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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식상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제주를 삼다도라 부르는 이유는 여자, 바람, 돌이 많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이주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여자'가 많은 것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남성과 여성의 인구 비율이 1.01대 1로 오히려 남성 인구가 많은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바람과 돌은 여전합니다. 올레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밭들은 검은 현무암으로 담을 쌓아 조금이나마 바람을 막아주고 있고 땅을 조금만 파고 들어갈라 치면 어김없이 만나는 커다란 바위들은 이곳 제주가 화산섬임을 여실히 증명해 줍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람"입니다. 제주 동북 쪽은 제주에서도 바람이 가장 좋은 목이라 올레길 곳곳에서 풍력 발전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북쪽에서는 동북쪽 만큼 바람이 세지 않아서 그런지 풍력 발전기는 없었지만 이 곳 역시 바람이 세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그림은 올레길에서 만난 바람의 횡포입니다. 이 비닐하우스의 주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엄청난 자연의 위력 앞에 가만히 엎드릴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하는 장면입니다.
2016년은 제주의 비닐하우스 농민들에게는 너무도 힘들고 조마조마한 한 해 였을 것 같습니다. 년초에는 몇일간 공항이 마비될 정도로 폭설이 내리고 가을에는 태풍 '차바'로 당하고......
육지의 비닐하우스는 땅 깊이 파이프를 박지만 온통 자갈밭인 제주도에서는 파이프 끝에 무거운 시멘트를 달아 놓은 모양인데 그것조차 하늘로 올라갈 정도였으니 비닐하우스에 닥친 바람 또는 폭설의 강도가 어느 정도 인지 짐작조차 어려울 지경입니다.
이 장면이 어떤 미술관의 예술 작품이라면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 보겠지만, 부서진 비닐하우스 옆의 오래된 트랙터가 마치 농부가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는것 같아 더 지켜보는것 조차 미안하네요. 자연 앞에 겸손한 삶이 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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