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는 누구나 반할만한 휴양지입니다. 하긴 사람뿐만 아니라 유네스코(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도 인정한 곳이기는 하지요 생물권 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으로 인증 했으니 말입니다. 함덕 해수욕장도 아름답지만 김녕 성세기 해변도 이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해수욕장이었습니다. 김녕 성세기 해변을 목전에 두고 힘을 내봅니다.김녕 옛 등대는 "김녕리 도대불"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도대불은 고기잡이 배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혔던 장소입니다. 뱃길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는 등대나 도대불이나 매한..
필자의 경우에는 여름 휴가를 사람들이 북적대는 해수욕장이나 계곡에 가기보다는 종종 미술관이나 영화관을 찾습니다. 시원할 뿐만아니라 소란함 속의 고요라 할까요? 작품들에 더 몰입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희노애락의 다양한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초여름에 찾은 올레 20코스, 김녕리는 이러한 고요한 미술관과도 같습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미술관 삼은 수많은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속에 찌든 삶을 벗어나 진정 여행자, 예술인의 세계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금속 공예 벽화 마을 김녕리의 금속 공예 작품들이 설치된 길을 일명 "고장난 길"이라 부르는데 "고장난"의 의미는 망가진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 제주 방언으로 "꽃핀 길"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철구조물에 현무..
올레 20코스를 시작하기 위하여 숙소에서 버스로 "남흘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남흘동 정류장은 올레 19코스의 끝부분이 지나가는 장소로 그림에서 보듯이 버스 정류장에 올레 화살표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주변으로 이름 모를 해초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육지에서 가을 걷이가 끝나면 마을 길마다 벼를 널어 말리는 풍경처럼 검으스름한 색깔의 해초를 약간의 냄새를 풍기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도 아니고 톳이나 김, 파래등등 육지 촌놈이 알고 있는 온갖 이름을 떠올려도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줄기는 가늘고 언뜻 보면 머리카락 뭉텅이를 던져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먹는 음식을 저렇게 길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말려도 되는 건가?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한무..
흐린날에 동복리 숲길을 혼자 걷는 것은 정말 무서우리 만큼 고요함 그 자체 입니다. 그 길에 만난 "동복리 마을운동장"입니다. 보통 읍 단위 체육 대회를 해도 고등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해야하는데 마을 운동장이 이렇게 좋다니! 감탄을 연발하면서 길을 걷습니다. 관중석에 앉아 잠시 신발을 벗고 발을 쉬어도 좋습니다. 군 연병장에나 있을 법한 큰 스피커가 이채롭습니다. 운동장 끝 부분에는 정자가 있어서 올레꾼들의 쉼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때마침 마을 청년들이 모여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있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비상 식량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허기진 상태였는데 입에 고이는 침을 참으며 길을 재촉합니다. 북촌에서 김녕까지의 숲길에서는 상점이나 식당을 만날 수 없으므로 미리 식사를 넉넉히 하고 길을 나서던..
고요함 속에 동복리 올레길을 걷다보면 깊은 숲속에서 숲 향기와 약간은 어두운 숲의 조명에 잠길 수 밖에 없지만 가끔 만나는 공터는 숲길로 이어지는 올레길이 지루하지 않게 해 줍니다.수백년 물과 바람에 풍화 되어 토양화된 현무암도 많겠지만 위의 그림처럼 커다란 암석이 지표에 드러난 채로 그 존재를 뽐내는 곳도 있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곳곳에 작은 웅덩이들이 있어 이곳이 마친 습지대가 아닌가 싶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군데군데 바위 사이로 하얀 꽃들이 보입니다.햐얀 꽃잎이 5장에 노란 꽃술을 가지고 있는 나무로 가지에는 가시가 선명합니다. 잎에 톱니가 있는 것도 특성입니다.이런 꽃을 피우는 것으로 찔레나무가 있는데 찔레나무의 종류 중에 털찔레, 좀찔레등과 함께 "제주 찔레"라는 품종도 있다고..
