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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에서 만나는 것들은 쪽빛 바다, 푸른 하늘, 강한 바람, 검은 현무암, 탄탄한 지붕을 얹은 집들, 다양한 나무와 숲, 오름들 그리고 올레 표식. 이들과 함께 자주 접하는 것이 바로 농부들의 수고와 땀의 결정체인 농작물입니다. 주위의 바람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쌓아 올린 돌담을 경계로 한 제주의 밭은 동네별로 자갈이 섞인 검은 흙도 있고 모래가 많은 곳도 있지만 특이한 점은 지역별로 중점 제배하는 작물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조천, 김녕 지역 올레길에서 자주 만난 것은 양파, 감자, 당근과 같은 작물이었다면 올레 15, 16코스가 지나는 애월은 약간은 평범하지 않은 작물을 2모작 하고 있었습니다. 애월의 2모작 작물은 농가에 따라서 수박과 양배추를 돌려짓기 하거나 단호박과 브로컬리를 돌려짓기하는데 이번길에는 의외의 작물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주는 사람에게도 좋고 식물에게도 좋은 섬인 모양입니다.
육지에서 키우면 워낙 달고 맛있어 벌레가 꼬이기 마련인 양배추입니다. 이렇게 서늘한 날씨에 바다 바람을 맞으며 컷으니 얼마나 좋을 까요? 제주산 겨울 양배추는 믿고 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주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양배추는 제주의 90%가 넘는다고 하네요.
다음 주인공은 브로콜리입니다. 식탁에서는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으로 익숙해져 있지만 개인적으로 브로콜리가 자라는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잎은 마치 양배추 잎 같기도하고 케일 같기도 합니다.
제주의 밭은 군데 군데 자갈이 천지입니다. 트랙터가 없다면 농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땅에 작물들이 저렇게 잘 자라고 있으니 참으로 놀라운 광경입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요. 브로콜리 수확 장면을 보면 마치 배추 수확하는 모습과 유사합니다. 식칼을 한자루씩 들고 잘 큰 브로콜리를 골라서 자른 다음 붙어있는 줄기를 뜯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수확한 브로콜리는 위의 그림처럼 자루에 담아 출하하게 되는데 마트에 많은 브로콜리가 풀리는것이 지금이 한창 제주의 브로콜리 수확철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1월은 브로콜리가 제철입니다.
이건......도통 정체를 찾지 못한 작물입니다. 어찌 보면 소인국의 야자나무 숲같기도 합니다.
자세히 보면 청겨자 잎 같기도하고 잎이 따여진 줄기를 보면 고추냉이(아사비) 같기도 하지만 두가지 모두 아닌것 같습니다. 가장 정확한 것은 농부에게 물어보면 딱인데 이때는 계시질 않았습니다.
다음은 앙증맞고 저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콜라비입니다.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해서 만든 신품종 채소라 합니다. 위의 그림처럼 보라색도 있고 흰색 콜라비도 있습니다.
제주 다녀온후에 구입해서 먹어보니 달짝찌근한 무 맛이었습니다. 순무를 교배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에 좋은 성분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4계절 나오는 채소라 하니 자주 먹어야 하겠습니다.
이건 거의 기적 아닐까요? 순 현무암 자갈밭에 덩그라니 자라는 콜라비. 자갈이 많기는 하지만 작물이 자라기에 좋은 땅인것은 분명합니다.
알로에 아보레센스의 수확 장면입니다. 바닥에는 눈에 익숙한 예초기 종류가 있네요. 비닐하우스 꽉 채워서 성장하던 것들일텐데 이렇게 수확하는 군요. 다른 곳에는 알로에 베라도 베어서 누여 놓았더군요. 알로에는 수확하면 일단 누여서 재우는 모양입니다.
이 작물도 저에게는 생소한 작물로 한참을 뒤져 보았는데 비트 비슷하긴 한데 정확한 이름은 결국 알 수 없었습니다.
줄기는 비트와 비슷했지만 무우 부분이 비트와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이곳을 지나올 때는 귤밭도 있기는 했는데 제주의 1월은 온통 수확하느라 바쁜 시기인듯 합니다. 제주의 농부들은 언제 쉬는지......
봄동인지 봄배추인지 파릇 파릇하니 지금이 겨울인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작년 이맘때 쯤에는 제주도 폭설로 몇일간 공항이 마비가 되기도 했는데 한겨울에도 파릇파릇 자라는 배추와 수많은 종류의 작물들이 비닐하우스도 아니고 노지에 있다니 이곳은 정말 별천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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