시간 30분이 걸리고 바위길에 험한 코스여서 이번에는 조금은 안전한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앞서 4일 차에 로베르 블랑 산장(Refuge Robert Blanc, 2,750m)에서 세이뉴 고개(Col de la Seigne, 2520m) 가는 길에 험한 코스는 이미 ..
이제 한국을 떠난지도 일주일이 지나가는 시간입니다. 오늘 여정은 버스로 아르에르피 누바(Arp Nouvaz Cap)까지 이동한 다음 13Km에 이르는 거리를 걷습니다. 초반 4Km 내외의 오르막을 오르면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경계인 페레고개(Grand Col Ferret, 2,537m) 통과하는데 그 이후는 산허리를 감싸며 내리막길을 걸어 계곡에 위치한 라 파울리(La Fouly) 시내에 도착합니다. 쿠르메이유의 호텔 발리 블랑쉬에서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8시에 시작하는 조식을 여유 있게 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까르떼 베르디(Carte Verdi) 정류장에서 아르에르피 누바(Arp Nouvaz Cap)행 버스에 승차하여 종점에서 하차합니다. 버스는 30분이 소요되고 거리..
드디어 새로운 한주가 시작됩니다. 그렇지만 TMB 걷기 4일 차는 이번 TMB 걷기 중에 위험도 관점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을 걷습니다. 출렁다리 건너기, 체인 잡고 내려가기, 쇠줄 붙잡고 절벽 걷기 등 웬만한 클라이밍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의 코스를 통과해야 합니다. 조금은 염려가 되지만 미리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일단 4Km에 이르는 난코스를 통과하여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에 이르면 완만한 내리막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10Km 정도만 편안한 내리막을 걸으면 버스를 타고 쿠르메이유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3일 연속 산장에서 묵느라 샤워도 못했던 몸도 깔끔하게 씻고 제대로 휴식할 수 있는 숙소에 대한 기대로 고비를 넘겨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
해외에서 그것도 알프스 산맥의 한 자락에서 일요일의 아침을 맞이하는 뜻깊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본옴므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 2477m)에 이어서 오늘 저녁 잠자리도 2,750미터의 로베르 블랑 산장(Refuge Robert Blanc)이므로 이제는 2천 미터의 고도가 평상의 환경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9.7Km에 이르는 거리로 산 능선을 걸으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여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휴식 시간을 포함해서 7시간 내외를 예상합니다. 본옴므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 2477m)은 여러 갈래의 길이 연결되는 지점이므로 출발 지점을 잘 찾아 나서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레 샤피우(Les Chapieux)로 내려..
트휙 산장(Auberge du Truc)에서 오전 7시까지는 출발해야 무리 없이 다음 목적지인 본옴므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16.8Km 내외의 거리로 휴식 감안하여 9시간 내외를 예상합니다. 트휙 산장을 출발하면 레 꽁따민느(Les Contamines) 시내까지 내리막 길이 이어집니다. 레 꽁따민느(Les Contamines) 시내에 도착하면 우선 레 꽁따민느-몽주와 트리니티 성당(Eglise de la Sainte-Trinité)을 방문합니다. 1759년에 건축이 시작되어 1776년에 봉헌된 바로크 양식의 성당입니다. 성당을 방문한 다음에는 시내 슈퍼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합니다. 앞으로 이틀 연속 산장에서 묵어야 하므로 이를 감안해야 합니..
■ 시내버스로 레 우슈까지 이동 샤모니에서의 1박후에는 본격적인 TMB 산행에 나섭니다. 숙소에서 레 무슈 TER역 앞에 있는 "레 뻬끌레 무슈, Les Pècles Moussoux" 정류장에서 샤모니 버스에 승차합니다. 숙소에서 시내 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게스트 카드(카르트 도트, Carte d’Hôte)를 받았으면 그것을 사용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2유로로 "One way Ticket"을 기사분에게 구입해야 합니다. 10정거장을 지나서(16분) "벨르뷰 케이블카, Télécabine de Bellevue" 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위의 버스 시간표처럼 "레 뻬끌레 무슈, Les Pècles Moussoux" 정류장에서는 오전 6시 25분부터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습니다. 레 우슈 방면인지..
올 7월 TMB(뚜르 드 몽블랑)를 준비하면서 숙소, 교통 중 마지막 예약이 되겠습니다. 산행을 안전하게 끝내고 샤모니를 돌아와서 제네바로 돌아가는 교통편을 예약합니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이기 때문에 제네바 공항 근처에 있는 저렴한 호텔을 예약했고 저녁 버스로 제네바 공항으로 이동하고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여정입니다. 제네바에서 샤모니로 건너올 때는 제네바 시내 걷기 이후에 플릭스 버스(FlixBus)를 이용했지만 프랑스 샤모니에서 제네바 공항으로는 위버스(OUIBUS)로 직접 이동합니다. 예약 사이트는 아래를 링크를 이용하면 됩니다. https://booking.ouibus.com/ 사이트에 들어가면 언어를 영어로 변경하고 출발지를 "Chamonix Sud - Bus..