너븐숭이 4.3 기념관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던 올레꾼을 반겨주는 것은 북촌리의 바다와 해녀상이었습니다.이 땅의 온갖의 어려움을 온 몸으로 견디어 왔을 할머니,어머니들...... 해녀상 앞에서 숙연해 지는 것은 4.3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 않은 까닭일까요?북촌 포구 한쪽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서 길을 재촉합니다.빨래터로 사용했음직한 용천수입니다. 올레길에서 자주 만나는 광경이지만 상하수도가 깔리기 이전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겠지요? 북촌을 빠져 나온 올레길은 해변을 벗어나 원시림과 같은 숲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북촌동 교차로부터 난시빌레까지 큰 차도를 따라 걷지만 별도의 보행로가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난시빌레의 난시는 "냉이"라는 의미로 난시빌레는 "냉이밭" 정도로..
서우봉에서 북촌 포구까지 가는 올레길은 북촌리의 마을 길을 조심스럽게 따라갑니다. 토박이로 여러 세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온 집도 있고, 이주해 와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신 분들도 있겠지요? 가끔은 골목길에서 마음씨 좋은 주인장이 가꾸고 있을 법한 꽃길을 만나곤 합니다.언뜻 봐서는 로즈마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지만 제세히 보니 자주 만나지 못했던 꽃입니다. 잎이 소나무를 연상시키지만 두툼한 다육 식물입니다. 다육식물은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하여 잎, 줄기등에 수분을 가지고 있는 선인장, 알로에, 돌나물과 같은 식물을 이릅니다. 카메라를 가까이 해서 살펴보니 잎이 더욱 도톰하게 보입니다. 이 꽃의 이름은 바로 송엽국이라 합니다. "소나무 잎을 닮은 국화"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탤런트 이름과 비..
서우봉을 내려온 올레길은 북촌 초입에서 해변을 벗어나 잠시 내륙 쪽으로 길을 바꿉니다. 북촌의 초입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작은 포구가 있는 이곳의 길 이름은 "북촌 1길" 입니다. 마을 골목을 거쳐 내륙으로 잠시 들어온 이유는 바로 "너븐숭이 4.3 기념관" 때문입니다. 올레 19코스를 걷는 분들은 꼭 방문하시길을 강추합니다. 입장료도 없습니다. 올레 19길은 아름다운 경치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너븐숭이는 "넓은 쉼터"라는 의미로 우리 역사의 비극의 현장입니다. 무덥고 흐린 날씨에 단 두명이 입장했음에도 안내하시는 분께서 불을 끄고 다큐멘터리를 틀어 주셨습니다. 이틀만에 삼백명 이상이 죽은 북촌 학살을 비롯하여 너무도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에..
저가 항공사들이 취항한 지역이 국내를 넘어서서 편도 4시간에서 5시간 내외에 이르는 거리의 해외를 다니는 현실에서 여행 문화도 이전과 다르게 많이 달라진것 같습니다. 해외 여행이라해서 거액을 쓸 필요도 없고 여행 계획에 따라 실속있고 즐거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이런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지 공중파에서 방영하고 있는 "배틀트립"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비용 절약을 위해서 저가항공을 이용하더군요.항공 티켓을 값싸게 구하기 위해서는 항공사들의 "항공 스케쥴"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은 국제 항공 운송 협회(IATA,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의 기준에 따라 하계 시즌과 동계 시즌으로 나누어 항공 스케쥴을 정하는데 시즌의 기..
해외 여행을 준비하다보면 많은 경우 블로거들의 경험기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블로거가 안내한 정보일지라도 현지 웹사이트의 정보만큼 정확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용케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현지 사이트를 찾더라도 현지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것입니다. 위의 페이지는 오사카와 돗토리 지역을 오가는 고속버스의 시간표인데 무슨말을 하는지 저는 도통 알수가 없습니다. 이럴때 사용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가 있습니다. 바로 구글의 번역 서비스입니다. 자동 번역의 기술과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 번역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는데, 그중에서도 일본어-한국어 간에는 어순이라던가 하는 언어적 배경 때문에 그런지 번역 품질이 꽤 높은 편입니다.위의 그림과 같이 https://tr..
초여름의 서우봉 올레길에서 자주 목격되는 꽃이 하나 있었습니다. 파꽃이나 달래 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덩치가 있으니 아니고, 당근 꽃일까 싶기도 했지만 형태가 조금 다른것 같고 올레길에서 자주 발견되는 식물이니 만큼 호기심을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키가 커서 왠만한 어른키에 이르고 줄기는 굵고 적갈색입니다. 잎은 타원형에 톱니가 있습니다. 톱니 모양이지만 쑥처럼 많이 갈라지지 않은 것도 구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일것 같습니다. 꽃은 흰색으로 마치 파꽃이 꽃대에 여러개 달려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미나리나 파꽃 처럼 꽃대에서 방사형으로 여러 가지가 나와서 꽃이 피는 것을 산형화서라 하는데 꽃 한무더기만 보면 진짜 파꽃이나 달래꽃처럼 보입니다. 위의 그림과 같은 꽃차례는 복산형화서라 합니다.검색끝에 찾은 후보는..
올레길을 걷다보면 제주는 밭과 밭사이에도 돌로 담이 쌓여져 있고, 집 울타리도 현무암으로 쌓여진 것을 보면 대체 어디서 이 많은 돌이 왔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올레길 19코스에서 서우봉을 내려와 아름다운 해변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우연히 만난 공사 현장에서 제주도의 속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주에는 왜 이렇게 돌이 많을까? 하는 의문도 조금 풀렸구요. 돌이 많은 이유는 단순하게 위의 사진처럼 땅을 파면 돌이 나오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런 땅을 일구면서 살아온 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토양은 화산재등이 쌓여서 생긴 토양인 화산회토(火山灰土)와 현무암이 깎여서 생긴 현무암 풍화토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검은 색의 흙입니다. ..
친구 가족이 함덕에 다녀왔는데 "너무 좋더라"라는 이야기부터, 여행 프로그램의 함덕 소개까지 전해들은 이야기와 TV를 통해서만으로 접하며 기대에 설레었던 함덕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올레 19코스를 걸으면서 과연 "내가 기대했던 그런 해변일까?"하는 기대가 몸을 이끌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드디어 눈에 들어온 함덕 해변과 그 뒤로 보이는 서우봉입니다. 야자수와 햐얀 모레, 바다 물빛이 어울려서 보는것 만으로도 그림입니다. 여름 휴가철에는 사람들로 더욱 더 북적이겠지만 그나마 6월의 여유가 아름다운 함덕의 모습을 눈에 담고 갈 수 있게 한 행운인것 같습니다. 크기로는 해운대 백사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 않지만 서우봉을 배경으로 현무암 바위, 에머랄드빛 바다색, 깨끗한 바다와 모레는 정말 일품입니다...
조천 만세동산과 제주 항일 기념관을 향해 잠시 내륙으로 들어왔던 올레길은 다시 해안을 향해 나가는데 올레 19코스의 등줄기 역할을 하는 길이 바로 "조함해안로"입니다. 조천우체국에서 시작하여 함덕 해변을 망라하는 아름다운 길입니다.잘 닦여진 농로를 따라 걷다보면 흐린 초여름 날씨와 방치된 듯한 나무들이 이곳이 마치 열대우림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합니다.지난번 올레길 걷기는 리본과 표지판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표식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길을 헤매었는데 올레길도 두번째라고 이제는 표식이 길동무가 됩니다. 청색 표식은 순방향이고 주황색은 역방향인지도 이번 여행에서야 비로소 "아하!" 했으니 지난 여행은 참 무식한 여행이었구나 싶습니다. 무식하니 용감해서 아무 길로나 걸었던 게지요. 주요 해수욕..
푹푹찌는 찜통더위와 폭염, 진득한 비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여름입니다. 코를 간질이며 눈을 즐겁게 하던 봄꽃들도 모두 지나간 자리에 그 누구도 심지 않은 것 같은 길가에서 눈길을 휘어잡는 나무가 있습니다. 부채 둘레에 분홍색 깃털을 장식한 부채를 들고 부채춤을 추는 듯 화려한 꽃을 피운 나무입니다. 암컷의 선택을 받기위해 화려한 깃털을 꾸미는 새처럼 온 나무를 장식한 꽃은 정말로 독특합니다. 잎을 보면 아카시의 축소판처럼 보이는데 아카시나 회화나무처럼 콩과 식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름은 자귀나무인데 아카시나 회화나무의 경우에는 잎이 마주나다가 맨끝에는 잎이 하나만 있는 것에 반해 자귀나무는 맨끝까지 짝을 이룹니다. 이 잎들이 낮에는 햇빛을 잘 받기 위해 펴있지만 밤에는 접히기 때문에 "합환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