제네바에서 샤모니로 버스로 이동한 다음에는 숙소 체크인을 하고 짐을 숙소에 두고 샤모니 시내 걷기를 합니다. ■ 샤모니 도착과 숙소 체크인 제네바에서 14:40에 출발한 플릭스 버스(FLiXBUS)는 16:00에 샤모니 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샤모니에 도착하면 우선 숙소에 체크인하고 배낭을 숙소에 두고 가볍게 시내를 걸을 준비를 합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인 샤모니 롯지(Chamonix Lodge)까지는 1Km의 거리로 15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습니다. 샬레(chalet)라 부르는 산장 형태의 숙소로 저희는 2층 침대가 있는 저렴한 방을 예약했습니다.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사용해야 하지만 호스텔 형태로 부엌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무료 조식을 12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
목요일 새벽 2시 45에 아부다비(AUH)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6시간 45분간의 비행을 거쳐 제네바(GVA) 공항에는 7시 30분에 도착합니다.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 도착하면 입국 수속과 함께 짐을 먼저 찾습니다. 입국 수속은 9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돌아가는 항공편의 E-Ticket을 함께 제시하면 물어볼 일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짐을 찾은 다음에는 짐 찾는 구역에서 "Free Ticket"이라 적힌 무료 티켓 발급기에 가서 80분 동안 제네바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우니레소(Unireso) 티켓을 발급받습니다. 시내까지 무료로 공항 열차, 버스, 트램, 셔틀 보트(Mouette)를 사용할 수 있는 티켓입니다. 1인당 1개씩 티켓을 발급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그냥 티켓이 나..
프로그램 개발자 입장에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을 이야기하다 보면 마치 거대한 산을 앞에 두고 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가도 가도 나오지 않는 정상처럼, 저 깊숙한 계곡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거대한 산처럼 느껴집니다.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와 법규와 함께 다양한 기술이 녹아 있는 ERP/CRM 시스템을 산으로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많은 비용과 위험을 수반하는 ERP 도입을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수행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최근의 ERP 패키지들은 내부에 재무/회계, 생산, 인사, 물류,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CRM 기능을 통..
새벽 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 버스로 성삼재까지 이동한 이후 4시간여의 걷기를 하다 보니 네 가족 중에서 슬슬 체력의 한계를 호소하며 다리 근육을 매만지는 사람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앞선 두 사람과 뒤따라오는 두 사람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기다렸다 걷기를 반복하다 보니 점점 산행 시간은 늦어집니다. 이제는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어도 워낙 많이 걸어온 터라 낙오자가 없도록 달래기도 하고 채근하기도 하며 하산 이후 버스 시간에 맞추어 보려고 노력해 봅니다. 산행 코스는 대피소 예약을 못했기 때문에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서 의신마을 쪽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토끼봉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첫 지리산 산행의 추억이 어린 곳으로 눈이 가득히 쌓인 관목숲 사이로 이어진 등산로 풍경이 인상적이었던 장소입니다. ..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10대의 마지막은 한겨울 감행한 지리산 종주였습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산행이라 배낭도 선배에게 빌린 것을 메었고 동대문에서 구입한 새 등산화에 왁스를 넉넉히 바르고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며 걸었던 겨울 등반은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힘들었지만 수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 주었습니다. 화엄사, 노고단에서 시작하여 천왕봉과 법계사에 이르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은 그 이후로도 꾸준하게 지리산을 찾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리산 코스 곳곳을 누비고 이제는 둘레길도 걸으니 돌아보면 지리산은 사람을 키워내는 산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산을 오르다 몸의 한계가 올 무렵이면, "내가 미쳤지 지금 이곳에서 내가 무슨..
뚜르 드 몽블랑 걷기도 3개월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항공권과 숙소 예약은 끝냈지만 이제 매일의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 때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작년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처럼 아부다비를 경유해서 스위스 제네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환승지에서의 하루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꼼꼼하게 세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난번에는 아부다비 걷기와 두바이 걷기를 더위를 먹어 가며 조금은 무리하게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지난번 경험을 반추하며 욕심부리지 않고 여유 있는 일정 계획을 세울까 합니다. 지난번에는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모두 돌아다녔지만 이번에는 두바이만 지난번에 다니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부다비 공항과 두바이 중심지까지는 에티하드 항공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을 예약해 두었습니다("에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